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17살 아니 이제 18살되는 강아지가 무지개 나라 갔어요.
전 원래 티비를 잘 안보는데
이번에 남북 정상회담 본다고 틀어둔 상태였고
아침에 아이 밥차려주고
거실로 와서 강아지 두마리 영양제랑 애견용 소시지 사료를 줬어요.
그릇에 담을때만해도 둘이서 낑낑대고 빨리 달라고 했었는데
아이 밥 먹는거 봐주고 거실로 오니
17살 늙은 녀석이 혀빼고 죽어있네요.
바닥에 주저앉아서 나도 몰래 소리지르며
심장 맛사지를 미친듯 했어요
혹시 기도가 막혔나싶어 입벌려서 손가락 넣어보고
이미 심장도 멎어있고 배변을 해놨고
혀는 파랗고 입가에 피도 조금 있었어요.
나는 내가 소세지를 줘서 기도가 막혀죽었나싶어
가슴을 치고 있어요.
늙긴했어도 특별한 병은 없었는데
얼마전부터 귀가 안들리고 잠을 너무 많이 자고
기침을 좀 하긴했어요.
아이랑 나랑 둘이서 미친듯이 울다가
아이는 달래서 학교보내고
남편은 출장이라 밤늦게나 오고
혼자 울면서 예쁜 꽃천에 아이를 쌌어요.
다니던 동물병원에 데려가려고요.
그런데 나머지 다른 녀석이
그 천을 자꾸 푸네요.
벅벅벅 긁어대면서
두또야 잘가
엄마가 미안해.
그런데 엄마는 니가 20살 넘어서도 살거같았어.
하늘가서 우리 엄마랑 산책 많이 해.
지난 5월 엄마 돌아가시고
세상사는게 정말 힘에 부치는데
늙은 강아지마저 데려가네요.
괴로워서 죽을거같아요
출장간 남편에게 전화해서 죽을때 내옆에 오면 안아줬을건데
왜 거실에서 혼자 갔을까 소리도 못듣고....
그랬더니 내가 엄마 돌아가시고 슬퍼하는거 보고
자기는 슬품 안주려고 몰래 가려고 한거같대요.
안아라도 줬을건데...
아직 따뜻한데 살아있는거 같은데
부처님 저에게 왜 이러세요.
이제 더이상 가져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