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좀 더 나 자신을 위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 딸을 위해서...

... 조회수 : 1,710
작성일 : 2011-09-21 10:22:30

저희 친정엄마께서 결혼하고 나서 정말.. 힘들게 사셨거든요.

 

사연이 좀 기구한지라 알아보시는 분 계실까봐 다 적진 못하겠고..

 

지금 저렇게 아버지랑도 잘 지내고.. 항상 웃으며 사시는 게 너무 고맙고 눈물이 날 만큼

 

힘들게 30~40대를 보내셨습니다.

 

맏딸인 울 엄마만 빼고 외가쪽이 다 잘 된 케이슨데.

 

명절에 만나면 우리 부모님은(특히 아빠) 대화에 끼지도 못하시고 뒷마당에서 서성거리셨습니다.

 

 

 

 

 

평생을 그렇게 사시던 부모님께서 3년여전부터 일이 잘 풀리기 시작해서

 

지금은 평균에서 조금 나은 정도로 돈도 버시고 잘 살고 계세요.

 

전 다른것보다 엄마가 그동안 고생한 만큼의 보상을 지금 받는 것 같아 너무 기쁘구요.

 

 

 

 

제가 맏딸인지라..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엄마의 궁상맞은 모습들이 너무 싫었고

 

잔소리도 많이 했어요. 엄마도 그러고 싶어 그리 사는 건 아닐텐데.. 그래도 딸 입장에서 속상하더라구요.

 

바닥에 떨어진 밥이나 내 옷에 흘린 음식을 주워먹는다던가...

 

산 지 5년이 넘은 화장품을 버리지 않고 계속 쓴다던가....

 

다 떨어진 속옷에...  상해가는 음식 나는 못 먹게 하고 뒤에서 몰래 먹고...

 

 

 

 

 

그런데.. 결혼 4년차... 4살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어 내 자신을 보니...

 

내가 싫어하는 엄마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더라구요.

 

아이 옷에 떨어진 밥을 후다닥 주워 거부감 없이 내 입으로 가져가는 모습을 보고

 

신랑이 놀라서 그걸 왜 먹어~

 

저도 놀라서;; 나도 모르게 주워먹었네~

 

또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나도 아줌마 다 됐나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하다가...

 

번뜩 뒷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이 오더군요.

 

내 속옷 중에 떨어진 게 몇개였더라....

 

비위가 심하게 약해서 상해가는 음식은 절대 못 먹지만....

 

그 화장품은 왜 아직 안 버렸지...

 

신랑, 아들한테 쓰는 10만원은 안 아까우면서

 

나한테 쓰는 만원짜리 티 쪼가리는 왜 이리 아까울까...

 

 

 

 

 

 

지금 둘째 임신중인데 ( 딸이라고 하더라구요 )

 

딸은 엄마 인생 닮는다고....

 

내 딸도 내가 하는 그대로 나중에 하겠지.. 하는 생각이 드니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우리 엄마야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었다지만...

 

난 내 딸을 위해 좀 더 내 자신을 챙기고 위해야 겠구나..

 

이런건 내 대에서 끊어야지 대물림하면 절대 안 되겠구나...

 

 

 

 

 

절약은 가르치되.. 궁상은 물려주지 않으려 노력해야겠습니다...

 

IP : 115.138.xxx.3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은 말씀.
    '11.9.21 11:02 AM (119.192.xxx.21)

    좋은 말씀이에요. 절약은 가르치되, 궁상은 물려주지 말자.

    울 시부모님이 그러세요.
    젊어서 정말 고생하셨고, 남편 중학교때까지 단칸방에 시누랑 시할머니까지 다섯식구가 사셨다더라구요.
    남편 고등학교 2학년경부터 갑자기 잘 되기 시작해서 지금은 큰 외제차 타고 다니는 정도가 되셨어요.

    그런데도 가끔 어머님하고 같이 마트나 장보러 가면,
    어머님은 뭘 사야 하는지를 모르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당장 눈에 보이는것만 사고는 그냥 오시거든요.
    지난번에도 매운걸 못먹는 조카들 셋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해물탕 재료만 딸랑 사오셔서
    결국 조카들은 제가 급하게 해 준 매시포테이토랑 계란말이랑 밥을 먹었다는...
    그럼서 하시는 말씀은 "난 김치 한쪽만 있으면 밥 먹는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147 하이원리조트 6 .. 2011/12/08 1,853
45146 연말정산.. 2 연말정산 2011/12/08 1,011
45145 학원은 없나요? 1 삼수생 2011/12/08 808
45144 아까전에 선행학습 댓글을 보았는데요... 11 초3엄마 2011/12/08 2,472
45143 현대건설 부모님 병원비 11 지원 되려나.. 2011/12/08 2,728
45142 경찰, 선관위 해킹 '윗선없다'에 무게…금명 발표 12 세우실 2011/12/08 1,215
45141 장미인애란 배우가 누군가요??? 30 시청자 2011/12/08 9,188
45140 초등 조카 아이를 보면서... 40 안타까움 2011/12/08 8,545
45139 선행이 필요한 아이도 있지만, 이게 무슨 선행이란 말인가요 ? .. 1 인플레 2011/12/08 961
45138 인간관계 참 회의가 드네요.. 35 우울한 날 2011/12/08 14,087
45137 사탕바구니는 어디서 살 수 있을까요? 3 ^^ 2011/12/08 589
45136 선관위 투표소이동및 내부조작사건은..미궁으로 빠지나여? 2 .. 2011/12/08 577
45135 화장실 횟수가 늘었어요. 5 걷기 운동후.. 2011/12/08 1,324
45134 한복도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되나요? 1 .. 2011/12/08 767
45133 돌잔치를 점심/ 저녁으로 나눠서 하는데 돌떡을 어떻게 해야 될까.. 4 .... 2011/12/08 1,063
45132 반기문의 댓가 6 비누인 2011/12/08 2,218
45131 '가카의 빅엿' 언급한 현직 판사 "SNS심의? 내 트윗도 심의.. 세우실 2011/12/08 805
45130 유사광우병 의인성(醫因性) CJD환자 국내서 두 번째 발견이라네.. 10 호박덩쿨 2011/12/08 977
45129 일산부근에 화상 전문병원 알려주세요 1 흉터 2011/12/08 2,112
45128 월세....연말 정산에 대해.. 2 ... 2011/12/08 688
45127 겨울에 뭐해야 할지 고민 하는분들.. 티즈 2011/12/08 660
45126 방충망에난 구멍.. 7 방충망 2011/12/08 2,364
45125 창신담요 어떤가요 13 추워요~~ 2011/12/08 2,694
45124 부산에서 전라도 영광까지 가는 가장 빠른 교통편이 뭘까요? 2 여행하고 싶.. 2011/12/08 2,393
45123 양재 코슷코 최근에 갔다오신분? 남자 패딩 있나요? 1 .. 2011/12/08 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