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병어조림과 새알팥죽
Deepforest 조회수 : 834
작성일 : 2018-09-12 10:06:01
비린 것 좋아하시는 아버지가 생각나 갈치조림을 하려는데
시장에 갈치가 비싼 값에 비해 너무 부실하다.
대신 싱싱한 병어를 몇마리 샀다.
우리 식구들은 생선을 즐기지 않아 처음 사 본 병어다.
이미 다듬어져, 깨끗이 물에 씻어 칼집만 내려는데
손바닥만한 병어가 맑고 조그마한 눈을하고 나를 쳐다본다.
감자를 다듬고 양념을 하고 보글보글 끓여....
근처 오피스텔에 홀로 계신 아버지께 따끈한 병어조림 한접시
가져다 드리니 저녁을 맛나게 드신다.
아버지의 저녁. 언제나 외로우시리라.
이걸 가져오느라 종종걸음을 했겠구나. 하신다.
문득... 돌아가신 할머니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끓여드린
새알 팥죽이 생각난다. 온 동네 유명했던 할머니의 새알 팥죽을
그토록 많이 먹으며 자랐는데, 딱 한번 해드렸다.
사랑은 무심한데, 음식은... 가끔 목이 메이게 한다.
IP : 61.101.xxx.4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marco
'18.9.12 10:09 AM (14.37.xxx.183)병어조림은 갈치조림 못지 않게 맛있습니다...
뼈도 갈치처럼 억세지도 않고요...
맛있게 드시면
기분도 좋아지지요...2. 눈물나네요
'18.9.12 10:29 AM (117.111.xxx.197)저도 친정엄마 돌아가시고 아빠혼자 사세요 입이 까다로우신 분이라 파는반찬은 잘 못드셔서 솜씨는 없지만 반찬 만들에 보내드리는데 늘상 혼자서 드실거 생각하니 가슴아파요ㅜ
3. ㅠ
'18.9.12 10:33 AM (112.163.xxx.236)오늘 읽은 몇개의 글 중에 가장 마음이 찡하네요
외로운 아버지의 저녁을 떠올리시는 마음도 .
아버님의 쓸쓸한 저녁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