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난한 여자의 노래

난설헌 조회수 : 3,326
작성일 : 2018-10-20 21:37:45

가난한 여자의 노래

얼굴이며 자태며 어디 빠지랴
바느질도 길쌈도 척척이지만

가난한 집안에 파묻혀 자라니
중매쟁이라곤 얼씬도 안 하네.

추워도 배고파도 아무 티도 안 내고
온종일 창가에서 베만 짜고 있네.

어버이만은 나를 가련케 여기시지만
남들이야 어찌 내 신세를 알아주랴.

밤 깊도록 쉴 틈없이 베를 짜느라
덜그럭덜그럭 차가운 베틀이 울고 있네.

베틀에 걸려 있는 명주 한 필은
누구의 옷이 될까.

한손에 가위 들고
삭둑삭둑 가위질을 하고 있으니

차가운 밤 기운에
열 손가락이 시려 오네.

남 시집갈 때 입을 옷은
잘도 짓는데

정작 나는 해마다
홀로 잠들 뿐.


-----------------------------

가난한집 장녀로 태어나
가장노릇하느라
혼기도 놓치고
오늘 같은 주말저녁도
일하고 있는 분들
저말고도 있겠지요??
부모 형제 다들 일 안하고(못하고)
본인이 일해서 먹여살려야하는.......^^;;

서른 초반까진
신세한탄도 하고
참 억울하고 속상했지만
서른 후반인 지금은
이런 삶을 받아들였어요.^^

요즘 밤마다 미스터 션샤인을 다시보기 하는데
낚시장면에서 허난설헌의 시가 나오더군요.

문득 예전에 즐겨읽던 난설헌의 시 한편이 떠올랐어요.
그냥 내 신세랑 딱 맞아서
마치 내 이야기 같아서
한동안 많이 들여다봤었어요.

추워지는 가을밤
다시 스물스물 올라오는 처량한 생각에
이 시를 다시 꺼내 읽어봅니다.^^


우울한 내 인생 홧팅!!
IP : 110.70.xxx.17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18.10.20 9:44 PM (178.191.xxx.124)

    홧팅!
    좋은 분 만나서 따뜻하게 지내시길.

  • 2. 재미나게
    '18.10.20 9:46 PM (121.129.xxx.115)

    글도 쓸줄 아시고 문학 센스도 있으신데요
    힘들 순 있지만 여유로움이 있으시니 앞으로 충분히 행복하실 듯요. 저도 원글님의 홧팅을 빌어요~^^

  • 3. ..
    '18.10.20 9:50 PM (112.158.xxx.44)

    원글님 멋진 분 같아요. 행복하시길요

  • 4.
    '18.10.20 9:50 PM (211.36.xxx.143)

    마음만은 따뜻한 겨울 보내길 바래요 화이팅~^^

  • 5. ㅇㅇ
    '18.10.20 9:55 PM (121.152.xxx.203)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는 책들 이라는 책을 읽다가
    82에 들어와서 이 글과 딱 마주쳤어요
    문학이 우리를 위로하는 힘에대한
    살아있는 증거네요
    원글님의 글이.
    좋은 시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6. ..
    '18.10.20 9:55 PM (59.6.xxx.219) - 삭제된댓글

    능력있고 결혼은 그렇게 늦은건 아니에요~
    부양의무만 벗어던지세요~

  • 7. 좋네요
    '18.10.20 10:10 PM (116.36.xxx.198)

    이런 지적인 여성이라니!

    재밌는 책이나 드라마, 영화보며
    뜨거운 군고구마 먹으면 좋은 계절이 오네요~
    원글님은 따뜻한 겨울을 지내는 법을 아실듯해요

  • 8. 너무 멋진 분
    '18.10.20 10:53 PM (182.208.xxx.48)

    여러 면에서 많은 걸 갖추신 능력자시네요.
    이렇게 성숙하고 깊이 있는 여성이라니 ! !
    가까이 계시면 원글님께 위안이 될 차 한잔 사드리고 싶네요.

  • 9. FFFFF
    '18.10.21 12:19 AM (211.248.xxx.135)

    댓글에 한숨

  • 10. ㅁㅁ
    '18.10.21 8:16 AM (221.139.xxx.130)

    그런분 한분 알아요
    이제 나이가 오십이 넘어시구요
    괜잖은 분 만나면 부모형제 생각치 마시고 결혼하세요

  • 11. 과연‥
    '18.10.21 10:05 AM (211.229.xxx.228) - 삭제된댓글

    결혼이 원글님을 구원 해 줄까요?
    저도 늦게 결혼 했지만
    결혼하고 나서 내 삶이 다운그레이드 됐기 때문에
    꼭 결혼 하시라는 말을 못하겠어요
    좋은 책 글 많이 읽으시고 좋은 음식 좋은 옷 입고 다니셔요 나를 위해서‥
    저는 자식까지 있으니 내가 좋아하는 것 보다는 제일 싼거만 내 차지가 되니 점점 서러워져요 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67570 오*온 생크림파이 작아서 한통 다~먹을 수 있겠죠? 16 음.. 2018/10/26 2,196
867569 김동욱? 국어쌤 수업은 어디로 알아봐야 하나요? 7 2018/10/26 1,464
867568 토플 잘 아시는 분.. 조언 부탁드려요 9 커리 2018/10/26 1,103
867567 광명역 인근 살기 어떤가요? 17 홀로서기 2018/10/26 4,001
867566 저도 외제차 일제 캠리 4000짜리 사도 될까요? 47 . . . 2018/10/26 5,186
867565 더치하자고 말하면 이상할까요~? 15 .. 2018/10/26 2,964
867564 최상위권 학생들도 사춘기 겪었나요 15 인연 2018/10/26 3,748
867563 솔직히 남혐이 안 생길수가 없네요.. 21 정말 2018/10/26 3,367
867562 홀몬에 비해 키가 덜자랐다던데요 5 대학병원 2018/10/26 1,206
867561 (펌) 당신이 몰랐던 김재규 5 10.26 2018/10/26 1,602
867560 차라리 담배를 피라고 해요. 45 .... 2018/10/26 6,501
867559 혁신중학교 어떤가요 6 ... 2018/10/26 1,326
867558 부추오징어전 해먹으려구요 7 비오네 2018/10/26 1,582
867557 드럼세탁기 세제... 싸고 잘빨리는 걸로 추천해주세요~ 1 ... 2018/10/26 1,641
867556 초1 여자아이 친구문제. 조언좀 부탁합니다. 21 ㅡㅡ 2018/10/26 4,268
867555 사이비 종교단체같은 부동산 투자 강사 리스트 여기다 나열합시다 4 리스트 2018/10/26 1,058
867554 숙명 쌍둥이 2학기 중간고사 성적 22 .... 2018/10/26 20,447
867553 대딩딸 참 힘들게 하네요.. 16 .. 2018/10/26 6,362
867552 시집살이 심하게 시킨 시어머니의 장수 47 이런 마음 2018/10/26 17,315
867551 가족 일본(도쿄)여행 추천 부탁 드립니다. 4 Mpplps.. 2018/10/26 1,357
867550 남친이 원래 별로 저를 안좋아하는거 같아보이세요? 18 프리지아향기.. 2018/10/26 4,481
867549 유은혜 장관에게 왜 거품물었는지 알겠네요 51 아야어여오요.. 2018/10/26 6,312
867548 평창 갈만한 곳 어디있나요 5 평창 2018/10/26 1,699
867547 오늘 경량패딩 입어도 괜찮을까요? 3 .. 2018/10/26 1,990
867546 서로 연락안한지 6일째 먼저 연락을 해봐야 할까요? 14 캥거루 2018/10/26 1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