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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말없는 시아버지 옆구리 찔러 절받은 이야기

그게 조회수 : 3,024
작성일 : 2018-11-22 11:47:45
어제 말없는 저희 남편 왠일로 본가에 전화해서 본인 엄마(시어머니)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어머니가 아버지 바꿔줄게~하면서 남편이랑 전화하다가 아버지를 바꿔줬어요.

우리 시아버지, 저희가 시골에 가면 '응 왔니' '밥 먹자' '잘 가라' 이 세 마디가 전부인..진짜 말 없는 분이에요.
연세는 80대 중반이시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논, 밭으로 날마다 출퇴근 정확하신 분이고요.
머리를 쓰기보다는 오로지 몸하나 믿고 일하는 분이라서
아직도 지게 지고 다니시고, 약 치기보다는 낫 하나 들고 종일 풀 베시고요
비 안 올 때, 바가지로 물 퍼나르기 왕복 100회라도 하시는 진짜.. 묵묵하게 일하시는 무뚝뚝한 분이시거든요.
그렇다고 저희한테 도와라 같이 하자 한마디 없으신 분이고요.


말없는 남자 둘이 뭔 이야기를 하겠어요

남편 : 잘 지내시죠?
아버지 : 응 잘 지낸다
.
.

.
.
.
남편 : 애들 엄마 바꿔드릴게요.
ㅎㅎㅎ

(저는 말도 많고 애교도 많고 시끄러운 편이라 어쩔 땐 남편이 부담스러워하는 1인)

저 : 아버님 저녁 진지 잡수셨어요?로 시작해서 블라블라 떠들다가.. 
아버지 보고싶어요 사랑해요! 하니
아버지 : 응.
저 : 응이 뭐예요. 아버지 사랑한다고요.
아버지 : 그래.
저 : 아이 무슨~~ 답장을 하셔야죠. 답장요. 아버지 사랑해요!
아버지 : 그래.
이때쯤 우리집은 애들이랑 남편 킥킥거리고 있고
전화 너머로 어머니가 아버지더러 "답장하래잖아. 답장~"하니까
아버지 : 아, 그거 답장을 어떻게 하는 건가?
저 : 사랑한다. 해야죠. 제가 다시 해볼게요. 아버지 사랑해요!
아버지 : 응 그래 사랑한다.

ㅎㅎㅎ이렇게 해서 사랑고백을 받아냈습니다.


진짜 말씀 없으신 분인데
놀러와라! 하고 끊으셨어요.

편도 4시간 거리라서..1년에 얼마 못 가는데
설 전에 한번 뵈러 가야겠어요.

IP : 122.34.xxx.137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18.11.22 11:54 AM (222.109.xxx.238)

    님 참 성격 좋으시네요~~
    사랑받으시겠어요~~ 전 곰과라서.......

  • 2. ,.
    '18.11.22 11:58 AM (180.66.xxx.164)

    저도 애교없어서 그런성격은 타고나는건가요? 아님 클때 환경이 어땠나요? 유쾌하신분같아 부러워요^^

  • 3. 무뚝뚝한사람
    '18.11.22 12:05 PM (27.173.xxx.13)

    무척 명랑하고 밝으신 분인가봐요.
    부러워요. 저는 시댁가면 자동 부동자세라고 하나 굳어져 버려서 말한마디도 몇번 생각하고 하거든요.
    비결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살면서 밝고 에너지 주는 사람이랑 있으면 저도 기분이 좋거든요.

  • 4. 우와
    '18.11.22 12:08 PM (183.98.xxx.95)

    대단하신 분입니다

  • 5. 그게
    '18.11.22 12:11 PM (122.34.xxx.137) - 삭제된댓글

    비결이 있다면.....시부모님이 편해서인 거 같아요.
    시댁이 친정만큼 편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 부모님은 정말 편하게 해주시거든요.

    그리고 말 한마디도 별 생각 없이 편하게 하는 거?
    (쿨럭..이거 남편이 가끔 뭐라 해요. 생각 좀 하고 말하라고요 @.@)

  • 6. ....
    '18.11.22 12:12 PM (58.238.xxx.221)

    이렇게 넉살좋게 어른한테 말씀하시는 분들 신기해요..ㅎㅎ
    남편이 옆에서 좋아했겠네요~ ㅎㅎ

  • 7. 그게
    '18.11.22 12:13 PM (122.34.xxx.137)

    비결이 있다면.....시부모님이 편해서인 거 같아요.
    시댁이 친정만큼 편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 부모님은 정말 편하게 해주시거든요.

    그리고 말 한마디도 별 생각 없이 편하게 하는 거?
    (쿨럭..이거 남편이 가끔 뭐라 해요. 생각 좀 하고 말하라고요 @.@)

    그보다 우리 아버지가 어제 너무 귀여우셨어가지고, 그리고 저도 오랜만에 사랑한다 소리를 남자!한테 들어봐가지고 업되어서 자랑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ㅎㅎ

  • 8.
    '18.11.22 12:31 PM (112.149.xxx.187)

    원글님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기분좋게 웃다갑니다.

  • 9.
    '18.11.22 12:37 PM (39.7.xxx.11)

    원글님 너무 귀여우셔요^^
    시부모님께서도 시집살이 안시키고 좋은 분이신듯...

  • 10. 화목한 집안
    '18.11.22 2:14 PM (42.147.xxx.246)

    참으로 복많이 받고 사는 집안 입니다.
    앞으로도 복 많이 받으세요.
    나까지 행복해지네용 ㅎㅎㅎ

  • 11. 너무
    '18.11.22 3:23 PM (121.155.xxx.165) - 삭제된댓글

    사랑스런 며느리네요.
    우직한 시아버지도 귀여우시고 ㅋㅋ

  • 12. 쓸개코
    '18.11.22 3:50 PM (218.148.xxx.123)

    부러운 성격 가지셨어요. 시아버님도 참 좋아보이고 원글님 성격도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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