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때 친했던 친구가 있어요 학교는 달랐는데 연합 동아리에서 친해졌죠
그 동아리는 몇번 나가지도 않았는데, 따로 만나면서 친해졌어요. 저는 그 친구를 좀 동경했던 것 같아요. 눈이 크고 아담하고 귀엽게 생긴 친구였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는 늘 인기가 없고, 저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말을 좀 함부로 한다거나...남자관계가 복잡하다거나..그런 이유로 은따를 당하더라구요...저에게 하소연도 몇 번 했고, 다른 학교라서 매우 자주 보는 사인 아니었고 6개월에 1번 정도 만났던 사이라서, 자주보는 친구도 아니니 안쓰럽기도 하고 해서 잘해주고, 당시 과외 알바를 많이 했던 제가 만나면 밥도 자주 샀어요. 그리고 사실 제가 나이가 한살 더 많거든요.
만나면 밥은 주로 제가 사고 커피는 그 친구가 사고 하던게 반복되던 때 조금씩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그래서 그만 만날까 하던 때, 언젠가 이 친구가 자기랑 영화를 보자고 하더라구요. 지금도 기억나요. 코엑스에서 조조로 했던 영화였고 아이스 에이지였는데...그 친구가 늦어서 제가 사놓은 영화표를 날리게 되었어요 ㅠㅠㅠ 좀 화가 나더라구요..약속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와서 거의 아침겸 점심 먹을 시간이 다 되었는데 마르쉐를 가자고 했어요...지금은 없어진 추억의 마르쉐...밥 먹고 나니 4만원이 나왔어요. 혹시 그날도 밥값 낼 생각 안하면 이제 진짜 안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언니 오늘은 내가 살게' 라고 하면서 자기가 계산을 하더라구요..
그 이후로 여러가지 사건이 있었어요. 이 친구가 소개해준 남자를 제가 사귀기도 했고, 저는 그 남자랑 헤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이 아이랑 조금 껄끄러운 일이 생기기도 했고....그리고 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이 친구는 원래부터 고시하는 학과였기 때문에 고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멀어졌죠. 명문대생이었고 좀 이기적인 면이 있는 만큼 학점도 4.5에 가깝다고 해서 고시는 당연히 한번에 붙을 줄 알았는데....붙었다는 소식을 듣지 못한채 몇년이 흘렀어요. 그동안은 연락도 하지 않았죠. 그 사이에 제가 먼저 결혼을 해서..결혼식에 부를까 생각도 했는데, 아마 제 기억으론 이 친구가 그 당시 핸드폰 번호도 바꾸고 해서 연락을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결혼한 그 해 여름에 한번 더 연락이 와서 제가 서울에 가서 이 친구를 만났고, 결혼했다는거 알리고, 고시공부하는 그 친구에게 또 밥을 사주고 응원해주고 돌아왔고. 그 이후로는 정말 7년간 연락이 없었어요......
7년만에 문자를 받았을 때 거의 10년에 가까운 고시 생활을 마치고 행정고시에 합격했다는 내용이었어요....너무 반갑더라구요. 그리고 만나자고 하길래 또 만났어요.....그때도 제가 밥을 샀고..(자꾸 밥 밥 밥 산 이야기에 집중을 하는것 같은데 이상하게 그게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때는 정말 반갑고 좋아서 이야기도 자주 하고, 진짜 자주 보자고 하고 헤어졌어요....
제가 먼저 연락을 할 수도 있는데, 이제 막 사무관 생활에 적응을 해야 하는 아이에게 연락 먼저 하기도 뭐하고..저도 일하고 애 키우느라 바빠서 연락을 또 하지 못했죠......잘 지내나보다만 생각했어요.
그리고 2년이 지나서 올해 다시연락이 왔습니다...결혼한다고요...아무 고민없이 갔어요. 가서 축하해주고왔어요..갔는데 신부 친구석이 많이 휑하더군요...가길 잘했다 생각이 들었고, 제가 와준거에 대해서 많이 고마워하는거 보면서 또 가길 잘했다 생각이 들었어요. 신혼여행 다녀오면 꼭 연락하겠대요. 꼭 만나자고 하더라구요. 그러나 이미 두달이 다 되어가는데 연락이 없네요...
이 친구에게 저는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