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년전쯤
회사 점심 시간에
근처 작은 공원 뒷산을 산책하다가
이녀석을 알게 되었어요.
숲속 산책로 사이에 놓여진 의자에 올라앉아
오가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앉아서 얘기 나누는 사람들에게
거리낌없이 다가와 애교를 부리던
애교짱인 녀석이었죠.
이런게 개냥이란 거구나 싶게
어찌나 애교가 많던지
집에서 무뚝뚝한 고냥이를 모시고 살던
저에겐 개냥이의 진수를 보게 해준 녀석이었어요.
삼색냥이에 중성화가 된 파란눈을 가진 녀석.
얼굴이 조막만하고 등치도 별로 크지 않아서
그래봐야 두살정도 되었겠거니 짐작했어요
종종 그곳으로 산책을 가면
햇살 따스한 곳 나무 풀숲에서 동그랗게 몸을 말고
파란 눈에 햇살을 가득 담고 있고
어떤 날은 제가 앉아있는 곳으로 냥냥~ 거리면서
다가와서는 격하게 몸을 부비고
기분 좋다고 발라당 배를 보이면서 애교를 부리곤했죠
자주는 못가도 가끔씩 가서
저만치서 햇살 받고 있는 녀석에게
안녕? 애교쟁이! 하고 인사하면
냥냥~ 거리면서 막 달려오던 녀석.
주면 캣맘님이 밥이랑 물을 잘 챙겨주셔서 그런지
녀석은 별 탈 없이 잘 지내는 것 같았어요.
그해 겨울에는 친구가 생겼는지
못보던 노랑무늬 고양이가 녀석과 함께
항상 같이 햇살을 쬐고 있기도 했고요.
작년에는 그쪽 공원쪽에는 잘 나가보지 못했는데
어쩌다 한두번 가도 보이지 않길래
어디 다른 곳으로 갔나. 놀러갔나.
그러고 또 잊고.
올해도 다른 곳에서 산책을 하다
지난달에는 오랫만에 이 공원쪽으로 산책을 나가보니
애교쟁이와 애교쟁이의 짝인 노랑둥이가
같이 햇살을 받고 있네요
참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보니
욘석 털도 윤기가 하나 없이 푸석하니 많이 빠진듯도 하고
아픈지 침도 너무 많이 흘리고 여위기도 해서
참 안쓰럽더라고요.
애교쟁이....
인사를 건네니 아프면서도 냥냥~ 인사하던 녀석.
밥 주시는 캣맘 아주머니가 오셔서 살펴주시기에
얘길 들어보니
욘석 이 아주머니께서 밥 주면서 만난지 벌써 9년이래요.
세상에.
얼굴이 작고 몸도 작아보여 처음 만났던 때 기껏해야
두살. 지금은 서너살 됐겠거니 했는데
9년이나 된 노령묘였네요.
아주머니는 본인이 밥주기 시작했을때가 9년전이니
그전에는 몇살이었을지는 모르겠다고...
9년 동안이나 꾸준히 밥 챙겨주시는 캣맘님도 대단하고
애교쟁이도 대견하고...
오늘 또 산책가서 녀석 찾으니
양지바른 쪽 의자에 짝꿍이랑 같이 식빵굽고 있네요.
아프지 않고 즐겁게 소풍보내다 가면 좋을텐데
둘이 짝꿍처럼 항상 같이 앉아서 햇살 쬐는게
예뻐보이면서도
오늘은 참 슬프기도 하고.
그냥 애교쟁이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