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분가했어요. 13년 힘든 시집살이 했구요.
주변에 집성촌처럼 시집식구들 옹기종기 모여 살았고, 모든 집안 대소사 제 몫이었고, 남편도 남의 편이었어요.
여기까지만 얘기하면 물려받은 재산이 많았나보다..라고들 하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는 집이었고, 빚까지
있다는걸 나중에 알았어요.
그래도 애들 낳고, 참고 살다가 단 한번의 결정으로 바로 분가해서 지금은 잘 살고 있어요.
분가전후 82에 글도 두어번 남겨서 베스트로 가고 응원과 질책도 많이 받았지요. 바보같이 살았다구요.
네..맞아요. 고구마같은 삶을 살았지요. 나만 참으면 된다고, 착한 며느리 컴플렉스 걸려서 홧병 최고치에
몸 다 망가진후 하루만에 결정해서 분가했지만요. 지금은 그때랑 180도 다른 성격이 됐어요. 무일푼으로 분가해서
고생고생해서 지금은 먹고 살만하고, 남편일도 잘 풀리고, 저도 안정된 직장 다니고 있고, 아이들도
착하게 잘 성장하고 있어요. 어제 시어머니랑 통화하는데, 그러십니다.
십원 한장 없이 나가서 니들이 잘 살아줘서 너무 고맙다고..이 말씀을 서너번은 더 하시길래,
어머니가 있어서 안해주신것도 아니고, 없어서 못해주신걸 원망 한한다고..(선산 토지보상금 나온거 있어서 남편은
저 여태 고생했으니까 몇 백이라도 주실줄 알았다고 하는거 절대 주실분 아니고 우리꺼 아니니까 욕심내지 말라고
했어요) 신경쓰지 마시라고..
근데 와닿질 않아요. 제 생일때도 문자오는데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진심으로
너를 딸로 생각한다고...아이고 어머니..저를 진짜 딸처럼 생각하셨음 약골이고 삐쩍 마른 저를
그리도 부려먹고 폭언에 조선살이 시집살이 시키셨나요. 명절, 엄마생신에 친정 못가게하시고..
유산 두번 하고나서 미역국은 커녕 니가 먹고 싶은 반찬 니가 해먹어라...하고, 곁에 사는 친구가 와서
미역국 끓여주고 집청소 해주고 갔어요. 저 불쌍하다면서..친정은 멀리 있고, 시어머니 나몰라라 하고
몸 약한 저를 탓하기 바빴고, 시어머니 계모임조차 집에서 저혼자 음식 다 만들게 하고,
성질 더러운 시동생 폭언 참아가며 8년 데리고 살았고, 제사며 집안 대소사 음식 다 하게 만들고,
유산한 며느리 데려다 일 시킬 생각만 하신 그분이 어제 저한테 고맙다고 하는데 와닿겠어요..
십년 넘게 같이 살았기 때문에 시어머니를 누구보다 잘 알아요. 지금 저희가 점점 더 잘 되어가고 있고
제가 안정된 직장 다니니 미리 숟가락이라도 얹으려고 하시죠. 시어머니 욕심많고, 이기적이예요.
남들한테 하는거 보면 알잖아요. 계산적이고, 시샘도 굉장히 많아요. 제가 직장 쉬다 다시 다니게 된것도
집에서 놀고 있다고 '니가 집에서 놀고 있는 주제에' 라는 말을 몇 번 들었어요. 일하다 몸이 아파
몇 달 쉬고 있을때지요..이거 불과 2년전이예요. 그런 분이 저를 무슨 딸처럼 생각하고 사랑한다고..
소름끼쳐요..사실...대놓고 한번씩 말하고 행동합니다. 제 기분 상하면 전화도 안하고 차갑게 말
다 잘라버리고, 하고 싶은 말 다합니다. 시어어머니가 눈치 많이 보고, 요즘은 친척들한테 그러신대요.
작은 며느리 (저와 정반대 성향) 보고 나니 큰애한테 너무 미안하다고..누가 그러대요.
시어머니가 복을 차도 너무 심하게 차서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넜다구요. 남의 편이던 남편 지금은
제 편입니다. 제수씨 보고나서 너같이 잘하는 여자 세상에 없다라는거 알았대요.
진작에 제가 진심으로 잘해드릴때 제 마음 헤아려주셨음 어머니 돌아가실때까지 모시려고 했던거 어머니 당신이
날려버리신지 이미 오래입니다. 다만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이건 진심입니다. 저희 식구들 어머니한테 바라는거
아무것도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