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다섯 살 때, 미국에 있었는데요
어느 날 열이 나기 시작해요
38-39..정도 떨어지지가 않네요
얼젼트 케어 갔는데 뭐 다른 징후가 없어보인다..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감기약, 해열제 처방
열이 안떨어져요
다시 갔더니 항생제 처방
그래도 열이 안떨어져요 더 높아져요
응급실 갔어요. 거의 3-4시간 대기.
딱히 잡히는게 없다
또 항생제 바꾸어서 처방.
열이 이제 40대로 나고,
아이는 밤마다 아프다 아프다 하며 잠을 못자요
큰 아이들도 있었는데
그 아이들도 이렇게까지 아픈 적이 없었거든요
이제 열 난지 4일이 넘어가는데
병명도 모르고, 열은 계속 오르고
설사 시작하면서 목 뒤 림프가 부플어 오르고
눈까지 시뻘개 지더라고요
온 몸은 불덩어리.
의사는 계속 지켜보자고만..ㅠㅠ
온 가족이 손붙잡고 기도했어요 살려달라고..ㅠㅠ
보통, 다른 병의 경우 해열제 먹으면
열이 내렸다가 시간 지나면 다시 오르곤 하쟎아요?
이건 아무 약도 듣질 않고 계속 열이 나니
정말 아이가 아파하더라고요.
목도 부풀어올라서 움직이질 못하고,,
이러다 애를 잡을거 같아서 열 나고 5일인가 6일 째에 다시 응급실.
그제서야, 대학병원으로 연결시켜 주었어요.
(여기는 주치의 없으면 병원 가기도 쉽지 않아요)
거기서야 겨우 가와사키 판정을 받았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은데
여기서는 가와사키가 흔치 않은 병이라 다들 생각 못하는 듯했어요.
바로 입원했고 면역 글루불린 한 병 맞고 나자 열이 씻은 듯 나았어요.
한국에선 4박 5일 입원하던데
여기서는 딱 1박2일 하고 퇴원.
그 때 마침 있던 보험을 살짝 바꾸던 시기라
딱 6주 동안만 싼 보험을 잠깐 들었었더랬어요.
보험 커버액에서 몇 십만원 빼고 딱 맞아떨어진 금액이었었죠.
1박 2일에 5-6천 들었어요.
심초음파만 1-200만원에 판독비가 또 따로 어마어마하게 들더라고요.
암튼,
어제 귀가 길에 이 에피소드가 생각나서
그 때의 절박함이 떠오르며 눈물이 막 났더랬어요.
정말, 우리 아이를 살릴 수만 있다면
전재산을 잃어도 좋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서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