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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사람증후군

며느리 조회수 : 2,418
작성일 : 2018-09-18 08:11:52

결혼 전에는 시어머님이 천사에 자녀분들을 위해 평생 희생만하시는 최고의 어머니신 줄 알았습니다. 
결혼하고 어머님과 가족이 되어 생활을 하다보니 그 이미지가 허상이라는 것을 1년도 안 돼 깨달았지요. 
어떤 어린시절을 겪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은 세상 청렴하고 착한 사람처럼 평소에는 행동하십니다. 
실제로 가끔 만나는 사람들은 어머님처럼 바르고 착하신 분은 없다고 칭찬을 하시지요. 제가 결혼 전에 느꼈던 것 처럼.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마음하고는 다른 행동이라 어느 순간 갑자기 가족들은 뒷통수를 맞습니다. 
겉으로는 허허 웃고 마음 속으론  칼을 수십개 갈고 있는 무서운 분이세요.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으시고, 본인 형제들과도 일절 왕래 안하십니다. (형제들이 찾지 않아요) 
착한사람인 척 하시니까 새로운 모임 가시면 초반에는 호감 표시하는 사람들이 생기는데 오래 가지 않아 끊어집니다.

결혼 초에 있었던 아주 가벼운 예...음식을 사드리면 숟가락 드는 순간부터 
'세상에 이런 음식을 먹게 되다니 정말 고맙다'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맛이다'
'어머 어쩜 이런 맛이 있을 수 있니' '내가 너희들 때문에 호강을 하는 구나' 
이런 극찬에 극찬을 끊임없이 하십니다. 듣기 거북할 정도.
유명한 식당이긴 했으나 그냥 갈비탕이였어요. 

얼마 뒤에 '어머니 그 때 그 갈비탕 정말 맛있으셨죠? 언제 다시 한 번 모시고 갈게요' 하고 말하면
정색을 하시며 '너무 느끼했어. 두 번은 못가겠구나. 먹고 나서 속이 거북 하더라.' 등등 
불만을 계속 말하세요. 드실 때 아무말도 안 하셨으면 그러려니 했을텐데 그 때 하신 극찬은 뭐였을까요.

이건 정말 먼지처럼 작은 일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쓸 수 없지만 가족이 되어 생활을 하다보면 큰 사건들이 많은데 
그 때마다 저런 행동을 하셔서 가족들이 뒷목잡고 쓰러지는 일들을 종종 겪습니다. 
착한 이미지를 유지하시려고 본인이 유리한 방향으로 거짓말도 많이 하시는데요. 
그건 거짓말이다! 증인도 있다! 고 밝히려고 들면 바로 숨을 못쉬고 졸도하는 '척' 하십니다. 
사실 남편과 형제들은 남자들이라 그런지 눈치가 빠르지 않고 고지식한 사람들이라 뭐든 그대로 믿는데 
여중 여고 나오고 여자들 많은 직장 다녀본 저만 그게 연기라는 걸 알아챘어요. 
숨 넘어가는 척 하실 때 다들 놀래서 난리가 났는데 제가 119 불러야 한다고 전화 들고 다이얼 누르니까 
개미만한 목소리로 '난 괜찮다 괜찮아' 하시며 스스로 멀쩡하게 걸어가 소파에 앉으셨어요. 

그리고 저한테는 다른 며느리, 사위 욕을 계속 하십니다. 대놓고 욕을 하는 건 아닌데 돌려 돌려 결국 욕인 것들. 
직접 욕을 안하는 이유는 본인은 착하신 분이니까 좋은 이미지 유지하시려고. 그런데 결국 욕. 
이런 얘기 왜 저에게 하시나 처음부터 맞장구 안치고 말 돌리거나 대응을 일체 하지 않았는데 
'세상에 너 처럼 착한 아이가 우리집에 와서 너무 좋다' '니가 복덩이다' '너 때문에 집안이 흥한다' 
이런 말 저한테 하시고 다른 며느리, 사위 앞에서는 또 제 욕을 지능적으로 돌려서 하시겠지요. 

이런 식으로 형제들 사이에 오해 쌓이게 만들어 이간질 시키다 며칠 전에도 한 건 터졌습니다. 
결국 원인을 추적해 보니 어머님이 거짓말 하신 것. 이번에는 삼형제가 모두 어머님께 등을 돌렸어요. 
연세가 여든 중반이시고 이제 몸 아프고 힘드실 일만 남으셨는데 
가족들이 모두 등 돌리고 돌아 앉았으니 저도 속이 답답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저도 다시는 얼굴 안 보고 싶고 전화 목소리만 들어도 소름이 끼칠 정도인데요. 
연세가 워낙 많으시고 아픈 곳이 하나 둘 생기시니 사실 날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저러다 갑자기 쓰러지거나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그래도 어머니이시니 저희 남편이 평생 자책하며 살까 
그것만 걱정입니다. 아들은 아들이니까요. 

이 와중에 어머님이 새벽에 돈 보내라고 문자를 보내셨는데 그거 읽고 분노 꾹꾹 누르며 
출근하는 남편 보니까 답답하고 마음 아프고 좀 힘들어서 넋두리 해봅니다. 







IP : 61.72.xxx.5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9.18 8:36 AM (183.96.xxx.244)

    역대급이시네요. 착한사람이 아니라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이잖아요. 제가 데인 사람이 뒤에서 따로 듣는 속생각이 달라 질색하는 부류에요. 항상 겉에서 극찬 나중에 들어보면 사실은 나..하면서 정반대 욕. 투박해도 사나워도 이런 이중인격보다는 낫습니다. 안받아주시는 수밖에 없네요. 남편도 토닥여 주시고요. 상처 많으셨겠네요

  • 2. 무섭
    '18.9.18 9:14 AM (223.62.xxx.112)

    예전에 동네엄마 중에 이런 사람 있어서 식겁했었는데요.
    앞에서는 입발리고 과한 칭찬 돌아서면 바로 욕
    꼭 보여 주듯이 오바한다 싶게 잘 지내놓고 사실은~
    이런 사람진짜 최악이더라고요. 물론 사람이 속마음과
    겉이 다를 수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극단적일 수 있을까요?
    진짜 무서웠어요. 그냥 센스 좀 없고 눈치없는 스타일이
    차라리 낫지.. 어떤 트라우마가 있어 그런 걸까요?
    시어머니 성장 과정 좀 아세요?

  • 3. tree1
    '18.9.18 9:17 AM (122.254.xxx.22) - 삭제된댓글

    제가 만난 악마년과 같은 부류네요

  • 4. ....
    '18.9.18 10:32 AM (1.246.xxx.40)

    다른 사람들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하고 등돌리는데 님네는 착하네요...

  • 5. 며느리
    '18.9.18 12:44 PM (121.129.xxx.79)

    학교나 사회에도 이런 사람이 꼭 한 둘 있는데 그럴 땐 그냥 연락 끊거나 피하면 그만이지요. 그런데 가족 중에 이런 사람이 있으니 정말 힘들어요.

    성장과정은 잘 모르나. 성장하실 때 전쟁통이라 못 배우신게 한이고 그런 쪽으로 컴플렉스가 있으신 것 같고. 사랑을 온전히 받지 못해서 본심은 안그런데 착한척 하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한다는 강박이 있으신 것 같아요. 그런데 속 마음은 그렇지 않고 그것을 감당할만한 큰 그릇은 못돼시니 뒤늦게 본심을 터트리면서 앞뒤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지요.

    사람이 모두 착할 수 있나요. 그냥 과한 칭찬 극찬 착한척 이런 것만 안하시고 본심만 솔직히 말하셔도 까칠한 사람 정도로 오해없이 대면할 수 있는데 이중적인 태도와 성격은 정말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숨이 막혀요.

  • 6. 나옹
    '18.9.18 1:45 PM (223.38.xxx.15)

    최악이네요.. 원글님 힘드시겠지만 그냥 남편한테 맡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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