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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아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어요.

반달곰양 조회수 : 1,992
작성일 : 2018-10-27 23:02:10
미운 다섯살이라고 하는데 요즘 왜 이렇게 예쁜 말을 많이 하는지..
직장 다닌다고 많은 시간을 함께 못하는게 너무 아쉬울 정도에요

며칠전 퇴근 후 어린이집에서 아이 찾고 마트 들려서 장 보고 집에 가는길이었어요. 갑자기 아이가 “엄마! 하고 급하게 부르더라고요 왜?!~ 했더니 하늘을 가르키며 엄마!!! 아까부터 달이 따라와요! 하더라고요. 달이 아까부터 따라왔어?! 우리00가 좋은가 보다 했더니 네!! 아까부터 따라왔어요! 너무 예뻐요! 그러더라고요.

어떤날은 아이 아빠가 데리 자는데 갑자기 막 우는 소리가 들여서 안방에 가보니.. 남편이 자면서 햇님달님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호랑이가 엄마를 잡아먹었어요!” 이 부분에서 엄마 하면서 울었다고 제가 그거 옛날이야기야 하고 엄마 여기 있어 하고 재웠습니다. 다음날 등원하는데 갑자기 훌쩍이면서 울먹이더라고요. 당황해서 왜 그러냐고 뭐 속상한거 있어?! 했더니 엄마가 어제 호랑이에게 잡혀 먹어서 속상해요.. 엄마 여기 있어 속상해 하지마 했더니 “엄마 지금 옆에 있는데 어제는 호랑이에게 잡혀 먹어서 너무 속상해요. 라고 말하는데 너무 감동 받았어요. 이날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아이가 한 말에 하루종일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이번에 새러 산 차가 있는데.. 13년동안 끌었던 차는 제가 정이 들어서 처분 못하고 출퇴근으로 쓰고, 보통 주말에 새차를 타요. 10월 초 연차 써서 쭉 쉴때 새차만 타고 다니니깐 갑자기 아이가 엄마 하얀차(13년된차)는요?! 하고 물어요. 오늘도 이거 탈꺼야 새차가 더 좋지?! 했더니 아이가 말을 안해요 그래서 왜?! 하고 물었더니 저는 둘다 좋아요. 라고 조용히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새차만 타면 흰차가 속상할까봐 그래?! 했더니 네.. 라고 말하더라고요. 이젠 사물에 감정까지 생각하며 배려하는 모습에 감동 ㅠㅠ

8월 남편이랑 아이랑 헬로카봇 극장판을 보고왔길래 재미있었어?! 하고 물으니 재미있었어요! 신났어요 하더라고요. 그래서 헬로카봇이 나쁜 사람 잘 물리쳤어?! 하고 물었더니 아이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쁜 사람 없었어요.” 라고 하는데... 권선징악. 선과악 이분법적 사고에 빠져 아이에게 그런 질문을 한 제가 부끄럽더라고요.

오늘은 세식구서 외출했는데 바람이 많이 불었잖아요. 아이가 차 안에서 밖을 한 참 보더니.. 엄마?! 아까부터 나무들이 춤을 춰요! 하더라고요. 그 표현력에 놀라서 어떻게 춤을 추는데?! 했더니... 짱구처럼 손을 왼쪽 오른쪽으로 바꾸면서 이렇게 울라 울라 하고 신나게 춤을 춰요 라고 말하는데 그 표정과 웃음이 너무 귀여웠어요 ㅠㅠ

사실 우리 아이보다 더 말 잘하고 예쁘게 하는 애들 많겠지만 전 너무 감동받고 눈물 날뻔한게... 아이가 말이 많이 느려서 3세때 언어치료를 일년동안 받았습니다. 병원에서는 수용언어는 문제 없는데 표현언어가 떨어진다고 언어치료 벋을 정도는 아니다 했는데.. 사실 그때 남편이나 저나 일에 치여서 아이를 거의 엄마에게 맡겼고 저흰 일만 하고 평일에는 집에 가도 애랑 놀아주기 보다는 잠자기 바빴거든요.
엄마도 본인 생활이 바쁘셨던 분이여서 아이가 정서적으로 좀 허 할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팀장님께 그 동안의 이야기를 하고 3월부터 칼퇴후 아이와 많은 이야기 하고 함께 하고 있었어요 칼퇴하고 아이에게 집중 했는데 몇개월 사이에 성격도 달라지고 표현력도 달라지고 애교도 느는 아이를 보니 아이보다 일이 우선이었던 지난 시간이 너무 아깝고 아이에게 미안해지더라고요.
올 3월과 지금의 우리 아이는 너무 달라요.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가 달라진다는 말 정말 실감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아이를 보며.. 부족한 부모이지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어야겠다 더 많이 사랑해줘야겠다 하고 다짐하게 됩니다

IP : 219.254.xxx.2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10.27 11:43 PM (223.38.xxx.100)

    자식이 실은 부모란 생각을 많이 합니다.
    삶의 반성도, 멈춤도, 배움도 모두 자식으로부터
    나오죠.

  • 2. 자려다가 로그인
    '18.10.28 12:26 AM (14.49.xxx.133)

    아이고 예뻐라. 5살 아이가 너무 예쁘게 말하네요.
    고운말투가 엄마나 아빠를 보고 배웠겠죠?^^
    아이의 변화를 감지하고 아이를 위해 시간을 내고 노력하는 엄마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 3. 어머
    '18.10.28 12:46 AM (14.39.xxx.67)

    5세6세 키우고 있는 엄마인데 글 읽으며 울었어요
    아이가 너무 사랑스러워서요
    뒷부분읽고 더 울컥했네요

  • 4. ㅠㅠ
    '18.10.28 12:50 AM (223.33.xxx.62)

    너무너무 이뻐요!
    이런 소중한 이야기, 같이 나눠줘서 고맙습니다.
    저도 아이와 원글님께 배우고 갑니다.

  • 5. ^^
    '18.10.28 10:51 AM (61.85.xxx.249)

    너무 너무
    이쁜 아이입니다
    공감력이 정말 소중한 능력인데
    공감력 최고예요!!

  • 6. 아이고
    '18.10.28 11:35 AM (108.30.xxx.5)

    이뻐요 이뻐 너무 이뻐요
    이러니 일하는 엄마들 어떻게 출근하실까요. 엄마마음이 참 무겁겠어요 아침마다 출근 때마다
    아이들은 참으로 많은 것을 깨우쳐줘요.
    온 마음으로 정화작용을 해주네요.
    요 며칠 82에 정말 읽으면 잠도 잘 못잘 정도의 글들이 많았는데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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