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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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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맞이, 제 친구 얘기

ㅋㅋ 조회수 : 4,511
작성일 : 2018-09-27 13:52:59
친구가 늦둥이 막내 아들 한테 시집을 갔어요. 친구 시집갈 당시 시어머님이 이미 68 세셨나 했대요. 손윗 동서 두분은 그때 이미 결혼 15 년차. 친구 결혼이 늦기도 했구요.

이 시어머니가.... 명절이 되면 (친구 표현을 옮기자면) 눈이 휘떡 디비진답니다. ㅋㅋㅋ 손님이 별로 없는 집인데 부침개 반죽을 김장용 스텐 다라이에 하시는 분. 고구마 튀김은 한박스씩 오징어는 열다섯마리....
두부 열 다섯모 부친대요. ㅋ 나물은 뭐....
근데 문제는............. 이 시어머님이 음식 솜씨가 너무, 너무 너무도 없어서... 맛 없기도 힘들 부침개를 너무나도 맛 없게 한대요. 대체 어찌하면 그리 맛이 없는지 궁금할 지경으로.
그러니 명절에도 안 먹고, 싸가는 사람도 없고...
명절 마무리 할 주음에 냉동실에 차곡차곡 쌓아 넣고는
다음 명절 1주일 전 주말에 며느리들이 출동해서 육개월 묵은 그걸 죄다 내다 버리는 게 시작이래요.

다들 연차가 있으니 해마다 어머니 이거 보시라고 이거 다 낭비라고 이제 좀 줄이자고 좋게도 강하게도 말해 보지만 늘상

나 죽고 나면 줄여라 한대요.
올해 여든 둘인데 회춘약을 잡숫는가 얼굴은 육십대라네요. 건강하기가 아주...

명절에 도착해 보면 시어머니가 이미 그 다라이 가득 반둑을 개 놓고 기다린대요. 아무리 작은데서 시작을 해도 잠깐 돌아서면 재료를 더 던져 넣고 돌아서면 물을 부어놓고 돌아서면 밀가루를 붓고... 결국은 그 다라이로 옮기게 된다는 전설이 있는 ㅋㅋㅋ
아들들이 화 내고 어느 명절엔 반죽을 싱크대에 갖다 부어도 또 그런대요 ㅋㅋㅋ 평소엔 뭐 이 정도로 이상하진 않은데 명절만 되면 눈이 휘떡 디비진답니다.

올 추석 전 주말에도 갔는데 또 똑닽은 대화가 오고가고...
며느리들끼린 평소에 내가 먼저 죽겠다 안들리게 농담도 하고 했는데
올핸 제 친구가 희한하게 눈이 휘 떡 디비지는 기운이 느껴지더랍니다. (제 친구 표현이 그래요. 순간 다른 영혼이 들어온듯한 ㅋㅋㅋㅋ)

여든 넘은 시어머니가 또
나 죽은 다음에.. 내가 살면 얼마나 운운 하는데
제 친구가 시어머니 눈을 똑바로 보면서

어머니 언제 돌아가실 건데요?

했대요.

순간 모두가 얼음땡.

그 분위기가 막 농담으로 얼버무릴 그런 상황이 아니어서...(그리고 제 친구 몸에 들어왔던 영혼은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그 뒤로 며느리 셋이 무슨 군대마냥 일사불란 그걸 다 들어낸 다음 집을 나와 음식물 쓰레기통에 던져놓고 미친듯이 웃었더랍니다.



압권은.
그리고 추석에 가 보니 시어머니가 또 스텐 다라이에 반죽 해 놓고 기다리고 있더란 사실.

이쯤 되면 병인듯 싶어요.
IP : 218.51.xxx.21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8.9.27 2:08 PM (221.162.xxx.233) - 삭제된댓글

    웃기네요

  • 2. ..
    '18.9.27 2:09 PM (125.183.xxx.157)

    저라면 형님들과 짜고 친정 먼저 가겠어요 혼자 다 하시라고
    그러다보면 줄이시겠죠

  • 3. 방법은
    '18.9.27 2:10 PM (211.193.xxx.228) - 삭제된댓글

    그 냉장고 음식을 버리지 않는 거지요.
    상하든지 말든지...냅두는 겁니다.

    하긴..그런 시어머니 한분 아는데,
    그러면..김치냉장고 작다고, 큰거 사달라고 조른답니다.
    혼자 사시는데, 큰냉장고, 큰 김치 냉장고가 왜 필요하신지...
    밥은 마을회관에서 드시고, 명절, 제사 음식은 며느리가 다 해갑니다.

  • 4. ...
    '18.9.27 2:19 PM (222.120.xxx.20) - 삭제된댓글

    진짜 병이네요.

    이미 한 번 개수대에 쏟아버린 전적이 있으니
    다음번엔 딱 필요한만큼만 부친 뒤 남은 반죽은 다 쏟아버리고 이제 끝~ 하는걸 반복 반복 반복하면 나아질까요?
    시어머니가 반죽을 더 하든말든 상에 올릴것만 하고 손 놔버리는거죠.
    윗님 말씀대로 안 치워주는 것도 방법이구요.

    답없는 사람이네요. 어째요 재료 아깝고 노동력, 시간 아까워라

  • 5. 비슷
    '18.9.27 2:26 PM (58.234.xxx.171)

    몇시간 걸려 내려가도 찌개나 반찬하나 준비 없고 기어다니는 손주가 간다해도 청소기 한번 안 미시는데
    오직 며느리들 전 부칠 반죽과 반죽 그리고 아들들만 좋아하는 떡재료준비에만 집착.(전도 아들들 좋아하는 반죽만 엄청 준비하고 손주들 며느리들 사위들 입맛은 아예 관심없어요)
    며느리들이 반죽하면 조금하니까 아예 저희 오기전에 다라이 반죽 ㅎ 뭐라고 말해도 황소고집에 다음 명절까지 전과 떡이 냉동고에 가득...똑같네요
    그래두 80넘어가고 며느리들이 억세지고 아들들이 자꾸들 짜증내니 기가 죽으시긴 해서 나중엔 저희 맘대로 했어요
    (며느리는 안 무서워도 아들들이 몽땅 진심으로 큰소리내며 짜증내니 진심으로 슬퍼하는데 좀 사이다같으면서도 불쌍도 하셔서 ㅠㅠ)

  • 6. ..
    '18.9.27 2:37 PM (117.111.xxx.19)

    눈이 휘떡 뒤집어진다는 말에 빵터졌어요ㅋㅋ
    저라면 제사상 올릴만큼 몇장 부치고 안하거나
    아예 안도울거같은데 그집 며느리들 순하네요

  • 7. ,,,
    '18.9.27 2:43 PM (121.167.xxx.209)

    시어머니의 인생 낙인가 보네요.
    건강 하시니 다행이다 생각하고
    시어머니 아파서 병원 입원하면 스덴 다라이 반죽은 구경 안해도 되지만
    스덴 다라이 반죽 하는 비용 100배는 더 들어갈거예요.
    버리더라도 어머니 취미 활동비다 생각하면 자식들 속은 편해요..

  • 8. 인생의낙
    '18.9.27 2:52 PM (210.94.xxx.89)

    제 시어머니도 그 많은 전 부치기가 인생의 낙 같으시던데..
    그럼 그 인생의 낙은 귀한 아들들과 함께 하셔야죠.
    맞벌이인데 저도 명절이면 쉬고 싶지 먹지도 않을 전 만들기에 제 힘 쓰고 싶지 않아요.
    시어머니 취미 생활은 시어머니 혼자서 즐기시면 되는 거지요.

  • 9.
    '18.9.27 2:56 PM (168.126.xxx.241)

    전 부칠거 자꾸 자꾸 내준다는 장면에서 우리집 시어머니 생각 나네요.
    어디서 단체로 교육 받고들 오시나 봐요
    며느리 본 김에 전 많이 부치게 하기요.

  • 10. 아울렛
    '18.9.27 4:10 PM (115.21.xxx.65)

    그시어머니를 명절전에 다른집에 가시자고하고 그집에 감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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