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친구중에 한명이 소위 무속인 기질이 선천적으로 있대요.
그 친구네 집안이 그렇게 외할머니가, 엄마가 그렇게 신내림을 받았던 집이라는데
그 아이도 그 기운이 있어서인지 그렇게 다른사람이 볼수없고 느낄수없는 감수성이라는 것이
좀 발달했대요..
그 아이가 어느날
우리집에 와서 딸아이와 숙제 하고 간적이 있었는데
잠시 저에 대해 이렇게 짧게 이야기해주었대요.
"나무같은 분이시네,
한자리에서 모든 풍상과 계절을 다겪으시고.
가슴아픈일이 있어도 슬기롭게 잘 이겨내오시고.
그러면서도 책임감은 강해서 한번 마음먹은 것은 끝까지 책임을 지려고 하시고
감수성도 있으면서도 성격도 있으시고.
그래서 한번씩 독하고 가슴아픈 말도 하시는데도 남편과의 사이는 그다지 멀지 않네.
건강이 약간 안좋으신지 건강검진 잘해봐야 할것 같아.
그리고 엄마를 위해 늘 기도해주시는 분이 계시네.
초가집이 보이고, 기도해주는 손도 보이고..
엄마옆엔 여자 두명이 보이는데 그게 누군지 난 알수가 없어.
혹시 엄마의 동생일수도 있고.
일머리도 있으신데다가 지혜로움은 당연 돋보이시고.
건강만 하다면 아마 손녀들 돌보면서 편안한 할머니가 되실거야, 나중엔"
나무같은 사람은,
저말고도 누구나 해당되는 말이겠지요?
한자리에서 비바람을 맞고, 그가운데에서 꽃이피고 열매를 맺고.
그러면서도 저는 많은 위안이 되었어요.
저는 평소에도 나무가 되고싶었거든요.
별들이 호화롭게 펼쳐진 밤하늘아래 호젓하게 서있는 나무처럼
고요하고 운치있고 싶었거든요.
건강에 그리 자신없는것도,
그래서 맘이 약한줄 알았는데 그런 제가
가끔은 표독스러운 말도 할줄도 알고 성격도 있다니.
저도 몰랐던 부분이었는데
제게도 그런 까스명수같은 시원한 구석이 있다니
명치끝이 짜르르 풀리는 것같아요..
가끔, 힘들고 마음아플때
나는 나무같은 분이시네 라는 말을 생각하면
저절로 다시 기분이 나아져요.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그런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