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관리형 인간이 아니라
집안 관리도 못하고-,.-
보통때는 그냥 너저분하게 있고
딱 기본만 해요.
나 하나 겨우 건사하고 살아요
그리고 인생 모토도 내 삶을 잘 살자 라서..
지금도 공부하고 봉사하고 운동하고 즐겁게 살아요.
애들은 둘인데요
모든 일에 내적인 동기가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서
-이건 반은 진실이고, 반은 관리형 인간이 아닌 자의 변명-
공부고, 뭐고 좀 멀찍이 떨어져서 보려해요.
큰 애 중2인데 시험 끝나면
대충 몇 점이라고,,,내가 물어보기도 전에 애가 얘기하면
오,, 그래..잘했구나..아,,예상보다 안나온 과목이 있네..
점수가 못나온게 있으면 둘이 엄청 웃어요..
넌 엄마아빠가 전공이 **인데 그걸 젤 못하네 하고요.
뭐 이정도 이야기 하고 성적표도 온라인에서 확인 안해요
애가 얘기 한거랑 같겠지 싶어서요.
첫애는 여태껏 예체능 빼고 사교육 한 번 받아본 적 없고
한글, 수학 델꼬 가르친 적 없는데
상위권이고, 얼마전부터 집 앞 독서실 끊어달라 해서
그렇게 해줬더니 열심히 해요.
요번 기말 목표는 평균 97이래요.
자기 진로도..특목고까지 고루 고려중인데
제가 설레발 치면 아이가 더 의욕 없어 하고 뻐팅기는 거 같아서
뒤에서 있다가 한 번씩 엉덩이나 밀어줘요.
아이가 요새 적극적으로 홈피도 들어가보고 하나봐요
넌 뭐든 야무지게 적극적으로 잘한다..인생 잘 살겠구나 해줬어요.
나이 차이 나는 초등 1학년 둘째는요,
더더더더더 자유분방한 아이라서
아침에 방에 들어가보고 깜놀..
쟈켓이 4-5개 바닥에 널부러지심
치워줄까 하다가 아,,애가 불편해하지 않으면 일단 두자 싶어
바닥만 좀 진공청소기 돌리고 나왔어요
있다 오면 방을 어떻게 하면 더 좋을것 같니 대화 좀 해보려고요.
안타깝게도,
반에서 한글이고 수학이고 젤 못하는 편에 속해요.
3년 가까이 외국서 살았는데
따로 안가르치고 외국 커리 그대로 따라갔더니
한글도 겨우 떠듬떠듬하고, 수학은 뭐 개념정리도 안되어있...
혹시 관계에 문제가 생길까봐 좀 염려되어
받아쓰기 전 써보고 했더니 좀 나아졌는데
ㅎㅎㅎ여전히 뭐.
오늘 받아쓰기 날인데 어젯밤 깜빡잊고 준비 안해서
아침에 얼른 깨워 막 다그치고 싶은거 겨우 참고
너 어떻게 하고 싶니, 빨리 해보고 갈래 그냥 갈래
네가 결정해라..했더니
첨엔 자기 문방구 뭐 사러 가야 한다고 그냥 많이 틀릴래 ..하더니만
가기 전 맘 바꿔서 한 번 해보겠다고 하네요.
기특해요 철부지고 망나니스러운데
그래도 자기꺼 하나씩 조금식 나아지는거 보면요.
넌 배우는 자세가 참 좋다...잘하고 싶은 맘이 있구나..엄청 칭찬해 줬어요.
전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잔소리 안한 편이에요.
오빠한테만 신경쓰셨죠.
어려서 100점 맞은 적 많지 않고
초등때 공부 못한 편이에요.
중학교 고등학교 가면서 해볼까..하는 맘 들면서
좋은 대학 갔고, 유학도 갔고
지금 40중반에 다시 박사과정이에요
제 주위 공부 좀 했던 친구들 봐도
저처럼 아직까지 배우기 좋아하는 사람,,많지 않아요.
전 그게,
부모님이 저를 달달 볶지 않고 그냥 내뒀던 덕분에
(집이 우환이 있었어서 더 그런 것도 있어요)
배움에 정이 안떨어져서..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늘, 딱 하고 싶은만큼만 했어요.
조금만 더 힘내고 야무지게 욕심내면 확 올라갈 수도 있었겠죠.
내적 동기가 생기는 시점이 있었던 것,,
내가 원하는 것들을 알아가고 쫓아가본 경험..
수많은 실패 경험,
그래도 지금 나쁘지 않게 잘 살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과 내적평안.
이런 요인들 때문에
조바심이 덜 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여유주고
스스로 선택하게 해주고,
좋아하는 것을 쫓아가게..그게 세상의 시간표와 조금 다르더라도..
그렇게 해주고 싶어요.
딱 애들 뒤 한 발짝 뒤에서
지켜보고 너무 탈선하지 않도록 한번씩 잡아주고
엉덩이 밀어주고,
돌아올 수 있는 든든한 베이스 캠프 되어주기
실수해도 또 다른 기회가 온다는 것을 삶으로 보여주기..
그렇게 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이 사실 치열하네요^^;;;;;;
늘 타협해야하나,,,더 용기내어야 하나..고민하게 되는 현실에 사니깐요.
결론:
어느정도는 무관심했고 적당히 나를 실패하도록 놓아준 부모님께 감사
집안이 이혼 재혼으로 엉망진창이었는데
지금은 이제 원망도 미움도 다 놓았어요..
전 제 지금의 소박한 인생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