물론 등록금은 저도 미쳤다고 생각해요.
당국에서 전혀 규제를 못하는건지 아님 비리/유착으로 인해 안하는건지..
대학들이 맘대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다는게 말이 되나요?
그런데 방값이랑 생활비/핸드폰비가 비싸다는 피켓 들고 서있는 사진 보고 문득 기억이 났어요.
저 대학 다닐때 - 지금으로 부터 약 십수년전,
다른 지방에서 온 사람들은 당연히 학교 근처에 방을 얻어 자취를 했지요.
형편이 그리 나쁘지 않은 친구들도 원룸 하나를 빌려 친구들 둘/셋이서 같이 쓰는 경우 아주 많았어요.
예를 들어 지금의 학교 근처 방값이 한달에 50만원이라도 셋이 나누면 17만원 정도로 살 수 있잖아요.
말 그대로 방에선 씻고 잠자고 - 별로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어요.
공부는 당연히 학교 도서관에서 하니까 별로 부대끼는거 없고...
한달에 한번정도 집에 갔다 올 때 밑반찬 가져와서
아침 저녁으론 밥이랑 간단한 국만 해서 방짝들과 같이 먹고 학교 갔거든요. (자주 놀러가서 알아요)
그래도 별로 어려운줄/서러운줄 모르고 낭만적으로 대학생활 잘 했어요.
참, 그렇게 작은 방인데도 친구들 많이 데려와서 오골오골 술도 마시고 계란탕 같은것 만들어서 안주도 먹고... 재밌었네요.
학생이니까 당연히 그렇게 좀 어렵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직 돈도 못벌고 무엇보다 그냥 학생이었으니까요.
지금과 비교하면 말도 안 되게 적은 학비었지만 그때 당시로서는 아무래도 부모님께 부담이었으니까 죄송해서요.
물론 그때도 집이 잘 사는 친구들은 있었어요.
외제차 까지는 아니더라도 빨간 투스카니 몰고 오는 친구도 있었고
대학 들어오자 마자 학교 앞에 부모님이 아예 아파트를 사준 친구도 있었고
학교 잘 안 나오고 매일 돈쓰며 놀러다니는 친구는 있었는데
그건 그냥 딴세상 이야기라고 생각했었죠.
제 생각에 지금 사람들의 마음이 가난한건 상대적 박탈감 때문인 것 같아요.
그냥 내 형편에 맞는게 이런 안빈낙도 생활이라고 검소하게 살면 그리 불행할 일도 없을텐데
예전과는 다르게 남들이 얼마나 잘 사는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여실히 보이니까
상대적으로 내 삶이 갑갑하고 불쌍하게 생각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