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너무 당연한거같지요. 맞아요. 너무 당연합니다.
근데 한사람과 진심으로 깊고 진실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면 착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달라, 라고요.
얼마전에 방송했던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제주도초등교사 사망사건을 보았어요.
그것을 보면서 단순히 사이비 종교가 원인이었구나, 라고 접근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아마 그 관계에서 속았던 사람들은 초반에는 참 진실하다고 믿었을 것이고 그것이 그 사람을
신뢰하면서 의지하게 되고, 이상하고 미심쩍은 구석이 조금씩 발견되더라도...
이미 처음에 뿌리깊게 박혀있던 의지하는 마음, 이 사람은 다른 사람과 다를것이다 라는 마음은
거의 확신에 가까워서 마음을 돌이키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방송에서는 그것은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표현하더군요. 이미 그것에 익숙해져서 달아날 수
없을 지경에 이를러서 도망치지 못했을 것이라구요.
생존한 피해자의 인터뷰를 보니깐, 가해자가 이상하다고 여겨졌지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을
거둘수가 없었고 이 사람만 믿으면 내가 좀 더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어요.
저는 이 사건에 비할바가 아니지만, 어느 한 남자와의 관계에서 참 많이 힘들었는데요.
저는 평소 이성적이고 좀 냉소적인 편인데, 이 한 남자가 제 입안의 혀처럼 굴면서
잘해주고 공감해주고, 뭔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어렵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그 때 든 생각은, 이 사람은 다른 사람과 좀 다를 것이다, 아니 다르다... 라는
것이었죠. 그래서 관계를 유지해가면서 물들듯이 익숙해지고, 의지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이 사람의 사소한 거짓말이 발각되고, 좀 이상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정말
이상한 것이였다! 라는 걸 조금씩 확인하게 되면서도 관계를 끊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답답하다, 바보같다고, 하겠죠. 저도 그랬으니깐요.
근데, 막상 깊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마음을 나누고, 처음에 호감있었을 때부터의 그 사람은
이런 사람일것이다..라는 나만의 평가가 뿌리깊이 박히면
이상한 구석이 발견되더라도 그 뿌리를 도려내서 도망치기 힘든 것 같았어요.
그리고 하나를 용서하고 관계를 유지하면 또다른 문제가 또 생기고, 또 그걸 용서하고 넘어가주면
또 생기고...... 나중에는 겁이 나더라구요. 내가 어디까지 관용을 베풀 수 있을까 싶어서요.
그 관계를 놓지 않기 위해서 하나둘 .. 계속 봐주는 심리가 되더군요.
아마도 그알에 나오는 사건의 피해자들도, 이미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계속 이번만 넘기면
이번만 넘기면...이러면서 관대해진 게 아닌가 싶어요.
끊어내야지 하면서도, 저도... 학습된 무기력에서 가장 예로 많이드는 발목이 묶은 코끼리와
같았던 것이지요. 그 관계에서 발을 빼고, 지나고 보니.... 정말 무엇엔가 씌인것이었나 싶을정도로
그 때는 감정과 머리가 이미 그 관계에 몰입 혹은 중독된 상태였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상황들이엇다..라고 생각했는데
얼마전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 여교사사망사건을 보고 나니, 제 심리상태도 이해가 되어지더라구요.
저도 나름 현명하고 굉장히 이성적이다 라는 평을 듣는 사람인데도 말이죠.
사람 너무 믿지 말라,
인연의 첫단추를 잘 끼워라,
인연 함부로 맺지 말라,
너무 좋은 말들이죠.
그리고 너무 당연한 말들입니다.
근데 처음에 내가 힘들때, 혹은 내가 힘들지 않더라도 나의 까다로운 취향을 잘 맞춰주며
입안의 혀처럼 굴면서 뭔가 통하는구나 느끼게 해주는 것들....위로 받게 하는 것들...
이제는
경계하면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세상에 공짜는 없죠.
그리고 처음에 좀 미심쩍고 이상했던 것은, 나중에도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저도 설마설마 하면서 하나둘, 넘겼던 것이, 나중에는 고통으로 다가왔으니깐요.
결론은 없네요...
그냥, 제가 느낀것 말하고 싶었어요.
모두들,
좋은 인연 맺으시길, 소중한 인연만 잘 유지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