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직장에 매여 바쁘게 살다가
얼마간 좀 여유가 있어져서 큰 맘먹고 돈들여 뭘 좀 배우기로 했어요.
전 공부,운동, 악기(머리와 몸에만 기록되는것)외에 돈주고 뭘 배운 경험이 없고
이왕 배우려면 유튜브나 이런거 보고 따라하는거 안하고 좋은 선생님 찾아가서 배우자.
자꾸 재료가 들어가고 만들어서 결과물을 남기는건 정리하기도 나중 치우기도 힘들어 되도록 하지 말자 주의입니다.
이번에 배운건 흔히 여자들이 손으로 하는 그런 작업류인데요.
우선 엄청난 가격에 놀랐고(하기로 결심한거라 꼼꼼하게 알아보지도 않고 결재를 한 바보같은 경우)
그 가격에도 배우는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놀랐고
너무나 허접하게 쉬워서 놀랐고
더 놀란건 몇번 수업받는동안 딱 세가지의 기법을 배웠는데(유튭이나 핀터레스트보면 10분이면 따라할 거 같은 기술)
그나마도 차근차근 이론부터 재료다루는법 이런걸 가르치는게 아니라
따짜고짜 이거 하나 만드세요. 하고 던져줍니다.
난 완성품 그거 필요없고 그냥 몇가지 방법을 배우고 싶은데요 하니.......그건 전문과정에서나 알려주는거랍니다.
그래서 일단 첫번째 뭔가를 만드는데 반절은 자기가 다 막 해줘서 정신없이 완성해서 빨리 가라고 등떠밀듯 하더니
어떤날은 오시기 힘들텐데 두개 한꺼번에 하시라면서 두개를 던져 줍니다.
그도 역시 본인이 엄청 서둘러서 반절은 다 자기가 해 버리고요.
그 와중 본인이 뭘 열심히 하길래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딱 하던걸 멈추더군요. 세상에 그게 무슨 대단한 원천기술이라고
(집에와서 유튭보고 따라해서 금방 이해했고요)
마지막 날에는 뭔가 다른걸 하나 가르쳐 주려나 했더니 똑같은 방법으로 세상 촌스럽고 쓸데없는 물건을 하나 만들라고 또 엄청난 속도로 서둘러 댑니다.
여자들이 모여서 하는 이런 소소하고 이쁜 공방들은 다 이런 분위기인지, 이 돈을 내고 대체 내가 왜 이런걸 배웠는지 2019년을 시작하는 1월에 완전히 사기당한거같은 이 기분 뭘까요. 저도 일을 하는 사람이지만 바보 아니고야 이돈에 이거 배운단건 말도 안되는데 이런것도 조직에 몸을 담고 서로 정보들 교환하고 해야해서 하고들 있는건지.
전문과정이란게 웬만한 사이버대학 1년보다 기간은 훨~~씬 짧고 학비는 훨씬 비쌉니다.
돈벌기 힘들다는데 진짜 세상에 돈 쉽게 버는 사람도 많은거 같아요. 정말 쇼킹한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