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부동산 정책
2018.09.13.
오늘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https://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1&cid=957181&iid=...
대단한 대책을 준비하는 것처럼 떠들어대더니 발표한 내용은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저 정도면 갓 입사한 직원 시켜도 반나절이면 작성할 수 있겠다.
강남 아파트 가격 잡겠다고 나불대더니 시가 18억 짜리 주택(아파트)의 종부세와 재산세를 포함한 보유세를 꼴랑 10만원 올린단다. 18억 짜리 아파트 사는 사람들이 1년에 10만원 오르는 세금에 눈이나 끔쩍할까?
딱 보니 강남에 똘똘한 1채 가진 청와대에서 경제 정책을 주무르는 인간들이 지들의 이익에 부합하게 만든 종부세 인상안이다. 시가 30억 이상 아파트가 전국에 몇 채나 된다고 별 의미 없는 30억, 50억, 100억 주택 종부세 인상 표를 만들어 발표하는지 모르겠다.
다주택자들과 임대주택 사업자들에게 불이익을 주어 집값을 잡겠다는 발상인 모양인데 당장은 반짝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전월세 세입자들의 고충이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문재인 정부는 왜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는지 모르나 보다. 그리고 아파트(주택) 안정 정책이 종부세 등 부동산 세금 과세 정책만으로 풀려는 멍청한 짓을 한다. 원인을 모르니 대책이 개판일 수밖에.
1. 강남 아파트가 폭등한 이유
1)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불신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 2017년 초부터 벌써 강남 집값이 뛸 것이라고 시중에서는 예상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노무현 정권에서 겪은 학습효과다.
자칭 진보 정권은 입으로는 서민을 위한다고 외치고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공약하지만, 이들은 실질적인 대중의 삶의 질 향상에 관심 없고 서민 팔이로 정권 잡는 데만 관심이 있을 뿐이라는 것을 강남에 사는 고학력자들, 그리고 자칭 진보를 지지하는 강남좌파들도 다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칭 진보 세력들의 무능력과 무지로 보아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을 리 없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시장의 자율적 조정보다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멍청한 생각을 이들이 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고, 노무현이 그랬듯이 문재인도 그럴 것이라는 건 이미 예측된 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문재인은 정권을 잡자마자 강남 집값 잡겠다고 나대기 시작했고 시장은 바로 응징했다. 강남 아파트 가격 폭등. 강남 아파트 1채 가격이 1년 새 2~3억, 심지어 6~7억이 올라 버린 것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문재인 정권을 불신해서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 뻘짓을 할 것이라 것을 확신했기 때문에 폭등한 것이다.
2) 일자리 만든다는 54조는 어디로 갔을까?
전체 경기는 인플레이션이 아니지만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지역과 인근 수도권의 주택 경기는 인플레이션이다. 부동산(주택) 인플레이션이 왜 일어날까? 돈이 많이 풀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자리 만든다고 시중에 54조를 풀었다. 노무현이 지방균형 발전이니, 혁신도시니 하며 지방의 땅값 보상으로 수십조를 풀자 그 돈이 서울 아파트로 몰려 강남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듯이, 이번에는 정부가 일자리 만든다고 푼 54조 역시 돌고 돌아 결국 강남 아파트로 가 이 사달이 났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3) 기업의 투자가 안 되니 갈 곳 없는 돈이 부동산으로 갈 수밖에
문재인 정권은 기업, 특히 대기업을 죄악시 하고 규제를 풀기는커녕 강화하다 보니 기업의 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기업이 투자하지 않으니 시중에는 유동 자금이 넘쳐나고, 투자하지 않는 기업이 실적이 좋아질 리 없으니 주식 시장으로 이 돈은 못 가고 결국 부동산(아파트)으로 향할 수밖에.
4) 가계소득 양극화도 아파트 가격 상승에 영향
문재인 정권 들어 가계소득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한답시고 최저임금 급등시키고 주 52시간 제한하고 대기업 규제하니 그 결과는 기대와 반대로 나왔다. 하위 1,2분위는 소득이 오히려 감소하고 상위 4,5위 분위는 대폭 상승했다. 아파트를 구매할 여력이 있는 계층은 4,5분위인데 이 계층에서 소득이 대폭 늘어나니 이들이 보다 좋은 지역이나 환경의 아파트를 매입하기 쉬워졌다. 이들의 발길이 강남으로 많이 쏠렸을 건 당연한 이치.
5) 재개발 규제, 지연으로 신규 공급 방해
가격이 오르는 것은 2가지이다. 공급이 부족하거나 수요가 늘어났거나.
그런데 수요에 대해서 좀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총 주택 수만을 따져 주택보급률이 103%니 뭐니 하며 공급량이 충분한데 투기꾼들 때문에 주택 가격이 오른다는 헛소리를 하는 문재인 정부를 보면 한심하다.
주택 보급률도 지역별로 세세하게 살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어떤지 구체적으로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소득이 늘면, 아니 소득이 늘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새로 지은 깨끗한 아파트에 구조도 잘 빠지고 주변 환경이 잘 조성된 곳을 선호한다. 이런 신규 아파트 수요가 많은데 서울 시내에는 이런 아파트의 공급은 적다. 이런 판에 전체 아파트 수만 따지고 있으니 강남 집값이 뛸 수밖에.
재개발, 재건축을 촉진시키고, 가급적 용적률도 올려서 기존보다 많은 가구를 건축하도록 해서 이런 아파트에 대한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
6) 강북의 슬럼화를 방치하고 강남 집값 잡는다고?
동묘역 사거리에 롯데캐슬 천지인이 있다. 희한하게 그 지역에 이 아파트만 30층 고층 아파트로 10여년 전에 개발되고 주변은 대부분 엉망이다. 신당동 중앙시장, 창신동 일대, 동대문-종로5가(세운상가)-종로3가까지 청계천 이북 지역은 서울이라고 하기에 창피할 정도로 슬럼화 되어 있다.
이 지역을 이명박이 서울시장 시절에 대거 재개발하려 했는데 아직도 그 모양 그 꼴이다. 롯데캐슬 천지인이 이명박이 이 일대를 개발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건설했다고 한다. 만약 그 때 본격 개발되었다면 이 지역은 강남 못지 않게 변모했을 것이다. 청계천 주변에 까페촌이 들어서고 빌딩, 호텔, 백화점, 상가, 아파트를 조화롭게 배치하면 주거 환경도 훨씬 개선되어 강남 수요를 대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박원순은 도심재생이니 뭐니 하며 세운상가에 고가보도만 만들고 재개발은 손 놓아 버렸다. 엉뚱하게 여의도 개발한다고 발표해 서울 아파트 가격만 올려놓았다가 번복하고.
강남 집값 잡는다며 강남만 바라보지 말고 강북을 개발해서 강북에 눈길을 돌리게 해 강남 수요를 분산시켜라.
7) 특목고, 자사고 폐지도 한 몫
문재인 정부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특목고, 자사고 폐지로 방향을 잡는다고 할 때, 눈치 빠른 학부모들, 부동산 업자들 벌써 강남 집값 오를 거라고 돈줄을 강남으로 돌렸다.
특목고, 자사고 폐지하면 대입에서 강남 소재 고등학교들이 더 유리하게 될 것은 뻔하다. 학종, 수능 논하고 별별 대입 개선안 내놓아 보았자 어떤 것이든 강남이 유리하게 된다는 건 강남 학부모들은 다 안다. 강북에 많이 있는 특목고, 강북 지역별로 소재한 자사고에 강북 학생들이 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기회가 이제 없어지는데 강북 학부모들이 불안하지 않을 수 있겠나? 조금의 여력이라도 되면, 아니 무리해서라도 강남 입성을 시도하려 한다.
교육문제 때문에 강남의 아파트 수요가 늘어난 것도 강남 아파트 폭등의 한 원인이다.
2. 바람직한 주거 안정 대책
대책이라는 거 별 거 없다. 위에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 이유에서 찾으면 된다. 대부분 거기에 답이 나와 있다고 본다.
1) 기업 규제 완화하고 기업의 투자여건을 조성해 줘라.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 포기하고 52시간 제한도 유연하게 대응토록 재량을 부여해라. 이런 정책이 아파트 가격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경제란 모든 부문이 긴밀히 연계되어 있어 결국 영향을 주게 된다.
돈줄을 부동산이 아니라 생산적인 투자로 바꾸도록 경제 정책을 펴라.
2) 서울 내 그린벨트 풀어 아파트 짓겠다느니 제2 신도시 건설해 공급을 늘리겠다니 하는 뻘짓 하지 마라.
재개발, 재건축 쉽게 해 주어 서울 시내 공급량이 늘 수 있게 하고 그린벨트 보호해라. 도심에서 1시간 이상 걸리는 양주, 검단, 동탄 같이 먼 곳에 아파트 지어봤자 그냥 미분양되어 또 다른 문제만 발생시킨다. 상대적으로 강남이나 도심 기준으로 출퇴근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산의 아파트 가격이 별로 상승하지 않는 이유를 잘 생각해 봐라. 일산보다 훨씬 먼 지역에 제2 신도시 건설이 지금의 강남 아파트나 서울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거라 보는가?
일본이 도심으로부터 너무 먼 곳에 신도시 건설했다가 지금 대량 빈 집으로 남아 문제가 되고 있는 꼴을 보고도 제2 신도시 건설하겠다는 생각을 하다니...
우리나라도 향후 5년 뒷면 인구 감소하고 주택 수요도 정체되거나 감소할 거다. 그 때 되면 동경 주변 신도시 빈 집 꼴 나기 십상이다.
3) 서울 외곽 도시에 대형병원 등 인프라를 구축해 강남 혹은 서울의 은퇴자들을 그 곳으로 유도해라.
본격적으로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은퇴하고 있지만, 은퇴 후의 건강을 생각하여 강남을 비롯한 서울에서 외곽으로 나가기를 주저한다. 서울(강남)에는 경제활동하는 시민들이 살게 하고, 은퇴한 사람들을 외곽으로 나가 살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라. 공급을 증가시켜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지만, 수요를 낮추어도 가격이 안정이 된다. 은퇴자들의 서울 거주 수요를 줄여라.
제2 신도시 건설을 해 봐야 미분양이라는 문제만 야기할 뿐이니 기존의 서울 인근 지역에 대형병원, 고급 요양시설, 대형 쇼핑센터, 특목고 등을 유치하고, 전철 등 교통 인프라를 구축해라. 그러면 자연스럽게 베이비 부머 은퇴자들이 그 곳으로 빠지고 강남의 수요도 줄어 아파트 가격이 안정될 것이다. 또한 실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근무지와 가깝게 거주하게 되어 사회전체적인 비용도 줄어들고 경제 효율도 생기게 될 것이다.
4) 1가구, 다가구 주택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라.
이 정부는 말로는 주택은 소유가 아니라 주거의 개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맞는 말이다. 이를 실현하려면 월세든, 전세든 임대 주택이 많은 것이 좋다.
그런데 이 정부는 임대 주택 사업자에게 주었던 혜택도 폐지하고 다가구 주택자에 대해 징벌적 세금을 때린다. 임대 주택은 어디서 나오는가? 임태 주택 사업자와 다가구 주택 소유자들에게서 밖에 더 있겠나? 그런데 이들에게 더 중과세한다고?
이러니 사람들이 똘똘한 1채가 낫다며 지방에 있는 아파트나 강북이나 수도권 인근의 주택은 팔고 강남 1채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지. 그래서 이번에 강남 집 값이 2~7억씩 오른 것이 아닌가? 그 덕으로 청와대 정책 입안자들의 아파트 값도 4~5억씩 오르고.
이번 종부세 인상안 봐라. 1가구 1주택 시가 18억 짜리 아파트에 1년 보유세 10만원 꼴랑 올렸는데 그 아파트 소유자들이 꿈쩍을 하겠는가?
다가구 주택 소유자들이 중과세를 받게 되면 무얼 남기고 무얼 팔겠는가?
임대 주택사업자와 다가구주택자들이 임대 주택을 줄이게 되면 전세, 월세 사는 사람들은 집 구하기가 쉬울까?
이번 부동산 대책안은 강남의 1가구 1주택자들을 위한 대책일 뿐, 다른 국민들에게는 피해만 가지 도움이 될 게 없다.
사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뛰게 하는 것은 투기꾼도 부동산 중개업자도 아니고 1가구 1주택에 대해 보유세나 양도소득세에 대해 특혜를 주기 때문이며, 이를 이용해 강남에 입성하려는 국민(서울시민)들의 욕망 때문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이 강남 집값을 폭등시킨 것이지 강남의 복부인이 아니다. 투기꾼이나 중개업자나 복부인들은 이런 국민(서울시민)들의 욕망을 이용할 뿐이다.
오히려 1가구 1주택에도 보유세를 강화하고 대신에 전체 주택에 대해 취등록세 등 거래세를 폐지해 주거 이전을 용이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보유세 강화는 강남 입성의 열망을 누그러뜨리고 강남 아파트 가격에 대한 부러움도 감쇄시킬 것이다.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10억이든 100억이든 내가 살 것도 아닌데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 비싼 보유세 내고 살면 거기에 살지 않는 나에겐 도움이 되지 나쁠 것이 없다. 가격이 올라가면 세수 증가되어 좋은데 굳이 강남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인간은 욕망의 동물이고 배 고픈 건 참아도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 보유세 강화는 이런 사람들의 심리적 압박에서 해방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1주택이든, 다주택이든 보유세 강화하고 그냥 시장에 맡겨라. 시장만큼 정직한 것도 없고 공정한 것도 없다. 정부의 개입에 의한 조정보다 시장의 자율적 조정 기능이 훨씬 낫다.
이것 저것 중구난방 정책을 쏟아내 경제 주체들을 혼란하게 하지 말고 가능한 심플한 정책 하나로 꾸준하게 시행하라. 시간이 지나면 각 경제주체(건설업자, 주택 수요자, 중개업자, 금융업자 등)들이 알아서 자기들 이익에 맞게 행동하고 그것으로 부동산 가격이 결정될 거다. 그렇게 시장에서 결정된 주택 가격에 국민들이 불만할 이유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