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 관심이 많아요.
거의 다 찾아보기도 했고요....
미스터 션샤인은 일단 영상미가 훌륭하고 배우들 연기도 다 괜찮고 시나리오도 뭐 그만하면
중박은 되고 전체적으로 괜찮은 편이예요.
그런데 그 시대에 관심이 많은 제가 중간중간 지루해서 보다 말 정도로
전개가 루즈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막 스피디하고 이런 거 좋아하는 편도 아닌데도
전개가 지지부진한 때가 많다고 느꼈어요.
김은숙 작가의 히트작 도깨비도 호평이 자자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전개가 지지부진하고
영상미로 때우고 공유랑 김고은이 줄곧 말장난만 계속해서 참고참고 보다 6회부터 껐거든요.
도깨비만큼은 아닌데, 역시 이 드라마도 뭔가 사건전개가 느리더라고요.
중후반부터는 좀 속도감이 붙어서 볼 맛이 나더군요.
그리고, 이병헌 캐릭터-유진 초이....
이병헌이라는 배우에게는 전혀 호감이 없고 비호감입니다. 연기력은 인정합니다.
이병헌은 유진 초이로 인생 캐릭터 중 하나를 얻었습니다.
유진 초이는 어린 시절의 그런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음에도, 천애 고아로 머나먼 타국에서 떨궈졌음에도
훌륭하게 극복하고 성숙한 인격의 남성이 되어 조선으로 돌아옵니다.
부모를 죽인 원수의 가문의 아들과 손자를 용서하고 손자 김희성과 우정을 나누고....
같은 처지로 부모를 잃고 조선을 떠난 구동매의 행적과는 사뭇 대조적이죠.
구동매와 유진초이는 천한 출신에, 조선에 부모를 잃고 조선을 증오하며 고국을 떠난 점이 아주 닮았지만
성향이 아주 달라서 비슷하게 보이질 않네요.
세 남자의 우정과 농담이 짠하고 재미있었어요.
여주인공 김태리는 세 남자가 인생을 걸 만큼 매력을 보여야 하는데,
제가 볼 때는 글쎄요~고애신 캐릭터에 걸맞는 여배우가 딱 떠오르질 않네요.
뭔가 발성도 작위적이랄까...듣기가 부자연스러웠네요.
양반가의 딸로서 고아함과 기품을 갖추고 세 남자가 인생을 걸 만큼 여성으로의 매력이 탁월하며
나라를 위한 구국충정에 인생을 불태우고 남장과 총이 잘 어울리는 여배우가 캐스팅이 쉽진 않겠죠.
무엇보다 중요한 유진 초이와의 남녀케미가 부족해 몰입이 덜 되었어요.
이병헌은 멜로 연기에도 부족하지 않은데, 김태리와 남녀케미가 좋지 않은지 둘이 절절하게 사랑하는
느낌이 부족했어요.
일제강점기를 다룬 드라마가 여럿 있는데, 미스터 션샤인만큼 자본을 투입하지 않았는데도
절절하게 다가왔던 드라마가 경성스캔들입니다.
남녀 케미도 좋았고 드라마 전개도 좋았고요.
경성스캔들보단 못한데 인상적이었던 드라마는 서울1945도 있었고요.
하여튼 전체적으론 괜찮은 드라마였는데 자본 대비 아쉬운 점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