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늘 하루가 가는동안
창밖의 은행나무잎들이 떨어지고 바람이 불고,비가 오고 천둥이 치던 하루였네요.
그동안 일주일내내 회사로,학교로, 어린이집으로 떠났던 가족들이
오늘은 일요일이어서 소파에, 부엌식탁앞에, 텔리비젼앞에, 모두 모여있어서
다른 어느때보다도 더 충실하게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반찬을 만들어 내오고
빨래를 널고, 6살 된 어린 아들의 세수도 씻겨주고, 설겆이도 하고 틈틈이 다람쥐 쳇바퀴돌듯이
일을 했네요.
부엌으로, 뒷베란다로,안방과 앞베란다,작은방들을 넘나들다가
오후 4시무렵 집을 나와 도서관에 갔다왔어요.
잠시 비가 그친 보도블럭에는 단풍잎이 선연하게 별처럼 박혀있고,
생각난듯이 번개가 이따금씩 치는 산능선마다 바람이 불어서 나무들이 굽이굽이 흔들리는
스산한 가을오후,
아마 이렇게 11월이 오려나 봐요..
생각해보니,
저는 하루가 무척 길어요.
늦게 아기를 낳아서 키우느라 일찍 잠들수가 없었거든요.
첫아이때에도 아이가 낮에 좀 잠을 자면 밤에는 좀처럼 잠들질 않아서 저도 못자는 바람에
자야 할 시간을 놓치면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거든요.
그러더니, 결국은 그게 불면증으로 이어져서 밤 12시이전에는 잠이 오지 않다가
아이가 아홉살 무렵으로 접어들무렵, 조금씩 그 고질적인 불면증이 고쳐지는것 같았어요.
그러더니, 큰아이가 열살이 되었을때 그해 여름에 뒤늦게 아들을 낳았더니,
또 실미도부대원같은 육아에 힘을 쏟다보니 또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그 불면증이 또
왔네요.
이젠 아이도 여섯살이나 되었는데
전 여전히 불면증이에요.
웬만하면 밤 12시이전에 잠이 들기가 쉽지않아요.
캄캄한 방안 이불속에 누워 잠이 오지가 않아서 베란다유리창너머 반사된 가로등불빛이
천장에 그려진 모습을 보기도 하고, 갑자기 예전일도 생각나기도 하고
뜬금없이 밑도끝도없이 시한구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정말 잠이 오지 않아요.
82맘님들은, 언제 주무시나요.
지난 여름밤에는 너무 잠이 오지않아서
밤 12시가 다 되어갈 무렵에, 아파트주차장으로 나와 우리집 창문을 올려다보니
그새 잠들었는지 우리집주변을 중심으로 불꺼진 창문들이 제법 많더라구요.
어떻게 하면 잠을 잘, 편안하게 잘수있고
밤 10시쯤엔 자면 참 좋을텐데,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