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손혜원 의원 목포 구도심 입도선매 사건에 대한 이데일리 문화관련 기자의 의견(펌)

..... 조회수 : 1,353
작성일 : 2019-01-23 10:53:28
김용운
1월 19일 오후 4:09

이 글은 전체공개 글입니다. 
공유해 가셔도 괜찮습니다.
근데 좀 깁니다.ㅋ 
----------------------------------
손혜원 더민당 의원의 이른바 ‘목포 구도심 입도선매’ 사건이 이렇게 까지 관심이 큰 이유는 본질적으로 ‘나도 싼 가격에 부동산 사서 시세차익 누리고 싶다’는 자산증식 욕망을 공공연하게나 혹은 내심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 한국사회의 특성에 여당 국회의원이 자신의 특권을 이용해 이를 ‘자행한거 아니야’ 하는 의심과 의혹과 시기와 질시와 ‘그게 그렇게 바라볼 사안만이 아니다’는 의견들이 혼합된 상황에서 언론의 부실한 취재 그리고 손 의원 자체의 캐릭터가 화학반응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도심재개발 하면 으레 따라오는 문제들도 얽혀버렸지요. 또 하나가 있다면 목포라는 상징적인 도시의 힘도 큽니다. 목포는 불과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에서 매우 중요한 항구였고 그만큼 흥했던 동네입니다. 수탈의 현장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당대에 앞서갔던 도시입니다. 해방이후 사회적 변화와 국가 정책에 따라 도시 전체가 쇠락했지요. 지역감정이라는 측면에서도 상징적인 동네입니다. 지역 구도를 토대로 한 한국의 정치구도에서 목포는 광주와 함께 호남의 패권을 잡는 중요한 지역이니까요.

제가 제 페북에 지인들 보라고 소위 ‘뇌피셜’에 근거해 비공개로 올렸던 글이 제 페친들 사이에서 이렇게 화제가 된 적이 드물어 좀 당황하고 있습니다. 자고나서 보니 뭔가 잘못 건들었나 싶기도 했는데요. 이왕 이렇게 된 상황에서 좀 더 다듬어 ‘손혜원 의원 목포 구도심 입도선매’ 사건에 대해 나름의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우선 저는 기자 경력 중 4분의3을 문화 관련 취재를 했습니다. 문체부와 문화재청, 공예, 미술, 전시, 출판, 문학, 공연 등등 딱히 전문성은 없지만 다양하게 취재를 했습니다. 또 세월호 사건 당시 목포에 내려가 약 열흘간 남악신도시와 구도심을 오가며 취재를 하기도 했구요. 또 손 의원이 남산의 나전칠기박물관 개관했을 때 가서 3시간 남짓 취재라기 보다 거의 일방적인 강의(?)를 듣고 온 적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국회의원이 아니었던 손 의원은 나전칠기 뿐만 아니라 소반 같은 공예품에 깊은 관심과 안목을 보여주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손 의원이 그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통영의 나전칠기 문화 보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좌절했던 과정을 지켜봤고 목포만세 하면서 주변에 추천하던 모습을 계속 보아왔습니다. 또 이번 일이 벌어지면서 이전 손 의원 인터뷰도 더 찾아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옛것에 대한 향수가 많은 편이라 서울시 출입할 때 시출입 기자들은 별로 관심 같지 않는 서울시내 근대문화유산과 재개발이 상충하는 지점에 대해서도 찾아본 편입니다. 한양도성 복원이라던가 황학동 시장 보전, 이런 거에 관심 많고 삼청동 뜨기 전 삼청동수제비 3000~4000원 하던 때 가서 감자전에 막걸리 먹으며 놀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물론 종로 피맛골 고갈비집 같은데서 막걸리 마셨고 인사동에 스벅 들어오는 거 보고 좌절했고. 혜화동에서 종로까지 걸어 다니면서 익선동과 운현궁 뒤 종로3가 동네서 싼 밥집 찾아다니는게 취미였던 사람이며 뉴타운으로 인해 제가 유년시절 뛰어놀던 북아현동 달동네가 아파트 숲이 되어 버린 걸 안타깝게 지켜본 사람입니다.

언론사에서 노조위원장 하다 보니 타사 보도나 동향 같은 거에도 관심을 거둘 수 없는 상황이고 또 메이저 일간지는 안 챙겨봐도 기자협회보나 미디어오늘 같은 언론내부 다루는 매체 애독자이기도 합니다. 또 친한 지인들이 대부분 언론계에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구요. 그래서 SBS 보도본부가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성과를 내는지 그 흐름 정도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주변의 부동산 투기인지 투자인지 모를 성공담 혹은 소문들을 주구장창 들으며 나는 떳떳하게 살아야지 하면서도 내심 부럽기도 하고 또 울 집안도 결국 아파트 시세차익으로 경제적인 여유를 누렸던 집이란 것에 양가감정을 느끼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개인적 신상에 대하 쓰는 이유가 ‘손 의원 목포 구도심 입도선매’사건을 이해하는 데 다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또 무엇보다 글을 쓰는 사람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고 평소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게 ‘텍스트’나 ‘언론보도’를 읽고 해석하는데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제가 쓰는 글은 예상하셨겠지만 다분히 손 의원을 긍정하는 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여당 지지자 분들에게 더 소구력이 높을 수도 있습니다만.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지점이 아니라는 것을 글 끝날 무렵이면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손혜원 의원에 대해 평소 정치적으로 별로 지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인이라면 응당 말이 무거워야 하고 자신의 말이 어떤 파급력을 가져올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입장이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손 의원은 제 기준에서는 피하고 싶은 정치인입니다. 그런데 또 손 의원이 왜 정치판에 끌려나왔는지 그 저간의 사정과 과정은 지켜봤던 사람으로서 대놓고 지지하기도 대놓고 반대하기도 애매한 지점의 정치인 이십니다. 그러나 문화재 애호가 관점에서는 손 의원의 언행을 지지하는 편입니다. 이 지점에서 손 의원에 대한 나름의 공감대가 있었기에 글을 쓰는 것이기도 하구요.

글이 제법 깁니다. 그러니 약간은 각오(?)하시고 스크롤을 내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기까지가 벌써 원고지 15매가 넘어갑니다. 무엇보다 제 글은 오직 저의 ‘뇌피셜’입니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이 사건을 바라볼 수 있구나 정도로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뭐 그런데 ‘글’ 이란게 손을 떠나면 제 의도와는 무관하게 읽혀지겠지요. 해서 원글(?)은 친구 공개로만 썼던 이유입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이미 어떤 분께서 친절(?)하게도 텍스트를 복사해 ‘손혜원에 대한 한 진실’이란 타이틀로 페북에 올려버리셔서. 이 글은 ‘손혜원에 대한 한 진실의 후속편’ 정도로 돌아다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1. 에스비에스 '끝까지 판다' 팀의 상황.

SBS의 ‘끝까지 판다는 한국 언론이 늘 까고 싶지만 까기 어려워하는 삼성 그룹을 정면으로 조진 보도로 언론계에서 나름 주목을 받았습니다. SBS는 민영방송이긴 하지만 그래서 더 보도에 있어 자유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내부의 자부심도 높은 편입니다. 아마도 ’끝까지 판다‘ 팀은 지난번 삼성 보도 이후 매우 고무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들은 기본적으로 센놈이랑 붙고 싶어하는 기질이 있습니다..(라고 쓰지만 뭐 자신은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래야 자기도 보람이 있고 쾌감(?)이 있고 자뻑이 있을테니까요. 특히 삼성은 언론계에서 딜레마죠. 막강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관리의 삼성‘이란 말마 따라 촘촘하게 압박해 오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또 들여다보면 삼성이 무슨 악의 화신은 아닙니다. 이는 한국의 기업 전체가 그럴 겁니다. 선한 기업도 악한 기업도 없습니다. 이익을 얻는 과정에 대해 좀 고민하는 기업과 그다지 고민하지 않는 기업이 있을 정도라고 봅니다. 여튼 삼성은 글로벌 기업이고 한국의 간판기업이며 사실상 한국 언론을 좌우할 수 있는 광고비 집행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삼성을 메인뉴스에서 조진다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삼성의 차명 부동산 의혹을 지난해 가을 ’끝까지 판다‘ 팀이 세게 조졌습니다. 조중동도 못(?)하는 일을 하신거죠. 기자로서 완전 뿌듯한 일입니다. 사기 충전했을 거라 봅니다. 특히 제이티비시와 티비조선이 나름 특종 터트리며 방송사 메인뉴스 스트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에스본부는 ’끝까지 판다‘의 보도로 ’우리 죽지 않았다‘하며 으쓱했을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아직 우린 배고프다‘며 또 아이템 찾기에 나섰겠지요.

여기서 부동산 투기/부동산 차명계약 등이 가진 한국 사회 뉴스 소구력의 유혹이 도졌을 거라고 봅니다. 큰 비리와 이권은 결국 부동산과 연계되어 있으니까요. 한보 수서비리, 엠비님 도곡동 땅비리 등등 부동산 비리는 기자들이 가장 혹하는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대중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또 기자들도 뭔가 사명감에 (기자들은 땅 살 돈이 없거든요) 불타오를 수 있는 아이템이죠. 이 때 걸려든 게 바로 손 의원 목포 부동산 매입이었을 것입니다. 이게 제보를 받은 건지 혹은 손 의원 떠드는 거 보고 아 저거 좀 이상하네 하고 촉이 닿아서 취재를 시작한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조금 알아보니 손 의원이 마치 복부인인양 목포 구도심에 땅사고 있다는 제보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 손혜원이라니. 기자들 입장에서는 솔깃할 수 밖에 없습니다. 손 의원은 상당히 특이한 캐릭터이고 상당히 특이한 경우의 정치인입니다. 덕분에 초선임에도 네임밸류는 웬만한 여당 중진보다 앞서시는 이른바 전국구 구설수 정치인 중에 한 분이시지요. 손 의원이 정치인 치고는 공치사를 한다던가 아니면 정치인 특유의 일단 지고 보는 듯한 겸양의 언행이 드문 분이십니다. 이런 분들의 특징 중 하나는 언론과의 관계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여의도 국회 정치문법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소통시스템을 만드신 분인데 이 지점이 이번 사건이 폭발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손 의원은 홍보와 씨아이 전문가입니다. 특히 씨아이는 이게 단순히 브랜드 론칭이 아니라 브랜드 전체의 속성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기에 꽤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손 의원은 상업광고 영역에서 소비재를 주로 했습니다. B2C를 고민했던 양반이지요. 여러 인터뷰에서 손 의원이 밝힌 철학은 광고도 결국 진심은 통하더라. 이런 겁니다. 굳이 언론 통해서 내 의견 퍼트리지 말고 다이렉트로 유권자들과 대화하겠다. 이게 55년생인 손 의원 세대에서 쉬운 게 아니죠.

여튼 이런 이유로 손 의원은 선수와 무관, 정치적 업적(?)도 무관하게 여의도의 셀럽이 되십니다. 에스본부에서는 ‘손 의원 목포 구도심 잔뜩 건물 구매’ 이건 투기로 연결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게다가 목포 구도심 일대가 근대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면서 호가도 올랐다는 말들을 입수합니다. 사건이나 정치부 기자로서는 당연히 이건 투기다라고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손 의원은 교문위 여당 간사. 이거 저거 확인해보니 의원 특권 가지고 사전에 정보 빼내서 알박기 했구나. 오케. 가자하고 내부에서 취재를 막 했겠지요. 그림도 되고 보도에 유리한 멘트도 막 나옵니다. 그런데 막상 지르려고 보니까 투기라고 하기가 애매한 지점이 생깁니다. 전형적인 투기방법과는 다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 동네가 대규모 택지개발이 되는 것도 아니고 목포 인구가 세종처럼 늘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젊은 사람들이 바글 거리지도 않고 오히려 목포의 구도심은 썰렁해지고 공동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손 의원이 거기 사라고 떠들고 다녔던 정황이 드러납니다.

투기는 남몰래 하는 거고 확실한 시세차익을 담보하고 들어가는 건데 목포 구도심은 아예 거래도 없던 동네고 목포에서도 고개를 젓던 동네임은 부정할 수 업는 팩트였지요. 해서 손 의원이 해명 들어보면 보도의 기조가 흔들릴 거 같은 불안감 엄습하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어쨌든 '투기'의 그림은 나오니 지르고 보자. 여당 초선 실세 교문위 간사 의원 문화재청 정보를 빼냈거나 청탁을 했거나 압박을 넣었거나 해서 사전에 정보 알아내 막막 땅이랑 집이랑 샀다. 그런데 에스본부도 끝끝내 투기라고 정의하진 않습니다. 뭔가 만에 하나 불리할 때 빠져나갈 퇴로를 만들어 놓은 것이지요. 하지만 정말 법률적으로 투기라고 나올 사안이라 생각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에스본부의 딜레마와 균열과 과잉보도가 보였습니다.

여튼 에스본부는 질러버렸습니다. 메인뉴스에서 10여분 내내. 바로 반응이 왔습니다. 손 의원 이거 투기꾼이네. 에스본부 큰거 잡았구나. 우와! 기자정신 살아있네. 이런 반응이 초반에 나왔습니다. 어쨌든 정신승리 만끽하고 손 의원의 반응을 기다렸을 것입니다. 통상 방송3사에서 메인뉴스로 세게 조지면 대개의 정치인들은 우선 물밑 타협을 시도합니다. 실은 이런 저런 사정이 있었고 투기로 보기도 어렵다. 어쨌든 물의를 일으킨거 같다. 라고 손 의원 측에서 들어오겠지 내심 기대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뒷이야기들이 언론계에 퍼지면 자연스럽게 에스본부 제티비시에 밀리더니 이제 살아나는구나 하는 평가들도 따라오겠지 라구요. 여기서 손 의원의 캐릭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에스본부가 근대유산문하재와 지방의 도심 공동화. 그 안에서 어떤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그게 어떻게 극복하려고 하고 좌절되고 개발업자와 문화재보존론자들 간에 갈등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깊게 생각하지 않은 채 보도를 했습니다.

일단 문제가 되었던 적산가옥만 해도 서울 용산구 일대 재개발할 때 꽤 문화재 관계자들 사이에서 꽤 논의가 되었던 사안입니다. 옛날집 뭉개서 새집 짓는데 무슨 문제냐. 아니다 저거 놔두면 나중에 문화재로서 가치 있고 또 관광수요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게 제 기억으론 2000년대 초중반 꽤 나왔지요. 서울시 출입하면서도 이런 문제가 종종 불거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서울 삼청동 익선동 경리단길 가로수길 등등에서 나오는 젠트리피케이션과도 연동이 되지요. 그 동네의 핵심 경쟁력은 ‘과거의 향수’가 남아있다는 것이거든요. 즉 미학적이고 고졸한 아취가 남아있는 동네 자체를 예전과 다르게 보는 시각들이 생긴 것입니다.

방송 이후 손 의원은 에스본부의 예상과 다르게 나오기 시작합니다. 우선 투기가 아니라고 세게 나옵니다. 결정적인 게 ‘투기가 떠들고 다니면서 하냐’ 손 의원의 일성입니다. 투기와 투자의 경계가 모호하긴 한데. 일반인들은 투기는 남모르게 하는 거라는 데 동의합니다. 그런데 손 의원은 이미 주구장창 목포 타령 했었죠. 그 지점에서 일단 더민당 지지자분들 안심합니다. 그래 이게 무슨 투기냐. 게다가 손 의원은 통상적으로 알고 있는 투기꾼들의 투기 프로세스를 따르지(?)않았습니다. 그 알리바이는 페북과 인터뷰 등에 고스란히 남아 있죠. 손 의원이 투기 프레임에 맞서 떳떳하게 나가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손 의원이 열 받은 건 자신을 자기가 그렇게 ‘차별화’하려는 강남 복부인 아줌마 프레임으로 덧씌우려 했다는 것이죠. 손 의원이 보도 이후 타워 팰리스도 안 산 사람이다. 라는 일성이 그런 손 의원의 사고 체계를 보여주는 말이었습니다. 이게 또 흥미로운 지점인데 손 의원은 나는 문화예술 안목이 높은 교양있는 부르조아지 결코 졸부가 아니다. 이에 대한 자긍심이 큰 사람입니다. 에잇 천박한 것들. 하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에스본부는 이제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손 의원의 반박이나 해명이 타당한 지점이 많거든요. 게다가 네 배나 올랐다는 에스본부의 보도를 자세히 보면 영수증이나 거래증명할 게 없습니다. 그랬다더라는 풍문을 옮긴 것입니다. 이 지점이 또 저널이 그냥 페북커 혹은 블로거랑 달라야 하는 지점이죠. 저널은 팩트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팩트란 그랬다더라 가 아니라 서류나 당사자간의 일치된 증언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에스본부 보도는 이게 빠졌습니다. 그래서 좀 자신 없어서 투기는 아니다 라고 발을 빼긴 했는데 손 의원이 너 투기라고 했잖아 나 투기 아이야. 라고 하면서 공세적으로 나옵니다. 사고팔아서 시세차익이 통장에 들어온 게 아닌 상황이니 투기라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죠. 게다가 목포 구도심 그 지역이 그야말로 핫플레이스인 것도 아니구요. 여기서부터 에스본부는 스탭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손 의원은 여의도 정치인들과 다른 화법과 전방위적 인터뷰로 에스본부를 압박합니다. 보통은 물밑 협상 시도하면서 지고 들어오는 그림이 만들어지는데 손 의원은 무슨 타짜의 아귀처럼 ‘쫄리면 뒈지자’는 프레임으로 치고 들어옵니다.

에스본부가 수세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또 실책을 보여줍니다. 3일 되던 날 보도에서 손 의원 관계자가 산 건물이 5.18 유공자 집이었다는데 그 집에 대한 쓸데없는 서사를 잔뜩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집을 식당으로 활용할 거라면서 메뉴가 바뀌었다고 뭐라고 합니다. 언론계 선수들 입장에서 볼 때 팩트가 약하니 화면으로 메우겠다는 꼼수가 보였던 보도였습니다. 그리고 슬슬 투기가 아니라 이해상충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논조를 틀어버리기 시작합니다.

결국 에스본부가 애초에 '반박할 수 없는 취재'로 기사를 만들지 않고 설익은 자만심에 기사 만들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도심공동화/도심재생/ 그 안에 근대 문화재/적산가옥/이런 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공익적 관점보다 아. 부동산 투기한 정치인 하나 조지자. 라는 관점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불거진 일이기도 하지요.

2. 손 의원 상황.

사실 손 의원 상황은 손 의원이 전체공개로 올린 페이스북 글만 읽어보면 감 잡힙니다. 좀더 부연하자면 손 의원은 자기 돈 많고 부르조아 인거 인정하고 들어가는 드문 정치인입니다. 언론 인터뷰나 유튜브 동영상, 개인적으로 짧게 만났을 때 인상은 남한테 잔소리 듣기는 싫고 사람이 앞뒤 똑같아야지 뭐 음흉하게 계산하며 사냐. 나 뒤끝은 없어 하고 그냥 막 말하는 스타일인 듯 했습니다. 왜냐면 나는 내 양심에 비추어 떳떳하니까. 즉 자존심 강하고 자부심 강한 성격인 듯 했습니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했기 때문인데요. 그 분야라는 게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트랜드를 파악해야 버틸 수 있는 PR과 브랜드 통합이기 때문에 더 자부심이 강해 보였습니다.

그러니 더민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일 때 그 아사리판을 실력으로 제압하고 당명 교체와 더민당 이미지 교체 등을 해냈고 대선과 총선때 홍보전략을 짤 수 있었겠지요. 그런데 이게 기존 여의도 정치인의 미덕과는 완전 다른 지점입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내가 너보다 못 난게 뭐있냐는 이른바 자부심 쩌는 스타일이십니다. 그 힘은 나름 열심인 개신교 신자라 그런거 같다는 게 개인적 판단입니다. 나전칠기박물관 지하에 기도실 있더군요.

여기에 자식은 없지만 남편은 그냥 회계사가 아니라 업계 탑5안에 들었던 회계법인 대표까지 지냈던 분입니다. 남편 뿐만 아니라 본인도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돈 벌만큼 벌어봤고 정치인 아니었으면 어디 가서 괜히 굽실거리지 않아도 되었던 위치입니다.

무엇보다 문화재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돈보다 문화재입니다. 이게 일반적인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불가지점이기도 함. 저돈 주고 왜 저걸 사. 하는 게 많습니다. 취재 할 때 소반 하나에 몇 백만원 주고 사왔다는 이야기 들으면서 ‘아. 미쳤..’했었습니다. 게다가 손 의원은 목포 오기 전에 나전칠기의 본고장 통영에서 마음의 스크레치를 잔뜩 입고 왔습니다. 별 연고도 없는 통영에 오직 나전칠기 하나만 보고 정착하려 했으나 개발론자들과 지금 야당 출신 시장의 방해(?)로 좌절당했죠.

그 과정을 페북과 언론보도를 통해 봤었는데요. 그때 제 생각은 손 의원이 내가 정치권력만 있었어도 이런 아사리 판 정리하고 통영 내 나전칠기 문화 보존과 계승을 위한 조치를 취했을 텐데..하는 마음이 생겼을 거라 봅니다. 옛것을 존중하지 않고 그저 개발하고 길 내서 돈 벌 궁리만 하는 저속한 인간들 같으니라고. 하면서 속으로 진짜 돈 벌려면 오히려 옛것 잘 가꿔 문화적 자본을 쌓으면 그게 자연스럽게 경제적 이익이 될텐데 하면서요.

그리고 팔자에 없는 정치판에 끌려들어갔는지 아니면 자발적으로 들어갔는지야 모르겠지만 더민당 론칭시키고 총선 대선 뛰면서 목포에 가봅니다. 거기서 다시 통영에서의 좌절감을 상쇄할만한 동네를 발견합니다. 목포 구도심. 적산가옥들이 남아 있고 조금만 가꾸고 스토리텔링 입히면 충분히 ‘핫해질 수 있는 동네. 그런데 사람들 떠나고 있고 집들 망가지고 있고 목포도 개발바람 불어서 다 밀어버리고 아파트 지으려 하고 그런 이야기들을 들었겠지요. 여기서 손 의원의 마음이 급해졌을 거라고 봅니다.

아마도 서울 남영동처럼 적산가옥 다 밀어버리고 그냥 으리삐까 고층 아파트 들어올까봐 조바심이 느꼈졌을 텐데 막상 알아보니까 가격도 저렴합니다. 서울 강남 아파트 값이면 여기 몇 채는 사겠구나. 그렇게 사 놓고 건물주로 들어앉아 있으면. 혹은 건물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면 개발론자들 밀고 들어올 때 방어하고 지켜낼 수 있겠구나.

그러나 이런 생각을 손 의원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도심재생/도심공동화/근대문화유산 관련 고민하는 전문가들이면 누구나 그런 생각 합니다. 여기에는 정부와 지자체도 마찮가지겠지요.

여튼 이런 상황에서 손 의원이 주변에 투자를 권유합니다. 개발 과정에서 어쨌든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한데 그쪽 어르신들은 나 죽으면 끝인데. 산다는 사람 나타나면 막 팔아버릴게 눈에 보였겠지요. 손 의원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종의 ‘사재기, 입도선매’를 추진합니다. 개발업자들에게 팔렸을 경우 저 동네 적산가옥이고 뭐고 건물의 역사성은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나름 꿈을 키웁니다. 적산가옥 남아 있는 이 동네를 잘 꾸며보면 핫한 플레이스가 되겠구나. 문화재도 지키고 도심 공동화도 막고. 가능성 있네 하구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거기 쓰러져가는 집 사서 뭐하냐. 하며 쳐다보지 않았고 결국 이 과정에서 손 의원은 자신이 핸들링 할 수 있는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융통해주거나 증여하는 식으로 그 동네 건물들을 사들입니다. 거기에는 손 의원이 내심 내가 문화적 안목으로 이 동네 건물들 사서 적산가옥 지켰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서 동네 활성화 되었네. 하는 자부심을 느끼고 싶어서겠지요. 또 명예욕을 채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거 같습니다. 즉 돈 보다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인정받고 존경받고 싶어 하는 사심은 충분히 있었다고 봅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국회의원으로 이해충돌이 뭔지. 이런 움직임이 부동산 투기로 오해받을 수 있을지 별로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을 테지요 왜! 내가 떳떳하고 자신이 봤던 강남아줌나들과 고위층들의 투기는 그런 패턴이 아니었으니까. 여기서 '자신감' 나옴. 이 지점이 실은 손 의원에게 가장 안타까운 지점입니다.

3. 지켜보는 사람들의 상황.

저처럼 문화재 관련 관심 있고 평소 근대건축물 철거하고 아파트나 유리창만 잔뜩인 건물 들어서는 거에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갖고 있는 사람은 손 의원의 행동에 대해 수용할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취재 현장에서 지켜본 입장에선 법 가지고 보존하려 했다가는 이미 저 동네 적산가옥들 다 철거될 가능성이 높죠. 법률 만들거나 이런게 단시간 내에 되는 건 아니니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손 의원은 저 동네 철거가 될 것이라는 조바심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니 일단 내 능력으로 입도선매를 통해 일종의 ‘응급처치’를 하려고 했던 거 같습니다. 물론 이건 너무나 선의를 가지고 손 의원을 보는 견해란거 인정합니다.

그리고 저도 돈이 있었으면 저기다 좀 투자를 할 수도 있지 않을가? 싶은 마음도 생겼습니다. 뭔가 자신이 문화적 소양이 높다고 자뻑하는 사람들의 나름 로망은 주차장 있고 고즈넉하지만 뭔가 예술적 엣센스가 느껴지고 술 먹고 고주망태 되는 아재들이 아닌 젊고 발랄한 친구들이 와서 커피마시고 담소 나누는 동네의 집주인이 아니겠습니까? 거기서 가게 하나 차려놓고 문화예술을 음미하며 정치인들 쓰레기네 욕하면서 사는 게 꿈이죠.

그런 정서적 부러움과 지지와 문화적 우월감(?)이 혼재되어 손 의원을 심정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문화라고는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왜곡된 언론 보도만 보고 땅투기네 뭐네 하는구나. 싶어서 또 한탄을 하겠지요.

문화재에 관심 없고 뉴스만 보고(가급적 내 정치적 지향을 거스르지 않는 매체의) 좀 있으면 또 잊어버릴 분들이 보기엔 역시 국회의원 쎄구나. 뭐 있는거 아냐? 아무리 봐도 투기 같은데. 여튼 정치인들이란 다 똑같지 뭐. 부럽네. 돈 많아서. 에잇 더러운 세상. 더민당이나 자한당이나 거기서 거기 다 똑같은 놈들이라니까. 여기에 선동렬 사건으로 손 의원 극혐이었던 분들도 가세할 거라고 봅니다.

친문파님들. 아 문프를 위해 분골쇄신 앞뒤 안 가리고 적들과 맞서 싸우신 분에 대한 음해다. 에스본부..태영이 모회사니까 그거랑 연관된거 아니야? 아. 그리고 빙상계 성폭력 조져왔던 손 의원에 대한 음해 아니야(딱 이 지점만 제가 음모론적 시각에 동의) 결사옹위해서 우리 손 의원 지키자. 다 조작된 거고 손 의원 억울하고 잘못한 거 없고..아 덤벼 이 엑스들아 하시겠지요.

자한당 지지자분들은 논리적 설명 필요 없을 거 같습니다. 저건 명백히 투기. 손 의원 나쁜 X다. 사퇴해라 물러나라. 내로남불이다. 근데 정말 얼마 벌었데?

언론사들은 ‘아 씁 어쨌든 물 먹었다. 반까이하자’ 는 상황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일간지들은 특유의 취재력으로 뭔가 새로운 사실을 찾아냅니다. 우선 9채가 아니라 20채래요. 대출도 받았데요. 나전칠기 장인 월 200에서 300만원 주고 경매서 1억 넘기도 하는데 그 값은 안주었데요. 이해상충도 모른데요. 그냥 국회의원 자질 없어요. 빨리 사퇴하세요. 쿵

그런데 또 내심 내키지 않는 점이 있습니다. 이러다가 정말 국회의원 전수조사 들어가 버리면 어떻게 하지? 투기선수들까지 취재 들어가면 일 많아지는데. 그리고 우리 상암동 사실상 특혜분양 받아서 들어갔던거 뭐라고 하면 뭐라고 말하지?(아시다시피 언론사들 상암동 땅값 많이 올랐죠 여기까지는 아직 언론사에서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ㅋ). 그리고 사실 취재해보니 이게 메인뉴스에서 3일간 열꼭지로 조질 사안이 아닌데 그렇다고 조횟수 올라가는 아이템을 포기하기도 어렵고 이해상충으로 일단 프레임 돌렸는데 이게 언론이 자유롭나? 어쨌든 대세는 따라야 하니 조지고 보자. 하면서 목포도 내려가고 주변 취재도 하는데 손 의원의 ‘선의’가 오히려 설득력 있네. 그래도 국회의원으로서 잘못 처신한 거 아니냐. 에이 결국 에스본부가 처음에 너무 세게 저질러서 우리도 말린거네. 팩트나 좀 확실하게 하던가. 라고 궁시렁 중일거 같습니다.

자한당 분들: 가뜩이나 양승태 때문에 쫄린 상황인데 호재 터졌네. 그리고 손 의원 김정숙 여사랑 친구라지 아마? 조지자. 그런데이거 투기로 몰면 우리가 유리 한건가?? 그리고 손은 물귀신 작전 펼거 같은데. 일단 그래도 가오가 있으니..가보자...어쨌든 우리한테 지금은 남는 게임. 여당 의원 부동산투기 프레임 가자..이해상충은 좀 빼고..이참에 손을 묶어나야 우리가 담 총선에서 홍보전 안밀려..우리 홍보라인 인재도 이젠 없어...끌려들어갔어...(조모 아저씨)

문화제청: 에이 이거 괜히 불똥 튀는 거 아니야. 근데 거기 지구 지정될만한 곳인데 문화재 지정이 그렇게 쉬운 줄 아나. 그리고 목포 지역구 의원이 민원 넣지 무슨. 이참에 적산가옥 같은거 문화재 지정 수월해지면 좋겠네. 맨날 밀어버리겠다고 난린데

목포시: 역시 손 의원짱. 공보실 신났네 기사 스크랩 넘치네. 군산에 밀리고 있었는데. 아 근데 구도심 아파트로 밀어버리는 게 더 나은 거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손 의원에 뭔가 아쉬움 있던 문화재 관계자 분들 : 아 저 양반 결국 사고치는 구나 사람이 잔정도 없고 매몰차. 뭔가 나한테 잘해준 게 있긴 한데 또 서운한 것도 많아. 어랏 언론사에서 연락오네. 아 그러니까요 이게 저런데 그렇다고 손 의원이 잘못했다고 보기도 어렵지만 또 뭐가 좀 그렇습니다.

박지원 의원 : 어. 이거 목포의 중심은 난데. 투기는 아닌거 같다고 말을 해놨는데. 그런 거 같기도 한데. 아 근데 나랑 손 의원이랑 애초에 구원이 있었던 걸 깜박 했구나. 그렇다고 목포 구도심 민심 생각해보면 마냥 뭐라고 할 수도 없을 거 같고. 일단 계속 목포의 중심은 나야나 로 가야겠다. 목포 시민들 중요한건 예산 타온 거에요. 그거 제가 했어요!

4. 그래서 하고픈 말은?

우선 언론사 보도의 부실이 이번 사건의 핵심입니다. 의욕 앞선 보도로 생산적인 담론이 만들어지보다 결국 싸움판으로 갔죠. 거기에는 에스본부가 너무 안일하게 문제를 접근했고 취재하다가 반론의 타당성이 있었더라면 톤을 죽이거나 소위 야마를 바꿔야 했는데 부동산 투기 라는 핫한 아이템의 유혹을 버리지 못했겠죠. 이 과정에서 아마 도심공동화와 근대문화유산, 적산가옥, 개발과 보존 등 이 시대 불거지고 있는 담론에 대한 사유도 깊지 못했다고 봅니다. 차라리 기자처널리즘보다 피디저널리즘이 파고 들었으면 좀더 생산적인 논의가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즉 어떤 보도에 대해 보다 입체적인 시각으로 들여다 봐야 언론의 의도(?)대로 놀아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제가 손 의원의 맥락을 모르고 지금 여당에 호의적이지 않았더라면? 문화재 애호와 그에 대한 이른바 선의와 또 나름의 언행일치가 같다는 전제하에 손 의원이 자한당 당적이었다면 이 지점에서 저도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감정적 선호와 이성적 사리분별을 과연 나도 정확하게 구분해서 처신할 수 있거나 말할 수 있으려나. 이 지점은 지속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른 무엇보다 제가 그래도 언론계에서 독자들의 관심으로 밥을 벌어먹고 사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손 의원 입도선매 사태의 가장 본질은 돈을 벌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 사회의 욕망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과거에는 마주하지 않았던 젠트리피케이션과 연관된 문제죠. 손 의원이 목포에 집 100채를 샀더라도 만약 그 집값이 폭락했더라면. 사람들이나 언론들이 관심을 가질까 사안일까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국회의원이 권력 이용해 투기해 돈 벌었다' 여기에 모두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면에는 ‘싼 매물 잘 포착해 시세차익 남겼구나. 제길 왜 너만? 왜 너가?’ 이런 심리적 기제가 작동했을 테지요.

실은 이게 문화재 보존과도 연관이 큽니다. 무엇을 보존할 것인가. 그 보존을 위해 우리는 어떤 사회적 합의를 했는가. 보존하지 않으면 당장 경제적 이득이 보이는데 그걸 막을 수 있는 합의가 존재하는가. 고도성장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가진 옛것들을 너무 쉽게 버리고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새것들만 선호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지정은 역설적으로 그런 흐름을 거스르는 행위일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다면 문화재란 과연 우리 사회에 무엇일까요?

교과서 같은 말이지만 결국 경제적 부나 영향력도 문화적 고양 없이는 더 레벨 업 하기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또 문화적 자산이 공동체의 이익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유럽 애들이 도심을 다 갈아엎지 않고 그냥저냥 불편해도 꾸역꾸역 사는 건 결국 그게 공동체에 더 이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문화적 자산을 남기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공동체의 구심점이 되고 자부심이 되지요. 사회의 스토리텔링은 결국 문화재가 핵심입니다. 그 스토리텔링이 그 사회와 국가의 경쟁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 경쟁력은 당대 사람들을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 후세를 위해 지금 사람들이 남겨줘야 하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결국 이 문재는 문화재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로 확대되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 일본 최고의 여행지로 각광받는 교토의 경우. 그곳 시내 중심부에 높은 빌딩을 올리지 않은 건 일본인들의 문화재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교토 청수사 갔을 때 그 아래 동네의 집들이 옛것으로 보전되기까지 많은 갈등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만약 청수사 아래에 우리처럼 빌라와 맨션들이 들어서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었지요.

결국 손 의원의 목포 사태(?)는 생각보다 많은 문제들이 중첩되어 있는 사안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흥미도 있고 풀려나가는 양상도 지켜보고 있고 또 이렇게 횡설수설 긴 글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생산적인 논의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늘 싸움의 표정과 갈등의 충돌에 관심이 가지 그 본질에 대해선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아서지요. 게다가 이건 '나 부자 되고 싶어'의 이데올로기가 보편화된 한국사회에서 양가적인 욕망들이 뒤엉켜 있는 사안입니다. ‘허름한 동네 쓰러져가는 옛날 집 샀는데 거기가 핫플레이스 되어 집값 뛰어 나 부자 됐다’ 이 문장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대부분인 우리 사회에서 그 옛날 집 자체의 가치보다는 그냥 토지의 가치와 활용도에 더 주목을 할테구요.

그래서 이렇게 구구절절 적어봤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는 페친 분들이 몇 분이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주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그냥 ‘아 헌집 부수고 새집 들어오네’ 할수록 우리가 가진 것들은 편리해지더라도 정서적으로는 빈곤해진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지점을 같이 고민하는 게 우리 공동체에 필요한 시점이라는 나름의 확신입니다. 
외국 가서 돈 쓰는 거 보면 결국 그 동네 스토리텔링 되어 있는 오랜 무엇을 보기 위해서니까요. 우리도 그런 자산이 충분히 있는데 정작 그걸 우리가 스스로 팽개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큽니다.

실은 이게 구미의 선진국들도 겪었던 과정이기도 합니다. 시민들이 직접 재단을 만들어 남겨야 할 유산을 구입해 관리하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도 그렇게 생겨났지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성북동 최순우 가옥 등이 그렇게 보존되고 있습니다. 여담인데 최순우 가옥 가보시면 압니다. 왜 한 채만 사면 안 되는지요.

여기까지 원고지 매수로 확인해 보니 83매 정도 나왔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페친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시간 나실 때 문화재청 들어가셔서 근대문화유산 같은 거 검색해보시면 의외로 우리 주변에 고풍스러운 건물이나 지역이 많다는 거 보이실 겁니다!

IP : 116.34.xxx.1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9.1.23 11:00 AM (116.34.xxx.12)

    김용운

    손혜원 의원 관련 글 추가합니다.
    전체공개입니다. 퍼가셔도 됩니다

    지난번 전체공개로 썼던 83매 분량의 글이 페이스북 좋아요 횟수가 3500건. 공유 횟수가 2000여회가 넘었습니다. 첫 번째 글 이후 보론 성격으로 올렸던 글도 있지만 그 글은 일종의 스핀오프 성격이었습니다. 이 글이 손 의원 관련 글의 중간 편정도 될 것 같습니다. 영화를 봐도 ‘대부’3부작이나 ‘반지의 제왕’ 3부작 ‘스파이더맨’ 3부작 등 트릴로지가 폼이 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페북에 쓴 글이라고 못할 것도 없다는 오기와 만용이 좀 솟았습니다. 이게 다 공유가 많아서 마치 페북스타라도 된 양 자뻑 마인드가 순식간에 탑재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조영남 아저씨가 ‘겸손은 힘들어’란 노래도 부르셨죠. 이러다 망하는 거 알고 있지만 어차피 이생망 아니겠습니까.

    이 글은 아마 ‘손혜원 목포 입도선매 3부작’ 중 중간 편이 될 듯싶습니다. 그리고 검찰 수사가 들어가고 어느 정도 ‘손혜원 목포 입도선매’ 관련 내용이 마무리 될 즈음에 총정리로 3부를 써볼까 하는데 장담을 할 수는 없습니다. 원래 모든지 흥행이 되어야 후속편이 제작되는 것이니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글은 오직 저의 ‘뇌피셜’에 근거한 글이며 제가 소속한 매체의 입장과는 무관한. 현재 이데일리 노조위원장을 하면서(진짜 기자냐고 묻는 분들이 계서서) 상대적으로 출입처와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기자이자 기사를 안 쓰고 있는 제 처지에서만 가능한 글이기도 합니다. 이런 배경 덕에 현직에 있는 기자들보다는 좀 더 자유롭고 상상력을 발휘해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기사보다는 소설에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그런 만큼 버릴 건 버려 주시고 읽으시되 하나만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변에서 옛 건물 헌다고 할 때 한 번 정도는 관심을 가져주자!

    참 공유를 해주셔야만 완결편이..

    -손 의원 손오공 같은 캐릭터이신 듯

    지난 수요일 에스본부 보도 이후 아직도 손 의원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면 이 문제는 국회의원의 특권 이용한 부동산 투기라는 프레임 탓에 누구나 쉽게 한 마디 얹을 수 있는 사안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손 의원의 해명이 나오면서 언론들이 태도를 바꾸어 부동산 투기보다는 이해상충 문제로 프레임이 가곤 있는데 이 역시 별 고민 없이 보통의 사람들이 말을 보탤 수 있는 사안입니다. 그리고 대충 언론 보도만 봐도 이게 그냥 땅 투기는 아닌 거 같고 그렇다고 손 의원이 엄청난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거 같지도 않습니다. 당연히 의견이 팽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손혜원 의원이 지난 일요일 기자회견 통해 논란에 소화기를 꺼낸 대신 휘발유를 부어버렸죠. 예상대로 출구전략 대신 확전전략을 택하시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저마다 입장을 내며 대립전선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우려한 것처럼 ‘사라져가는 근대문화유산을 어떻게 해야 하나’는 담론은 크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23일(오늘) 목포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손 의원의 이야기를 보니 이건 보나마나 목포 정치판을 뒤흔들고 싶어 하는 손 의원의 의지가 느껴져 또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이건 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요. 결국 정치가 우리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가장 큰 역량을 혹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손 의원은 분명히 목포 지역의 정치적 이해관계 중 무엇을 폭로하는 식의 회견을 할 거라고 개인적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봤을 때 손 의원 문제는 현재 상황에서 아주 좋은 호재라고 판단할겁니다. 공교롭게 국회에서 관행이란 이름으로 재판청탁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현재 여당과 야당 의원 골고루 이름이 거론되었는데 역시 여당 의원이 타겟이 되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언론에서는 크게 다루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여당 지지층이나 야당 지지층이나 함께 공분하셔서 국회를 압박해야 하지만 손 의원 문제가 다행히 여론에 더 먹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언론들도 재판청탁보다는 손 의원에 더 포커싱하고 있죠.

    그 이유는 ‘국회 모두가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라고 쓰고는 싶지만 제가 300명 국회의원 모두에게 확인한 게 아니라서요. 다만 웨스트제로브릿지 의원께서 ‘관행’이었다고 말씀하셨지요. 그 말씀의 행간에서 이건 국회 자체가 공범이었다는 뉘앙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 제 지인들과 이야기를 할 때 보면 국회에 대한 인식차가 좀 큰데요.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의 절반은 거의 민원해소입니다.

    민원은 지역/직능 민원이죠. 민원은 결국 절차대로 하다보면 늦으니 네가 빨리 해결해줘. 혹은 예산 우리 동네로 많이 타 와죠. 뭐 해야 하는데 행정부에서 말을 듣지 않아. 이것 좀 압력 넣어죠. 이걸 해결 하는게 국회의원들이 주로 하는 일이지요. 즉 지역주민들의 이익 대변자이고 민원해결사이자 또 국가의 시스템을 감시하고 입법을 하는 이중적인 존재입니다. 아무리 국회에서 개판 쳐도 지역예산 막막 따오고 지역행사 열심히 다니면서 인사하고 형님 아우님 선배님 동생님 하면서 다니면 국민여론(?)과는 상관없이 뱃지 답니다. 이게 아직까지 통용되는 그리고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의당이든 의원들 누구나 자유롭지 않는 딜레마죠.

    과거 유시민 전 장관이 고양에서 의원하다가 지역구 행사 돌면 술잔만 몇 십잔 받아 마신다며 그거 너무 힘들다고 토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걸 처음부터 잘했으면 지금쯤 미국 계신 바이러스 닥터 안님은 훨씬 지지세력이 단단했을텐데 무릎팍 도사에서는 그런 걸 코칭해주지 않은 게 발단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거 거부하면 또 소문이 나죠. 의원이 와서 술 한 잔도 안 받고 그냥 가버리네. 젊은 사람이 싸가지 없기는. 등등요. 이런 말은 또 어르신들에게 잘 퍼집니다. 어르신들의 경쟁력은 가열 찬 투표율. 결국 선거는 조직이 되어야 가능한데 그 어르신들의 힘을 무시하지 못합니다. 어르신들 대개 또 동네 유지들이고 기득권이시죠. 그 분들의 낙은 국회의원과 사진 찍고 나 이런 사람이랑 이래 하시는 거거든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또 댓글이나 공유해주신 분들의 페북 타임라인 들어가서 보니 이런 상황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셔서 조금 구구 절절히 적었습니다. 즉 국회의원들은 이런 고충이 있다 보니 TV앞에서는 서로 삿대질도 하고 고성을 저지르지만 막상 국회 내에서는 나름 그들만의 동지애가 있습니다. 재판청탁도 이런 맥락에서 의원들끼리 그거까지 까면 우리 다 죽네 하는 정서가 있을거라 봅니다. 게다가 국회에는 의원들만 있지 않습니다. 각 정부부처에서 죄다 파견을 보내죠. 그 분들은 그냥 판사 있는데 아 제가 판사래 그래 우린 재랑 놀지 말아야지 우린 고고하니까 할까요?

    이런 국회 분위기에서 손 의원이 초선 의원으로 당에서 커온 사람도 아니고 순전히 외부에서 평소 정치판 우습게 여기고 있다가 김종인 할배와 문통의 인간적 매력에 아 그래 저 정도면 한번 내가 뭔가 걸어보지 않아도 될까. (이 과정에서 정청래 의원이 개입하는데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정치인으로서 손 의원과 정 의원에 대해 반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지하진 않습니다. 전 나름 수구보수주의자니까요) 해서 정치에 나섭니다.

    게다가 손 의원은 ‘나는 비례 공천 따윈 필요 없어’ 하고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달랐다는 남편 분을 설득하셨는지 혹은 협박을 하셨는지 모르겠으나 이쪽 편으로 돌려서 선거를 치렀고 당선 되었죠. 그리고 자신의 전공 분야 살려서 교문위 갑니다. 이 지점이 좀 재밌는 건데요. 갑을이 바뀐거죠. 손 의원은 통영에서 정치적 힘이 없고 그쪽 정치인들과 불화로 인해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자신의 언행이 좌절되었다고 생각하던 중에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아마 이 지점에서 저는 충분히 ‘갑질적 언행’이 있었을 거라 추정합니다. 내가 국회의원이고 내가 네들보다 문화재 더 잘 알아. 너네들이 실무 해봤어? 너네들이 사재 털어 문화재 보호해봤어? 너네 예전에 내가 자문도 해줬잖아 (이건 저의 관심법입니다) 이런 심리적 긴장관계에서 문화재청과 갈등이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

    또 정부부처 입장에서는 까칠한 의원 와서 나름 아는 것도 많고. 게다가 정권 실세 인 것도 같고 등등 전에 봤던 좋은 게 좋은 의원들과 다른 양반이 오니 짜증이 났을 법합니다. 하지만 세상이 좋아져셔(?) 손 의원이 국박에 압박을 넣었는지 갈궜는지 했지만 손 의원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 지점이 또 포인트인데요. 의원들 힘이 안 먹혔다는 거죠. 정권의 실세인지 뭔지 떠들건 말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건데 저는 이게 전 정부에서도 가능했다면 지금 전 대통령께서는 단체생활을 아니 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단체생활 중이신 전 대통령께서는 나쁜 사람을 기억하고 계셨지요)

    하나 더 보셔야 할 지점이 손 의원이 처음처럼, 참이슬, 힐스테이트, 딤채 등등 온갖 상업 브랜드 다 만들고 CI 했던 양반입니다(이걸 처음 알았다는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그런데 지난 정부에서 했던 가장 말 안되었던 일이 국가상징통합이었죠. 그래서 좋은 상징들 다 날아가고 태극3무늬로 통일 되었죠. 게다가 나름 괜찮게 써먹고 있었던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국가브랜드를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로 바꾸셨는데(이게 다 창조경제와 연관이 되었던 거죠) 이게 누가했냐. 바로 홍대 미대 출신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이 주도했다고 쓰고 알고 보니 최순실 이었다는 거죠. 요즘 최순실이 뭔 잘못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데 공무원들이 나름 엘리트고 자부심 쩌는 양반들입니다. 그들이 최순실에게 당한 일이 한 두 가지겠습니까? 그런데 쪽팔린 일을 당하면 어디 가서 말도 못합니다. 그러니 덜 알려진 일이 많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직접 고위 관계자들에게 확인했던 내용이라 ‘뇌피셜’만은 아닙니다.

    손 의원은 그걸 국회 들어가서 죄다 파악합니다. 이거 뭐 별거 없구나.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게다가 그 분야 탑클레스 업체의 오너셨으니 오죽 지시만 해보셨겠습니까? 또 여기서 아마 손오공 같은 기분을 느끼셨을 거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좌충우돌하시는 점에서 손오공 캐릭터와 비슷하시네요. 뭔가 핀트가 맞지 않은 말씀하신 섭 의원님은 사오정 같다고 느끼셨을수도) 그래서 그냥 ‘국회의원’에게 바라는 스테레오 타입보다는(이게 너무 형식적일수도 있지만 사람 사는데 때와 장소에 따라 불가피하게 써야할 가면은 있으니까요) 자연인 손혜원, 기업 씨이오 손혜원, 브랜드 전문가 손혜원. 대중의 심리를 몇 십년간 연구한 홍보 전문가 손혜원이란 옷을 그냥 입고 국회에서 활동을 하신거죠.

    그리고 이런 저런 구설수와 논란과 등등 으로 어느덧 전국구 초선 의원이 되셨고 마침내 목포의 센터이시자 목포면 ‘나야 나’ 하신 박의원 님과 마주하게 됩니다. 목포는 ‘문화재 덕후’로서(이 표현은 제가 맨 처음 쓰는 표현이 아닙니다. 저도 페이스북에서 본 표현입니다. 저에게 ‘저작권’ 없습니다!) 손 의원의 가슴에 불을 지펴버렸으니까요. 아마 이런 맥락에서 기자회견이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 의원님 당신은 정말 자랑스러운 목포의 센터이십니까? 목포의 센터였던 구도심이 죽어가는 동안 당신은 무얼 하셨습니까아~

    참고로 제가 주변 분들에게 이번 사건은 보나마나 박 의원님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역시 나타나주셨습니다. 박 의원님이 그렇다고 문화의 문외한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예향 목포에서 내리 몇선을 하신 분이신데 나름 안목이 있으시겠지요. 게다가 ‘문화부 장관’하셨던 분이십니다. 하지만 손 의원과 박 의원은 이미 바이러스 닥터 안님 때문에 서로 맺힌 게 있으신 분이시죠. 또 목포 내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박 의원님은 ‘나의 과거를 이제는 잊고 싶으신 부분’이 없진 않으실 것입니다. 무엇보다 처음처럼이나 참이슬 같은 소주보다 삼학소주와 보해소주를 더 마셨어야 했던 분으로서 목포에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이름으로 진행된 일들이 있으실 거 같습니다. 손 의원은 이 지점에서 뭔가 가지고 나오시겠지요.

    이후 이어질 상황은 여의도 물귀신 작전과 목포 내 물갈이 작전이 병행 될 거 같은데 제 글을 읽었던 분들은 짐작하시다시피 저는 정치는 취재해본 적이 없다보니 신빙성이 떨어지는 예상입니다. 그리고 본론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또 강조 드리지만 ‘옛 건물 사라지기 전에 한 번 쯤 더 관심 갖자 이니까요.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일단 원고지 33매 분량을 소화하신 겁니다.

    -창성장, 왜 여관을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현재 지방의 도심 공동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전체의 인구가 일단 줄고 있구요. 청년들도 줄고 있죠. 게다가 남은 청년들은 죄다 서울로 올라갑니다. 지방에서는 아예 인근에 신도시를 만들어 아파트 베드타운을 만듭니다. 또 시내를 관통하던 주요 도로들은 외각으로 빼서 아예 도심을 지나치지 않도록 합니다. 게다가 지역균형발전은 결국 수도권이 파이를 빼와야 하는 건데 여기서 또 우리의 딜레마에 직면하죠. 내 자식은 그래도 서울로.

    우선 제가 도시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래서 문화예술 분야보다는 뇌피셜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서울시 출입을 하면서 들여다보고 취재하고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정도입니다.

    지자체장들은 저마다 도심 공동화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그런데 ‘서울 공화국’이자 서울의 경쟁력을 위해 지방을 쪽쪽 빨아올리는 한국 상황에서 지방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이건 조선왕조 500년 이상 이어져 내려온 한국의 어려운 문제인데 또 수도권에 나라의 경쟁력을 집중 시켰기 때문에 한국이 발전을 해온 것도 사실인 만큼 해법이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게 국가의 발전 과정에서 아예 영주 시스템으로 시작했던 유럽의 몇 개국을 제외하곤 공통적인 현상이라는 점이죠. 우리가 좀 심하긴 하지만 남들도 겪었던 겪은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 중에 현재 언론 등을 통해 가장 부각된 것이 ‘예술과 관광을 통한 지역 활성화’입니다. 수도뿐만 아니라 지방의 도심재생이나 도심공동화를 극복하는 솔루션으로 젊은 예술인에게 싼 임대료로 터전을 제공해 문화예술 공간/사이트로 만들어 활력을 집어넣자. 이것과 관련된 것이 또 재래시장 살리기인데. 아 여기도 또 복마전이죠. 그러니 패스하겠습니다.

    이런 흐름에서 ‘손혜원 목포 구도심 입도선매’를 봐야 합니다. 제가 손 의원을 두둔하는 지점의 한 근거이기도 합니다. 돈은 숙박에서 나옵니다. 하루 당일치기 나들이로는 관광지로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 동네 가서 하룻밤은 묵으면서 내가 사는 동네와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어야 그 동네가 경쟁력을 갖게 됩니다. 이는 숙박시설과 연결이 됩니다.

    하지만 한국 지방의 숙박시설은 성인 남성인 저도 가기가 참 난처할 때가 많습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입장에서 호텔은 부담스럽고 여관이나 모텔을 잡는데 일단 모여 있는 곳의 분위기가 아주 도덕적 갈등을 불러일으키죠. 게다가 마사지 전단과 단란주점 전단은 잔뜩 붙어있고 커피는 굳이 배달을 해준다며 왜 그렇게 성화인지 모르겠습니다. 팬션은 도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구요.

    요즘 젊은 사람들의 여행 트랜드는 게스트하우스입니다. 2만원 안팎의 게하에 가서 도미토리(이걸 아는 국회의원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만)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지역을 탐방하며 맛집도 가고 핫포토존 가서 인스타 올린 사진 찍고 저녁엔 또 젊은 사람들끼리 게하에서 맥주도 한 잔 마시고 하는게 어느 정도 정착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게하가 제주도 외에는 또 마땅하지 않다는 점이죠. 게하가 여러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모텔과 여관 여인숙, 콘도, 호텔 등 뭔가 젊은 사람들끼리 캐주얼하게 가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대체할 수 있는 숙박시설입니다.

    창성장이 바로 게하인데요. 손 의원은 목포 구도심 내에 젊은 사람들이 와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했겠지요. 그런데 이게 손 의원만의 생각이냐? 아닙니다. 도심재생과 관광트랜드에 관심 있으면 누구나 아는 솔루션입니다. 다만 실행력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게하도 그냥 잠만 나고 올 수 있는 곳이라면 안갑니다. 뭔가 갔을 때 고리타분하지 않는 분위기를 내야 합니다.

    즉 어떤 죽어있는 공간을 사람들이 다니는 핫플레이스, 젊은 사람들이 찾고 싶어 하고 관광지가 될 수 있는 요소를 위해서는 그곳에 적절한 숙박시설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기존의 여관 모텔로는 소화가 안 된다는 거죠. 손 의원은 목포 구도심에 대한 자신만의 플랜을 짰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름 신나고 조바심도 났겠죠. 심시티 실사버전 일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손 의원은 먼저 창성장을 게스트하우스로 만들었던 거 같습니다. 일단 베이스를 만들어 놔야 젊은 사람들이 와서 한 번이라도 그 동네, 목포를 보고 가고 또 오거나 소문을 낼 수 있을 테니까요.

    -적산가옥과 군집의 미학

    적산가옥은 일제시대 지은 집들입니다. 이게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는 문화재청에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검토하다가 이번에 목포와 군산 영주 등을 면 단위등록문화재로 지정하면서 한결 예전보다는 심사과정이 수월했을거라 짐작하고 있습니다.

    제가 문화재 관련 스페셜리스트는 아니기에 적산가옥에 대해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데이터로 설명드리진 못합니다. 다만 군집. 즉 모여 있는 게 예술적인 감흥을 준다는 점이 중요하죠. 한옥만 있으면 거기 안갑니다. 한옥으로 꾸며진 마을이기에 가는 거죠. 마찬가지입니다. 모여 있기 때문에 그 모여 있음 자체가 미학적/예술적/역사적 가치나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어렵게 생각할 거 없습니다. 낙안읍성에 초가집이 그냥 한 채라고 하면 거기가 유명해지지 않았겠지요.

    적산가옥은 그런 측면에서 이중적이긴 합니다. 우리가 지은 게 아니라 일본이 지은 거다.(그런데 한국사람들이 거기서 더 오래살았던 경우가 많습니다) 일제 잔재 아니냐. 중앙청도 밀어버렸는데 왜 적산가옥은 남겨 놓는냐. 이 지점은 학술적인 논쟁으로도 꽤 이어지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중앙청은 밀어도 되지만 다른 적산가옥이나 일제시절 건축물에 대해서는 달리 판단해야 하지 않나고 생각합니다. 중앙청은 일단 수도서울 복판에 궁궐을 밀어버리고 지은 건물인데 근현대사적으로 아주 가치는 있을지라도 북악산과 북한산의 산능선을 가린다는 점에서 아주 치명적으로 나쁜 건물이었다고 생각해서 철거한 게 맞았다고 봅니다. 이건 또 나름 찬반이 갈린 문젠데 중요한 건 일단 사라졌기에 복원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적산가옥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사라지면 다시 재건하기 어렵다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봅니다.

    중국 청도에 가본 적이 있는데 청도는 독일 조차지 즉 독일에게 땅을 내줬던 곳입니다. 덕분에 칭따오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되었지요. 가보면 독일인들이 지은 집들 그대로 남겨놨습니다. 상해나 북경의 조차지도 그렇다는데 거긴 안 가봐서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전 국토가 아직 적산가옥으로 뒤덮혀 있다면 모르겠지만 목포 구도심이나 군산 혹은 일부 도시에 남아있는 적산가옥은 희소성이 있습니다. 이를 잘 선별해서 보존하면 그 자체가 관광과 여행 콘텐츠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왜 우린 아파트에서 살면 안 되는데?

    도시미관 적인 측면에서 아파트의 획일성은 지탄을 받습니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의 오밀조밀한 산등성이와 들판의 라인을 뭉개버리는 아파트는 아무런 느낌 없이 보기가 어렵습니다. 아마도 이 지점에 또 ‘손혜원 사태’이 한 기준점이기도 할 것입니다.

    쇠락한 도심을 재개발해서 아파트를 짓고 그곳을 쾌적한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오히려 긍정적인 지점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즉 아파트가 또 무슨 도심개발 과정에서 만악의 근원처럼 보이는 것도 타당하지 않습니다. 저도 아파트 살지만 아파트 편합니다. 또 요즘 같은 세상에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아파트는 인간이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군집해 살 수 있도록 인류가 궁리 끝에 만들어낸 현재로선 최고의 주거양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살림하는 관점에서 보면 아파트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제가 예전에 지방 소도시에 들어선 아파트를 보고 고개를 저으며 저런 것 때문에 시골의 풍경이 망가지고 어쩌고 잔뜩 아는체를 했다가 그 소도시 살던 친구에게 몇 마디 들었습니다. 왜 서울 사람만, 도시 사람만 편한데서 살아야 하냐? 지방 소도시에 살면 전망있는 아파트는 포기해야 하는거냐? 그때 저도 많이 반성했습니다. 이게 간단하게 볼 문제가 아니구나.

    그럼에도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인 지방의 작은 도시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사실 아파트가 지방으로 내려간 게 90년대 부터입니다. 주로 서울과 경기권에 잔뜩 짓다가 지방으로도 확산이 되었지요. 목포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서울의 경우를 보면 도심의 쇠락한 곳에 아파트를 지어 동네가 좋아진 곳이 많습니다. 이 상황에서 오는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아파트가 도심 경관을 해치는 흉물이라는 비판은 또 어찌 보면 ‘문화적 우월성’ 즉 그런 걸 보고 가치판단을 하면서 나는 뭔가 미학저으로 보는 눈이 있어. 라고 으스대는 심리적 기제도 있다고 봅니다.

    목포 구도심이나 또 조선내화 공장터. 여기서 불거지는 갈등은 아파트라는 주거형태이자 한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부동산을 보는 시선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요지는 아파트가 무슨 원흉은 아니라는 거죠. 아파트가 주는 긍정적인 요소들. 분명 많습니다. 그래서 찾아야 할 지점은 ‘아파트가 좋음에도 무엇은 안 좋다’ 에 있을텐데. 이 지점에서 또 이과적 마인드와 문과적 마인드의 시각차이도 큽니다. ‘손혜원 목포 구도심 입도선매’를 보는 시각도 본인의 마인드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요.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하여

    요즘 말로 페북글 덕에 ‘인싸’가 되었다고 후배 녀석이 장난 반 신기함 반 섞어 말을 하더군요. 페이스북에서 공유가 2000회가 넘는 글을 사실 저도 처음 봅니다. 게다가 드럽게 긴 내용이고 읽다보면 뭔가 요상한 방법으로 손혜원 의원을 쉴드 치는 글인거 같고. 그런데 또 주변에서 잘 읽고 좋다고 하니 나도 뭔가 유행에 뒤쳐지면 안 되는 것 같아 스크롤을 끝까지 내리긴 했는데 아 뭐 이렇게 ‘혓바닥이 길어’라고 생각하실 분도 계시겠지요.

    첫 번째 글에서 제가 놀랐던 부분은 이해당사자들의 관점에서 다각적으로 보여주는 게 이번 사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는 제가 처음부터 제가 어떤 맥락에서 어떤 지향점에서 어떤 생각으로 글을 썼다고 밝힌 상황에서 글을 시작했던 덕 인거 같습니다. 이해당사자들의 관점이란 건 사실 제가 독창적으로 생각한 관점들은 아닙니다. 기존에 나왔던 보도들을 보고 참고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각자 구슬은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꿰어 목걸이를 만들어주는 사람이 없어 뭔가 아쉬워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때 정체는 의심스럽지만 실명에 얼굴까지(이게 페이스북의 장점이겠지요 그야말로 얼굴 내밀고 쓰는 책 아니겠습니까) 내걸고 손 의원 글을 쓴 글이 있으니 뭐지 하고 읽다가 오기로 끝까지 스크롤을 내리셨을 거 같습니다.

    첫 번째 글과 달리 이번 글은 다소 정제된 스탠스로 적어봤습니다. 그때는 내일도 자는 일요일이었지만 이번 글은 출근해야 하는 평일에 쓰는 것이다 보니 마음이 신나고 기쁘지 않아 아무래도 글이 좀 다운 된 지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다고 해서 과연 뭐가 긍정적으로 바뀔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도 있습니다.

    여전히 언론 보도는 달보다는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고 어쩌면 빤히 본질을 알면서도 껀 지루하고 핫하지 않기 때문에 지엽적인 부분을 계속 공략해 노이즈를 만드는 상황을 나도 일정 부분 나의 사익을 위해 누리고 있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름이 알려지고 (여러 경로를 통해 들었습니다. 으흐흐 제가 익명으로 글 종종 쓰던 카페에도 첫 번째 글이 올라가 있어서 참 무슨 삼중인격인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쓰는 이유는 저도 한번 이 번 건을 가지고 끝을 보고 싶다는 오기가 발동해서입니다. 미디어 종사자로서 손혜원 의원 사건과 별개로 거기서 파생된 보도의 난맥과 또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반론과 일종의 노이즈 등은 매우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게다가 손 의원이 아무리 직접 소통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해명하고 있다지만 이것은 또 오롯이 전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언론은 독자들의 신뢰를 재산으로 혹은 담보로 이해당사자들 간의 목소리를 정확히 취합해 그 맥락을 보여주고 각각이 어떤 입장에서 어떤 목적으로 그런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를 독자가 판단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아직은 믿게 되었습니다.

    계속 연성뉴스와 짧은 뉴스를 강요받는 시점에서 이처럼 긴 텍스트를 읽는 독자들이 계시다는 건 매우 고무적인 지점입니다. 그래서 저도 이렇게 어쩌면 조금 과할 정도로 에너지를 투여해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에는 게시판 댓글이나 페북 댓글, 공유하시면서 남겨주신 코멘트를 보고 인터랙티브하게 반응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제가 생각했던 가설들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집단지성까지는 모르겠지만 언론이 어떻게 검증되지 않은 의견들을 수용하고 해석하고 무엇을 독자들에게 내놔야 하는지 모색하는 계기인 셈입니다. 이를 통해 네러티브가 있는 문제제기가 가능할지도 따져보는 것이지요. 그게 전면화 될 수는 없더라도 언론사가 특히 텍스트 기반의 언론사가 시도해봐야 할 방법인 거 같습니다.

    이번 글을 쓰면서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주신 많은 분들의 생각과 의견들을 참고했습니다. 제 머릿속에 나왔다기 보다 그저 제 손가락은 거들뿐 아마도 집단지성이 쓴 텍스트일 듯합니다. 텍스트가 점점 단편화 된 시대. 누가 볼지 안 볼지 모르지만 다소 긴 텍스트를 통해 사안을 입체적으로 보게 해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페북에 올리는 글이 사실 자기만족이기도 하고 자기 위안이기도 하고 자기자랑이기도 하지만 그 기저에는 뭔가 내 것을 무료로 나누겠다는 마음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거기에 저도 빚을 졌고 그 빚을 갚고자 쓰는 텍스트들입니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근대문화유산을 어떻게 해야 하나’는 질문은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손 의원의 정치적인 것들은 어떻게 해서든 정치판에서 끝이 나겠지요. 하지만 우리 주변의 옛것들은 손 의원과 무관하게 존재할 것이며 그것들은 우리의 손에 의해 사라지거나 의미를 부여받겠지요.

    참고로 손 의원의 가장 큰 의혹은 면 단위 등록문화재 지정과정에서의 월권이 있었냐 여부일 것입니다. 국회의원 되더니 문화재청 압박해서 면 단위 등록문화재 사업 진행하도록 했고 이 과정에서 목포를 밀어 확정 지은다음 그와 동시에 그 동네 필지를 샀다. 여기 수사가 검찰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긴 사실 취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여기서 손 의원의 거짓말 같은 게 나오면 손 의원은 정치적 타격이 크겠죠. 이 부분을 아마 여당 지지자들과 야당 지지자들 공히 주목 할테구요. 아마 언론에서는 여기를 잡아내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입니다.

    목포MBC에서 손 의원 필지 취재한 게 ‘투기’ 프레임 판단에는 도움이 되실 듯합니다.

    결국 완성은 3편에서 이어질 듯합니다. 여기까지 원고지 73매. 만약 첫 편부터 읽으셨다면 156매 분량의 텍스트를 읽으신 셈입니다. 감사합니다.

    글을 다 써놓고 다시 한 번 읽어보니 아마도 장례식장에 다녀온 여파(노조위원장의 업무 중 하나입니다)인지 좀 진지한 편입니다. 옆에 앉아 있던 냥이 녀석이 표정으로 말하네요. ‘1편보다 나은 2편은 없잖냥.’(이 사진은 작년 사진입니다)

  • 2. ㅇㅇㅇ
    '19.1.23 11:03 AM (180.69.xxx.167)

    잘 읽었는데 도입부에 나오는 소구력이란 말 진짜 거슬리네요..;

  • 3.
    '19.1.23 11:06 AM (58.120.xxx.6)

    읽었습니다.
    다 없애버릴까하는 조바심이 맞ㄴ는거 같아요.

  • 4. 눈버렸다
    '19.1.23 11:07 AM (203.170.xxx.68) - 삭제된댓글

    논문도 아니고
    이런 장문을 어떻게 읽으라고
    요약을 하뎐가

  • 5. .ㅇ.
    '19.1.23 11:43 AM (59.12.xxx.242)

    손혜원 의원 목포 구도심 입도선매 사건에 대한 이데일리 문화관련 기자의 의견(펌)
    잘 읽었습니다

  • 6. 그린
    '19.1.23 1:20 PM (175.202.xxx.87)

    너무 긴글이지만 거의 다 읽고 글쓴님의 방향을 알았습니다.
    며칠전 다스뵈이다 를 보면서 ,정부나 지자체가 당연 해야될일을 ,정치 행정가들의 표 의식으로 보호지역으로 묶을수없는일이 많다는것을 알았습니다.
    당연히 사용수익에 제한이 따르고 오르는경우보다는 떨어지거나 정체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으니카요...
    손 의원 님은 이래서 정치인은 아닙니다.
    님 말대로 그가 정치인였다면 이런걸 고려하지는 않을테니까요...
    저는 손의원을 주위 의식하지 않고 순수한 국민의 한사람처럼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인정합니다.
    얼마안돼는 푼돈이라도 그의 행동을 존중하는 한사랑으로 쪽수확대를 위해 후원금을 보내야겠습니다.

  • 7. ....
    '19.1.23 2:17 PM (116.34.xxx.12) - 삭제된댓글

    퍼온 글이라서 제 글은 아닌데요

    적산가옥이라는 이름은 해방직후에 나온 개념으로 이른바 '불하'재산 개념이에요 귀국 일본인의 재산처분문제였지요.

    그런데 지금 적산가옥이라고 이름붙어있는 것들은 식민지 시대에 그 시절 신도시(목포 군산처럼 식민지 시대와 관련해서 개발된 지역)에 지어진 건축양식이라서, 그 모든게 일본인들이 살던 집이 아닙니다.

    오종종한 근대도시에 모여살던 서민들의 주거양식인거에요. 농촌지역 흙집처럼 직접 지을수도 없고, 제대로 된 한옥은 비싸서 못짓고. 조립식 주택인거죠.

    지금 우리가 사는 아파트가 미국 지배의 산물이 아니듯이요.

  • 8. 소리나그네
    '19.1.23 10:19 PM (223.33.xxx.212)

    저기 윗님.
    소구력이라는 말이 어찌 불편하신지요? 과거 소구럭이라는 딘어를 접했을 때 이게 무슨말이야? 어찌 딱 잡히지 않지 라며 국어사전 막 찾아보며, 이상하다. 이 단어 불편하다 그랬었죠. 이젠 뜻을 알기에 그냥 받아들입니다만, 님은 어찌 그러신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79998 이재성선수 축구국대 17:34:05 22
1579997 지민비조 중요해요. 1 ... 17:32:08 74
1579996 미녀와 순정남을 봤어요 그놈의밥 17:31:35 113
1579995 이재명대표보고 자전거버리고 와 안기는 아이 3 ... 17:29:59 153
1579994 5시30분 정준희의 해시티비 ㅡ 정치번역기 : 화합이란 이런 것.. 1 같이봅시다 .. 17:26:26 46
1579993 아버지께 투표 어디 어디 하시라고 딱 찝어드렸습니다 1 선거운동 17:24:54 185
1579992 애플워치를 애플케어로 새상품 교환 받으셨나요 17:21:21 100
1579991 요트로 세계일주하는 한국 아저씨의 '반전' (펌) 1 보셨나요? 17:19:44 460
1579990 금값올랐다해서 팔고왔어요 11 오우 17:18:37 891
1579989 한동훈은 토론을 5 .... 17:18:29 344
1579988 오늘부터 선거운동 82님들 조심하세요 7 조심 17:17:23 310
1579987 2000년대 중반 4인조 클래식연주 그룹 아시는 분 2 문화 17:15:52 88
1579986 왜 호접난 꽃이 필까요? 3 ... 17:15:17 264
1579985 미용실에서 계속 어머니 어머니 ㅜㅠ 17 싫은 호칭 17:14:31 972
1579984 크리스천분들께 - 베이직교회 조정민 목사님 설교 추천드립니다 2 ........ 17:12:55 175
1579983 오늘 저녁 7시 세종문화회관 조국 대표 오신답니다. 9 .. 17:06:00 423
1579982 양쪽 말을 들어봐야 하는 이유... 7 ㅇㅇ 17:05:30 717
1579981 댓글부대 재미있어요!! 10 오호 17:02:32 671
1579980 식사를 몇 분만에 하시나요 4 .. 17:01:42 331
1579979 버스 파업이 끝났네요 4 버스 16:58:28 739
1579978 암 산정특례 끝났어요..ㅎㅎ 6 5년 16:57:26 1,306
1579977 내일 조국 대표 천안,아산,서산에 온대요. 3 내일 16:54:31 346
1579976 재산이 75억이나 되는 대통령은 무슨 생각으로 살까요? 14 .. 16:54:16 1,117
1579975 자존감 쭉쭉 떨어지는 날이에요 3 ... 16:50:02 764
1579974 다이어트할때 먹어도 되는게 뭔가요? 17 도전!! 16:48:41 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