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를 마치고 집에 왔어요.
이번 가을 순례길은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길이었답니다.
빈대 때문에 순례길을 안 간다는 분들 글을 봤는데
전 두번의 순례길 중 두번 다 물렸어요.
약 먹고 바르고 3박4일하니 가라앉았구요.
이번엔 추석이 지나자 마자 갔는데 좀 늦게 떠난
탓인지 갈리시아 지방에 들어서면서
눈보라를 이틀 겪었구요.
비도 엄청 내렸는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는 날 잠깐 해를 보고는 그 담날부터
하루종일 비가 주륵주륵..
서유럽의 말로만 듣던 겨울장마를 제대로 겪었어요.
순례 후 포르토,코임브라,파티마,리스본 순으로내려가서 파리를 거쳐 어젯밤 총 55일 만에
집에 왔답니다.
제 여행을 죽 훝자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 후에
2박 3일을 묵었고 포르투갈 여행을 했지요.
포르투갈은 처음갔는데 전부 버스여행을 했어요.
숙소는 부킹닷컴으로 예약하며 다녔는데
제 개인적인 느낌은
리스본 보다 포르토가 더 아담하고 예뻤고
와인을 잘 모르지만 포르토와인이 다른 와인 보다
좋았어요.
브랜디 20%에 와인을 섞었다는데 풍미가 좋았고
도수가 높아서 달다고 마냥 마셨다간
걸어서 못나옵니다..ㅋ
코임브라는 대학도시인데 조용하고 아담하고
예뻤어요.
골목을 뒤지면서
올라가다 보면 언덕 위에 대학교건물이 넘 아름다운데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한 팀 있어서 따로
걷는다고 걸어도 곧장 마주쳐서 저도 중국인
광광객이 되었네요.
파티마에서는 종교적인 목적 때문에 2박했어요.
산티아고 부터 포르토 까지 3시간 좀 넘게 걸렸고
그 다음 부터 리스본 까지의 도시 이동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고
도착하면서 터미널에서 다음 티켓을 미리 샀어요.
리스본에서 잘 다니다가 파두 공연보러 가는 날
방심해서 가방이 털렸는데 도장을 받았던
순례자여권하고 같이 들어 있던 한국 유심카드를
가져갔네요. 이번 유럽행엔 처음으로
전대를 차고 돈과 여권을 24시간 몸에
둘렀는데 역시 믿을 건 전대밖에 없었답니다.
돌아오는 길엔 리스본에서 처음 타 본 joon항공이
지연되는 바람에
파리 공항에서의 경유시간이 짧아
F에서 대륙간 비행기들이 몰리는 E터미널 까지
죽기살기로 뛰어
막판에 비행기에 오를수 있었어요.
외국 여행 중 이번처럼 뛴 건 처음있는 일.
다음엔 절대로 경유시간 짧은 여행은 안하리라
뛰면서 마음 먹었네요.
집에 오니 막판 이틀동안 카톡이 안되서
남편이 애닮았다고 하길래 괜히 마음 흐믓했고
친구가 보내준 김치에 밥을 두 공기나
먹었어요. 있으몃 안 먹던 김치도 밖에 나가면
왜그리 집착을 하던지요.
그 전에 체중계에 올라가보니
5킬로는 빠졌던듯 해요. 예전 경험으로 보면
포르투갈에서 1.5킬로그람 다시
늘은거 같기도 하구요.
지오디가 가서 산티아고 길이 더욱 유명해젔다고
하네요. 그래서 여행사에선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단체 순례객 모집도 하고 그 길에서 잡음도 들리던데
저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혼자 가는게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길위에서 순례꾼들과 만나고 헤어짐이
반복되고 때로는 서로 돕고 도움을 받는,
마음 따뜻한 길이지요.
걷는게 쉬운거 같아도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고
또 기계적이 되어 어제가 오늘인 듯 시간 개념이
모호한 상태가 되기도 하는,
혼자만의 상상으로 갔다가 낭패길이 될 수도 있답니다.
실제로 견디지 못하고 버스로 건너 뛰는
그런 한국분들도 봤어요.
그리고 순례길을 다면 가을 순례길 보다는 봄 순례길이 나은거 같아요.
전 두번 다 가을 길을 갔는데 봄에 갔던 여행자가
가을 길을 채 마지지 못하고 건너 뛰었는데
봄과 달리 가을은 해가 늦게 뜨고
또 일찍 지고 뭣보다 황량함이 견디기 힘들었다고
하네요.
하긴 봄 메세타 초록의 밀밭길이 가을엔 추수가 끝나
황량한 사막길인데 쉽지 않았겠지요.
전 다음에 간다면 봄에 한 번 더 생각이 있는데
프랑스길이 아닌 다를 길로 도전할랍니다.
글솜씨가 없어서 조만간 삭제 예정입니다.
1. ㅇㅇ
'18.11.21 5:33 AM (82.43.xxx.96)잘 걸으시고 무사히 돌아오신걸 축하합니다.
그리고 글 지우지 마세요. 글이 생생하게 느껴지는걸요.
환승시간 짧은건 저도 경험이 많아서 더 생생하게 느껴졌어요.
밥이랑 김치랑 많이 드시고 푹 쉬시길....
포토 와인은 저도 요즘 흠뻑 빠져있어 그 맛 잘 압니다.
맞아요. 달다고 막 마시다가 숙취 장난아니게 겪습니다.
근데도 몇달째 마시는 중입니다. 살도 3키로 짜군요. ㅠㅠ2. ...
'18.11.21 5:46 AM (119.71.xxx.172)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뿌듯 ~행복 하시겠네요
부럽기도 하구요
저도 꼭 걷고 싶은 길이예요
꼭 갈 수 있겠죠?3. 와
'18.11.21 5:46 AM (222.101.xxx.249)삭제하지마세요~
이렇게 좋은 글을.
걸으면서 그 길을 상상해봤어요. 감사합니다 원글님.
그리도 잘 돌아오신것 기쁘고요.4. &&
'18.11.21 5:56 AM (47.148.xxx.43) - 삭제된댓글내년 가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봄으로 바꾸는 것 고려해 봐야겠군요.
주위에서 같이 가자고 하는데
혼자 가려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네요.
시리즈로 올려 주시면 재미있고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타이틀을 순례길로 해서 올려주시면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찾아 읽겠어요.5. 부럽네요
'18.11.21 5:59 AM (174.73.xxx.192)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저도 가고 싶은데 52살이라 잘 걸을 수 있을지 겁나네요 ㅜㅜ6. 부럽네요 님
'18.11.21 6:09 AM (125.178.xxx.159) - 삭제된댓글저는 60이 코앞입니다.
리스본 호스텔에서 저보다 훨씬 연배가 높으신 분들을 만났어요.
혼자 여행다니시는 분들이었는데 7순이 다 되시는 분들의 저력을 느꼈네요.
저는 영어공부에 박차를 가해 3년후 또 나갈랍니다.
이번엔 영국으로 아일랜드까지 다녀올 계획입니다. 그럴려면 영어공부가 필수네요.ㅠ7. 정말 부러워요
'18.11.21 6:25 AM (175.125.xxx.154)저도 책만 열심히 읽고 막연히 동경만 하는 곳입니다.
포르토 예쁘단 소리는 많은 사람들이 얘기 하더군요.
전 바르셀로나 여행길에 사온 포르토 와인 넘 사랑합니다.
진심으로 무사히 여행 마치신거 축하드려요.
이렇게 후기 남겨주시니 또 이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이 순례길의 꿈을 꾸고 훗날 그 길을 걸으시리라 믿습니다.8. 축하드립니다
'18.11.21 6:58 AM (172.56.xxx.35)계획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정보나누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9. morning
'18.11.21 7:14 AM (119.203.xxx.233)저는 53살 ^^
매일 꿈만 꿉니다.
원글님, 대단하십니다. 글만 읽어도 위로가 되는데 안지우셨으면 좋겠네요.10. 잘 마치신 것
'18.11.21 7:18 AM (87.63.xxx.226)축하드립니다. 순례 여행은 아닌데, 이번에 순례길 대부분을 거치게 되었어요. 순례자를 위한 곳이 아닌 일반 숙소에서도 빈대를 조심해야 하는지요?
11. 사랑
'18.11.21 7:49 AM (218.39.xxx.17)정말 부러워요. 용기가 없어서 나서지 못하는데
이리 순례기 올려주시니 저도 따라나서고픈
맘입니다.12. oo
'18.11.21 8:04 AM (218.237.xxx.203)지우지 말아주세요
생생함이 살아있는 멋진 글인데 지우지 말아주세요
언젠가 그 곳에 가기를 꿈꾸고 있어요13. 저는
'18.11.21 9:22 AM (72.234.xxx.218)딱 10년 전인 2008년에 9월10월에 걸쳐서 산티아고 순례길 다녀왔었어요. 평상시 운동 해 본 적도 없었는데 가서 처음에 엄청 고생했었죠. 그래도 지나고나니 좋은 추억으로 간직되네요. 저는 나중에 포르투갈 길 걸어보고 싶어요.
14. 와~~~
'18.11.21 9:34 AM (222.121.xxx.81) - 삭제된댓글넘 대단하시네요..부러워요
머릿속으로 순례길을 떠올리며 읽었어요.
지우지 않으실 거죠~~?
좋은 글 감사하고,저도 희망을 가져봅니다.15. 인생0521
'18.11.21 10:21 AM (112.216.xxx.42)이 책 추천해요..화가가 쓴 순례 책인데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따뜻하겠지'
16. ....
'18.11.21 10:38 AM (210.100.xxx.228)안전히 순례 마치신 걸 축하드립니다~
전 냉담기간이 꽤 긴 신자였는데 냉담기간에도 그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가 야고보 성인과 까미노였어요. 저도 언젠가는 홀로 그 길을 걸어보겠습니다~ 용기 낼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17. 자유
'18.11.21 11:04 AM (110.46.xxx.98)순례길 걸어가는 날을 기대하며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18. 와우
'18.11.21 11:43 AM (61.84.xxx.134)순례길 도움됩니다. 감사~
19. 힐링
'18.11.21 12:03 PM (103.252.xxx.103)잔잔하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 ....
'18.11.21 12:38 PM (59.15.xxx.61)우왕~~부럽네요.
저는 벌써 무릎을 망가뜨려서
엄두도 못냅니다.
마음으로 님을 따라갔다 왔네요.21. ...
'18.11.21 4:54 PM (211.203.xxx.68)무사히 다녀오신 거 축하드립니다^^
부럽네요~몇 년 내로 가려고 준비 중인데 같이 가려는 친구가 체력부터 기르라고 닦달하네요.
워낙 저질 체력이라 걱정되지만 원글님 여정을 읽으니 꼭 가고 싶네요.
포르투에서 한 달 살기가 제 버킷리스트인데 포르투도 다녀오셨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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