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좀 더 나 자신을 위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 딸을 위해서...

... 조회수 : 1,987
작성일 : 2011-09-21 10:22:30

저희 친정엄마께서 결혼하고 나서 정말.. 힘들게 사셨거든요.

 

사연이 좀 기구한지라 알아보시는 분 계실까봐 다 적진 못하겠고..

 

지금 저렇게 아버지랑도 잘 지내고.. 항상 웃으며 사시는 게 너무 고맙고 눈물이 날 만큼

 

힘들게 30~40대를 보내셨습니다.

 

맏딸인 울 엄마만 빼고 외가쪽이 다 잘 된 케이슨데.

 

명절에 만나면 우리 부모님은(특히 아빠) 대화에 끼지도 못하시고 뒷마당에서 서성거리셨습니다.

 

 

 

 

 

평생을 그렇게 사시던 부모님께서 3년여전부터 일이 잘 풀리기 시작해서

 

지금은 평균에서 조금 나은 정도로 돈도 버시고 잘 살고 계세요.

 

전 다른것보다 엄마가 그동안 고생한 만큼의 보상을 지금 받는 것 같아 너무 기쁘구요.

 

 

 

 

제가 맏딸인지라..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엄마의 궁상맞은 모습들이 너무 싫었고

 

잔소리도 많이 했어요. 엄마도 그러고 싶어 그리 사는 건 아닐텐데.. 그래도 딸 입장에서 속상하더라구요.

 

바닥에 떨어진 밥이나 내 옷에 흘린 음식을 주워먹는다던가...

 

산 지 5년이 넘은 화장품을 버리지 않고 계속 쓴다던가....

 

다 떨어진 속옷에...  상해가는 음식 나는 못 먹게 하고 뒤에서 몰래 먹고...

 

 

 

 

 

그런데.. 결혼 4년차... 4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어 내 자신을 보니...

 

내가 싫어하는 엄마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더라구요.

 

아이 옷에 떨어진 밥을 후다닥 주워 거부감 없이 내 입으로 가져가는 모습을 보고

 

신랑이 놀라서 그걸 왜 먹어~

 

저도 놀라서;; 나도 모르게 주워먹었네~

 

또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나도 아줌마 다 됐나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하다가...

 

번뜩 뒷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이 오더군요.

 

내 속옷 중에 떨어진 게 몇개였더라....

 

비위가 심하게 약해서 상해가는 음식은 절대 못 먹지만....

 

그 화장품은 왜 아직 안 버렸지...

 

신랑, 아들한테 쓰는 10만원은 안 아까우면서

 

나한테 쓰는 만원짜리 티 쪼가리는 왜 이리 아까울까...

 

 

 

 

 

 

지금 둘째 임신중인데 ( 딸이라고 하더라구요 )

 

딸은 엄마 인생 닮는다고....

 

내 딸도 내가 하는 그대로 나중에 하겠지.. 하는 생각이 드니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우리 엄마야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었다지만...

 

난 내 딸을 위해 좀 더 내 자신을 챙기고 위해야 겠구나..

 

이런건 내 대에서 끊어야지 대물림하면 절대 안 되겠구나...

 

 

 

 

 

절약은 가르치되.. 궁상은 물려주지 않으려 노력해야겠습니다...

 

IP : 115.138.xxx.3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 말씀.
    '11.9.21 11:02 AM (119.192.xxx.21)

    좋은 말씀이에요. 절약은 가르치되, 궁상은 물려주지 말자.

    울 시부모님이 그러세요.
    젊어서 정말 고생하셨고, 남편 중학교때까지 단칸방에 시누랑 시할머니까지 다섯식구가 사셨다더라구요.
    남편 고등학교 2학년경부터 갑자기 잘 되기 시작해서 지금은 큰 외제차 타고 다니는 정도가 되셨어요.

    그런데도 가끔 어머님하고 같이 마트나 장보러 가면,
    어머님은 뭘 사야 하는지를 모르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당장 눈에 보이는것만 사고는 그냥 오시거든요.
    지난번에도 매운걸 못먹는 조카들 셋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해물탕 재료만 딸랑 사오셔서
    결국 조카들은 제가 급하게 해 준 매시포테이토랑 계란말이랑 밥을 먹었다는...
    그럼서 하시는 말씀은 "난 김치 한쪽만 있으면 밥 먹는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558 나경원 자위대 영상.. 10 .. 2011/09/21 2,366
16557 한의원 추천(넘 비싸지 않는 곳) 부탁드릴께요 3 행복한생각 2011/09/21 2,354
16556 어떻게 하면 남편을 기쁘게 해줄 수 있을까요? ㅠㅠ 9 미안스럽.... 2011/09/21 3,218
16555 영어도 못하는데..ㅠㅠ 1 걱정이에요... 2011/09/21 1,889
16554 아이가 눈 안쪽이 아프다해요... 2 둥이맘 2011/09/21 2,125
16553 중딩 아들 교복바지 통 줄여주신 어머니 계신가요? 38 고민 2011/09/21 14,388
16552 이런 경우 어떻게 생각하세요? (무플은 싫어요 ㅠ.ㅜ) 5 여행과 돈 2011/09/21 1,806
16551 수원 사시는 분들 영통하고 신영통하고 거리차가 많이 나나요? 7 ........ 2011/09/21 2,425
16550 일반 전기밥솥으로 현미밥 해먹어도 될까요? 1 현미밥 2011/09/21 6,912
16549 넌 감동이었어... 좋으네요 1 성시기형 2011/09/21 1,729
16548 9.21광고 실렸어요 - 곽노현, 아직 할 일이 남아있습니다. .. 4 경향신문 사.. 2011/09/21 2,607
16547 이혼할때 친정부모님께 미리 말씀하셨나요? 3 .. 2011/09/21 4,272
16546 제주 여행 도와주세요 2 제주 2011/09/21 2,358
16545 전 직장 여직원 이름을 휴대폰에서 바꾸어 저장??? 4 가을 2011/09/21 2,879
16544 왜 예전에 많이 쓰던 크리스탈 물잔 있잖아요... 9 2011/09/21 4,170
16543 중고차 직거래 해보신분 있으신가요? 4 중고차 2011/09/21 2,795
16542 냄비세트 추천 부탁드려요~ 1 h 2011/09/21 2,774
16541 선크림 뭐쓰세요? 13 공유 2011/09/21 4,264
16540 여자 운전연수 강사 추천 부탁드려요. 서울 관악구.. 2011/09/21 2,651
16539 아이허브 주문 후 배송까지 대략 얼마나 걸리나요? 5 허브 2011/09/21 2,601
16538 차량 내부세차 팁좀 주세요..ㅠㅠ 2 힘들어 2011/09/21 5,430
16537 유기볼이랑 비빔기 쓰시는분 알려 주세요 ^^; 2 완투스 2011/09/21 2,815
16536 일반 산부인과 초음파 비용 산부인과 2011/09/21 6,470
16535 포트메리온 전기주전자 괜찮나요 2 주전자 2011/09/21 4,111
16534 회원장터에서 가구 올리시던 '양재동 몽실네'님 연락처를 찾습니다.. 새벽느낌 2011/09/21 2,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