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노력을 더 하라는 말이 늘 맞는 건 아니에요

ㅇㅇ 조회수 : 1,759
작성일 : 2018-09-29 12:08:40
저는 직업 특성상 가정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노력이 부족해서 인생 안 풀린다며 남들 가르치려 하는 사람들 보면.. 잘 이해 안가요
주어진 환경에서 더 잘될 수도 있는데 노력 안하고 남탓 하는 사람들도 많긴 한데요
정말 주어진 환경에서 벗어나기 너무 어려운 사람들도 있어요
저랑 친하게 지냈던 대학 동기.. 고등학교 시절 내내 전교 1등만 했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스카이 입학했고요.
집안은 너무 어려웠어요.
아버지 택시 기사 하시다가 친구 중학생 때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셨고요.
동생 둘 있는데 그 중 한 명은 장애인.
집은 경기도에 있는 작은 빌라였는데 그것도 월세였어요.
그런 어려운 환경에서 학원 하나 제대로 못 다니고 전교 1등해서 스카이 입학한 대단한 친구에요.
학교 다닐 때 늘 과외하느라 정신 없더라고요.
학비랑 생활비 모두 자기 힘으로 해결해야 했으니까요.
그러면서 공부는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학점 좋아서 졸업 전에 이름 들으면 다 아는 메이저 공기업 사무직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졸업할 때쯤 친구 어머니가 몸져 누우셔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셨어요.
동생들은 대학생 고등학생.. 자기 앞가림 하기도 바쁜 상황이라 졸지에 친구가 가장이 되었어요.
친구 직장이 손꼽는 공기업이라 월급이 결코 적지 않았는데도 참 힘들어 보이더라고요.
지금 친구 30대 초반 되었고 직장 생활한지는 거의 10년 되었어요.
자기 월급으로 어머니 월세집 청산하고 전셋집으로 옮겼고요.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고 옷 한 벌 사는 것도 고민이라는 친구에요.
이제야 시집 갈 돈 모은다네요.. 그 동안 가족한테 쓰느라 모은 돈이 없대요.
주어진 환경에서 항상 최선을 다한 친구인데도 잘 사는 게 만만치 않더라고요.
이런 환경이 드문 게 아니에요. 생각보다 참 많아요.
제가 일하면서 이런 안타까운 사연 정말 자주 봐요.
가족에게 돈 안 들어가도 되고, 자기 혼자만 잘 살면 되는 사람들이 노력 운운하는 게 저는 잘 이해가 안가요.

IP : 42.29.xxx.4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8.9.29 12:11 PM (39.7.xxx.99)

    본인이 노력 안해서 가난한 사람도 있지만
    환경적으로 정말 힘든상황이라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도 있는데 가난하면 다 노력을 안해서 그렇다고 치부해 버리는건 잘못된것 같아요.

  • 2.
    '18.9.29 12:16 PM (175.193.xxx.32)

    그 친구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산것같네요. 아직 30대초라 몰라요. 40대 50대되면 더 잘 살수도 있어요. 노력했으니 가족도 지켜냈다고 봐요. 친구분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 3. ㅇㅇ
    '18.9.29 12:40 PM (58.65.xxx.49) - 삭제된댓글

    나머니 한 동생과 짐을 나누라고 해주고 싶네요.. 그렇게 습관화되면 어떻게 자기만의 인생을 사나요?
    친구에게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제 너무 책임감에 눌려살지 말고 가족들과 나누라고 해주고 싶네요..

  • 4. . .
    '18.9.29 12:43 PM (58.141.xxx.60)

    그 친구도 노력했으니 그정도 사는거죠. .

  • 5. 흠흠
    '18.9.29 12:52 PM (125.179.xxx.41)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못한다고 하잖아요,.. 노력해서 되는게 있고
    한없이 빠져나올수 없는 가난도 있지요....

  • 6. 사람은
    '18.9.29 1:05 PM (112.167.xxx.235) - 삭제된댓글

    목숨 끊어지기 전까지 아무도 모른답니다
    모든 가능성은 존재하지요
    어짜피 확률 입니다

  • 7. 퓨쳐
    '18.9.29 1:53 PM (223.38.xxx.109)

    노력한게 자신에게 돌아올수 있게 제도와 인습이 뒷받침 된 여건에서 노력탓을 해야 맞겠지요.
    재주는 곰이 피우고 돈은 사람이 받는 식이나 공치사 몇마디로 타인의 노력을 갈취하는게 적은 사회가 좋은 사회 같아요.

    하지만 돌아보면 내 인생에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노력 보다도 그냥 주워진게 더 많더군요. 어떤 부모를 만나고 어떤 배우자를 만나고 어떤 자식을 낳느냐는 분명 내가 한 일이긴 맞지만 운명이라고 밖엔 말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더라구요.

    보통의 사람일수록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적은 것 같습니다. 원글님,생각에 동의해요.

  • 8. 시작이 다른
    '18.9.29 2:11 PM (112.154.xxx.167)

    친구가 그만큼 노력했기에 지금 그나마 전세집으로 옮기고 엄마 병수발도 다 감당해냈죠
    그런 노력, 능력이 없었음 어떻게 됐을까요?
    이제 삼십대이니 앞으로 십년후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진 삶일겁니다
    누군진 몰라도 응원해주고 싶네요

  • 9. ㅡㅡ
    '18.9.29 2:21 PM (223.62.xxx.166)

    아이구야 참
    그 친구는 노력해서 그 만큼 이라도 된겁니다
    그 친구한테 노력 안했다 하는 사람 누가 있어요?

    노력이란건 누구와 비교하는게 아니라
    노력 안했을 때의 내 처지,상황,형편과 노력 했을 때으내 처지,상황,형편을 비교 해야 하는 겁니다

  • 10. ㄷㄷ
    '18.9.29 11:57 PM (14.37.xxx.46)

    바뀔수 있는 게 개인의 노력밖에 없잖아요
    님 친구분도 본인이 처한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 정도라도 안정된 삶을 사는 걸 거예요 난 틀렸어 해봤자 안돼 라고 되는대로 살았으면 가족과 함께 완전히 밑바닥으로 떨어졌을수도 있어요 사회제도적 문제는 다른 측면에서 논해야겠지만 한 개인의 입장에서는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죠 그리고 국가는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에게 보상을 해줘서 계층이동이 가능하게 해야죠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는 요즘 사회적 분위기는 정말 안타깝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58890 권력을 바라는 자는 판사가 돼서는 안 된다??? 2 학교로다시 2018/09/29 582
858889 명절제사 상차림 7 ... 2018/09/29 2,079
858888 소장에 거짓말만 쓴 경우 환장하겠네요.. 14 남편이 2018/09/29 3,809
858887 이마트 쓱배송과, 이마트몰 배송은 다른건가요? 1 ..... 2018/09/29 2,240
858886 하얀 물자국(석회질) 어떻게 지우나요? 4 설거지 2018/09/29 3,461
858885 일본 저자들이 쓴 책들에 공감이 많이 가네요~~ 3 ... 2018/09/29 1,508
858884 포도가 싱거운데 구제방법 있나요? 4 자취생 2018/09/29 904
858883 초5 영어 어느 정도 실력이어야 하나요 7 초등엄마 2018/09/29 3,910
858882 자녀 스마트폰 제어하는 앱 문의 궁금 2018/09/29 435
858881 새 식기세척기 냄새 6 괴롭 2018/09/29 2,218
858880 시집가는 딸아이 요리책이요 41 추천해주세요.. 2018/09/29 6,246
858879 유이 어쩜 저리말랐나요.. 3 ........ 2018/09/29 5,973
858878 서울시내 "산"중에서 정상 오르기 쉬운곳 추천.. 15 호야 2018/09/29 2,675
858877 헤어짐의 사유를 이야기해야 할까요 26 마음 2018/09/29 6,492
858876 냉장고 사고 싶은데..고장이 안 나네요. 15 냉장고 2018/09/29 2,820
858875 왜 남편은 시키는 것만 할까 7 맞벌이 2018/09/29 2,317
858874 빌라자가vs아파트전세 17 이사고민 2018/09/29 4,146
858873 변기에 노란 때는 어떻게 없애나요ㅜㅜ 17 궁금 2018/09/29 10,963
858872 목 등이 찌릿한데요 ㅇㅇ 2018/09/29 522
858871 무기력하게 자꾸 늘어지다가 문득 눈물이 나는 날 5 컬렉션 2018/09/29 2,174
858870 콧속이 헐어서 넘 아파요... 9 별총총 2018/09/29 5,235
858869 송파 헬리오시티 의견 부탁드립니다. 18 나나 2018/09/29 5,297
858868 손글씨 교정노트가 있던데... 3 마mi 2018/09/29 1,419
858867 70대 부모님과 대중교통으로 갈만한 국내여행지 16 원글 2018/09/29 6,971
858866 "아저씨 비켜봐" (김현종 sns) 8 ㅇㅇ 2018/09/29 2,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