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이여- 노무현대통령의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노무현대통령!
우리 역사상 그런 대통령을 다시 한 번 만난다는 것은 꿈과 같은 얘기일 것입니다.
사람마다 평가는 다르겠지만 거의 다 잘 하셨습니다.
이제 갓 입대한 이등병도 못 되는 훈련병을 만나건, 어깨가 처지도록 별을 주렁주렁 단 대장이라는 것들을 만나건/ 돈에 눌려 뒈질 재벌이라는 것들을 만나건, 내일아침끼니가 걱정인 서울역 지하도의 노숙자를 만나던/ 회전의자 굴리면서 거드름을 있는 대로 피우는 장차관이라는 것들을 만나던, 말단 동사무소에서 열심히 펜대 놀리는 최 말단 공무원을 만나던, 그 만나는 모양이 똑 같았습니다.
그저 얼굴만 봐도 같은 단군할아버님의 피를 물려받은 배달겨레임이 분명하니 만나는 순간 묻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악수하고 껴 앉고 서로 등을 두드려 주고 허리 깊숙이 숙이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한반도의 반쪽을 주물러대는 김정일을 만날 때도 똑 같았습니다.
왜 안 그러겠습니까?
서로 계급장 떼고 만나는데 얼어 죽을 격식은 무슨 개뼈다귀만도 못한 격식입니까?
그리고 대통령 물러나고 나서 바로 자신의 고향 봉하로 내려가서 옛 친구들을 만나자마자 “야- 신난다!” 한마디 외치고서는 바로 자전거 뒤에 사랑하는 손녀 딸 태우고 마을을 한 바퀴 돌며 낮 익은 모든 마을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와 허름한 옷에 장화신고 경운기 몰아 논으로 가서 첨벙대며 볏 사이에서 자라는 피를 뽑다 주먹 만 한 우렁을 건져 올려 손녀의 깡통에 넣어 주곤 했습니다.
그러다 목이 마르코 출출하면 논둑으로 올라와 재롱 떠는 손녀의 엉덩이 한 번 두드려 주고, 막걸리도 잔에도 따르지 않고 병째로 꿀꺽꿀꺽 병나발 불고 나서는 논흙이 덕지덕지 묻은 양 손으로 배추김치 쭉- 째서 목을 뒤로 젖히고 혓바닥 내밀어 길 다란 배추김치 입안에 서려 넣고서 어적어적 씹으며 팔소매로 입을 한 번 쓱 문지를 다음에 다시 논으로 들어가서 철퍼덕대었습니다.
이게 노무현입니다.
하지만 그런 노무현에게도 결정적인 두 가지 실책이 있었으니!
이게 호사다마인지, 우리민족의 복이 거기까지였는지?
노대통령 임기가 끝날 즈음 대음 대선은 누가 나와도 야당후보의 당선은 불을 보듯 뻔 했습니다.
그때 가장 강력한 야당 대선후보가 이명박과 박근혜 였습니다.
그 두 것들이 대통령되었을 때 나라가 어찌될 것은 빤한 것 아니었습니까?
그렇다면 무슨 올가미를 씌워서라도 두 것들을 콩밥식당에 잡아넣어 콩밥 똥 만들게 해서 피선거권을 빼앗았어야 했습니다.
그 두 것들은 탈탈 털 필요도 없이, 잠시 앉았다 간 의자에도 먼지가 수북이 쌓이는 물건들이었는데 그걸 그냥 두어서 우리가 지난 9년간 겪은 피눈물 나는 세월을 촛불 들고 들러 엎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또 결정적인 실수는 아파트 값에 동그라미 “0”하나를 더 붙여 놓는 결정적인 실수를 하신 것입니다.
세상 서러움 중에 집 없는 설움과 배고픈 설움을 따를 설움은 없습니다.
배고픔은 나라의 복지정책으로 굶주리는 국민은 그럭저럭 없을 정도가 되었지만, 집은 정부로서도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치솟는 아파트 값을 바라보며 서민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그칠 날이 없었습니다.
재벌이 지랄발광을 하던, 재벌 돈을 몽땅 불살라버리겠다고 공갈을 치던, 모든 돈을 해외로 빼돌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던 “어디 해 볼 테면 해보라!”고 하고서 독한 마음먹고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단행해서 아파트 값이 타고 올라가는 사다리를 아예 불 질러 버려야 했습니다.
노대통령이 그렇게만 했으면 왜 이명박-박근혜의 우리 역사에서 지우고 싶은 9년 환난의 세월을 불러왔겠습니까?
문대통령이여!
물론 남북관계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건 우리세대가 아니라 한반도를 조국으로 태어날 우리후손들에게 영원히 이어질 운명을 결정짓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남-북-미-중-러(왜는 끼어 들 자리가 아님) 관계를 잘 이끌어 문대통령임기 안에 비핵화~ 한반도 평화정착의 기반까지는 다져 놓기 바랍니다.
통일은 그 다음 정권의 몫입니다.
하지만 집 없는 서민들에게는 비핵화나 통일은 먼 산에 걸린 무지개일 뿐입니다.
당장 살던 집을 줄여야 하고, 전셋집에서 월세로 갈아타야 하고, 월세 집에서 쫓겨나 한 가족이 길거리에 천막을 쳐야 할 판인데 비핵화고 통일이고 생각할 겨를이 있겠습니까?
지금 노무현대통령 시절 말기의 현상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아파트 값이 고삐 풀린 망아지 꼴입니다.
거칠게 없이 초원으로 달려가다 산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총리고 장관이고 <아파트 값 안정> 대책을 입에 담는 순간, 그 모든 것이 치솟는 아파트 값이라는 불에 기름을 들이 붓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치솟는 아파트 값에 나라 경제가 주저앉고, 다음 대선에서 여당후보로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장군을 내세워도 이완용의 후예들에게 정권을 빼앗기고 맙니다.
문대통령이여!
총리 장관 다 제쳐놓고 당신이 직접 나서십시오!
무슨 수를 쓰던 미친년 널뛰듯 하는 아파트 값 때려잡으십시오!
이제 촛불 드는 것도 지겹습니다.
국민들에게 다시 촛불 들게 하지 마십시오!
그런 상황이 다시 닥친다면 나도 촛불 접고, 태극기/성조기/일장기 휘날리며 대한문 앞으로 나가 “천황폐하 만세!”와 “다까끼 마사오각하 만세!”를 외칠 것입니다.
제발이지 70넘은 내가 인생말년에 매국노가 되지 않게 해 주십시오!
문대통령에게 눈물로 호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