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부모님은 재산이 꽤 많으시며 결혼 초기부터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 의견차이가 컸습니다. 드디어 어제 10년동안 서로에게 쌓였던 감정이 폭발했습니다.
주말 식사 도중 갑자기 시아버지가 며느리인 저에게 너희가 강남에 집을 못 사준게 화가 난다라는 식으로 말씀하십니다. 그 이야기인 즉 너희가 우리가 주는 돈을 꾸준히 받아서 강남에 집을 샀었으면 좋았을텐데 정권이 바뀌고 강남 진입은 더 힘들어지고 마치 며느리인 제가 돈을 받지 않아 경제적인 손해를 본 것 처럼 말씀 하시는 것 입니다. 시아버지가 저는 그래도 시어머니에 비해 상식적이라 생각했는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셔서 너무 당황했습니다.
집안 상황을 간략히 이야기 하자면 현재 경기도에 거주 하고 있는데 결혼 초 제 직장이 강남이라 서울에 전세를 살다가 시어머니가 본인 아들 직장이 멀다고 남편 회사 근처인 경기도로 이사를 가라고 적극 권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경기도로 간 상황이었습니다. 저 또한 아이를 키워 줄 분이 없고 남편은 시터 도움은 거절하여 저도 직장을 포기하고 남편 따라 남편 직장 근처에 살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었던 걸 아시는지 모르시는건지 말도 안되는 강남 타령을 하시길래 저도 너무 황당하고 화가나서 그때 어머니가 남편직장으로 이사가라고 하지 않았느냐 라고 하니 말대답 한다며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저와 남편은 현재 살고 있는 환경에 충분히 만족하며 남편의 월급으로도 풍족하지는 않지만 아이 둘과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또한 전혀 강남집을 못 산것에 대한 후회도 없으며 시아버지가 너무 당황스럽게 저를 비난하는 말을 하여 저도 화가나 팩트를 말씀 드렸습니다.
시부모님은 남편과 애착이 어릴때 부터 형성되지 않았고 결과 중심으로 아이를 평가하는 성향이 강하며 시어머니와 시어버지의 폭언을 듣고 자라서 부유한 가정이지만 늘 결핍이 많은 상태였고, 남편은 저를 만나서 정서적으로 많이 채워진 느낌이라 본인의 가정에 더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남편은 한없이 사랑으로 감싸주고 희생해 주는 친정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이 더 클 정도입니다.)
결혼 초부터 시어머니의 막말때문에 고부 관계는 점점 좋아지지 않았고 몇달 전부터 한달에 한번 정도만 방문하고 남편이 직접 시부모님에게 전화를 하며, 저는 전화를 하지 않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상황이 여러가지로 본인들이 괴로운 건지 시아버지 말씀은 너희가 결혼 하고 우리한테 잘한게 뭐가 있냐(결혼 초 매주 시댁 갔으며, 큰 아이 낳고까지는 주 1회 꼭 안부전화 드림, 효도까지 아니지만 최소한의 도리는 함, 어머니가 인격적으로 무시함이 느껴져 점점 멀어지게 됨)라고 하며 우리는 너희에게 못한것 없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남편도 많이 화가나 극단적으로 말씀 하시지 말라고 이렇게 되면 우리의 관계는 어렵다라고 표현하니 아들 말에 당황했는지 주춤 하셨습니다.
남편은 부모님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기에 그 자리에서 제가 상처를 많이 받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부모님에게 이제 하고 싶은말씀 다 하고 사시라며 저는 충분히 받아 줄 준비가 되었다고 하니 너희가 이해해 줘서 고맙다라고 마무리를 지으셨습니다. 정말 저는 기분이 안좋고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그렇게 마무리가 되는 것 같으니 다시 점잖게 본인이 원하는 바를 말씀하시는데 본인들이 현금으로 매월 일정금액을 줄 테니 그걸로 생활하고 남편 월급은 저금을 하라는 이야기 였습니다. 이는 추후 증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이며 또 경제권으로 저희 가정에 개입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화장실에 가서 우는 사이에 남편에게 이 부분을 말을 하니 남편은 좋게 생각해 본다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다시 자리로 가니 저에게 되물셨습니다. 이부분은 남편과 이전부터 거부하자라고 이야기를 한 상황이라 생각해 본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하여서 인지, 제가 대답을 하자마나 아버니는 갑자기 또 돌변하셔서 분노하시며 아까 강남 집이야기를 다시 꺼내며 "부모님이 이사 가라고 해서 남편 회사 근처로 이사 갔다."라고 말한 부분에 너를 다시 보게 된다며 화를 내며 갑자기 이 새끼.. 라는 표현을 쓰시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자식을 이 새끼 저 새끼라는 표현을 쓰시긴하시지만 저에게 분노하며 이새끼야 라는 표현을 반복해서 쓰며 중간에 흥분하며 말하는 상황에 욕도 하시길래 아이들이 다 듣고 있어 제가 욕하지 마시라고 하니 더 흥분하며 내가 언제 욕했냐며 새끼를 새끼라고 하지(애정이 있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라고 하며 더 화를 내셨습니다. 너무 괴로워 남편에게 집에 가자라고 하고 아이들 챙겨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여러 상황의 말이 오갔지만 제가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는 몇장면이 있습니다.
- 제가 평소에 상대 눈을 보고 이야기 하는데 오늘 눈을 바라보고 시아버지에게 제 의견을 말하니 앞으로 눈 쳐다 보고 말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방문 당일 둘째가 다섯살인데 시댁으로 차량 이동중 잠이 들어 잠에서 막 깨서 잠투정을 하느라 인사를 안하니 시아버지가 화를 내시며 인사하라고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식사 도중 그 상황을 말씀하시며 저 새끼들은 부모에게 교육을 제대로 안받았다고 하셔서 아이들에게 새끼라는 표현 하지 마시고 제가 울면서 아이들에게 교육 안시켰겠냐고 아직 다섯살인데 자다깨서 잠투정을 하는 상황에서 강압적으로 어른이 말씀하시면 인사가 쉽겠냐고 조금 기다려 달라고 말씀드리니 앞으로 본인에게 말 대답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남편이 대화 도중 본인은 지금도 행복하다. 왜 이렇게 부모님이 괴로워 하시냐, 이럴때는 형제 있는 집이 부럽다라고 말을 하니 시아버지가 너의 엄마는 몸이 엄청 약했고 너 낳고 43kg 이었다. 라고 말하며 갑자기 저에게 너는 몇 kg 이냐고 하셨습니다. 정말 어디 가서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치욕스러웠습니다. 제가 너무 황당해서 저에게 그 질문은 왜 하냐고 말씀드리니 또 말대답 한다고 기분 나빠하셨습니다. 정말 지금까지 시아버지에 대해 제가 정말 모르고 살았구나..라는 생각만 가득 찼습니다.
집에 오니 아이들은 눈치를 보고 저는 너무 긴장하고 있었는지 몸이 아팠습니다. 남편은 당분간 서로 안보는게 좋겠다고 합니다. 저 또한 이렇게 된 상황 속에서 시부모님 두분 다 뵙기 싫고 아이들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데 장기전으로 갈 때 남편이 너무 지쳐할까봐 찾아 뵙는 의무만 하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자고 일어나니 아이들 학교 보내고 일상 생활은 되지만 동네 강아지 보다 더 짓밟힌 느낌이라 평소 자존감 높은 저도 바닥을 치는 느낌이네요..
참고로 시어머니는 시아버지의 평생 강박적인 성격 및 시어머니 본인의 예민한 때문에 현재 공황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남편 표현은 어머니가 그런 상황인걸 아버지가 주된 원인이라는 것을 본인이 잘 아실텐데 본인은 할만큼 다 했다라고 주장하고 계시며 아버지 본인이 지쳤으니 이제 저희에게 어머니를 책임지라고 말씀 하십니다.
어제 이야기 도중 또 한 번 깜짝 놀랐던건 어머니와 일년전 저희가 해외 여행을 간다고 남편이 말씀 드리니 갑자기 저에게 전화하셔서 어떻게 여행가는데 미리 상의 안하고 며칠전에 통보 하고 가냐고 화를 심하게 내셔서 저흰 독립된 가정이라 말씀 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지금까지 쌓인것 서로 풀자고 하셔서 남편에게 전화로 주기적으로 본인 속상한 감정을 막말 퍼부으면 남편이 너무 힘들어 하니 그렇게 하지 마시라고 말씀 드렸던 상황이 있었는데 그 때 충격이 커서 자기가 정신적으로 힘들다라고 표현하셔서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마치 본인의 병이 제가 주된 원인이라는 것 처럼 말씀하셔서 남편과 저는 너무 당황 스러웠습니다.
주변에 이런 상황을 이야기 할 수도 없고 친정 어머니에게도 말씀 드리기도 너무 죄송스러워서 남편과 서로 위로하며 잠들었는데 너무 답답해서 82에 긴 글 남깁니다.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