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 푸- 아이 숨차!
한 열흘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올 여름 하도 더워 노랑풍선이 부풀대로 부풀어 올랐다가 그만 조그만 구멍이 나서 바람이 다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이자 동생인 토끼에게 <우주-폰>이라는 전화기로 전화를 걸어 토끼에게 풍선의 구멍 좀 막아달라고 부탁하였더니 한 20여일 전에 구멍을 다 때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다시 동생에게 풍선이 동그랗게 되게 바람을 넣으라고 하였더니 글쎄 거기에는 바람이라는 것이 없다며 “형님 바람이 뭐예요?”하고 되물어왔습니다.
“아차-!”
하고 책장 깊숙이 박혀있는 5~60년 전에 배운 국민학교(현재는 초등학교)자연책을 꺼내서 다시 살펴보니 아 글쎄 달나라에는 바람이라는 것은 없고 계수나무 한 그루, 떡 방아하나, 금도끼하나, 은도끼 한 자루뿐이 없다고 되어있지 않습니까?
하도 오래 되어서 까마득히 잊었던 것 같습니다.
그날부터 길거리 커피집 앞에서 구박덩이인 비닐빨대를 있는 대로 다 주어모아 긴 대롱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빨대 끝을 달나라로 올려 보내고 토끼동생에게 빨대 끝을 풍선의 구멍에 끼우라고 하고서 하루도 쉬지 않고 틈나는 시간마다 바람을 불어 넣고 있습니다.
푸- 푸- 푸-
이제 한 열흘 만 더 지나면 지금 잘 익은 바나나 모양의 풍선이 두둥실 둥근 풍선이 될 것입니다.
오늘도 하루 종일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데 삐-삐-하고 토끼동생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얼른 받았더니 “형님 너무 고생이 많으셔요.” 하면서 자기에게 선생님이 한 분 계신데 그 선생님께서 풍선에 바람을 다 넣고 나서 달나라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인 지구 사람들에게 안부 인사를 전해 달라는 얘기였고, 그 토끼동생의 선생님은 바로 <이태백>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얼른 선생님을 바꿔 달라고 했더니 선생님께서는 대낮부터 말술을 잡수셔서 지금 잠에 골아 떨어지셔서 전화를 받으실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우리 선생님 예나 지금이나 그저 하구한날 술 술 술……
오죽하셨으면 사람들이 <이태백>이 아니고 <주태백>이라고 했을라고!
올 추석에는 차례 지내고 나서 빨대로 토끼선생님께 술이나 큰 동이로 한 동이 올려보내렵니다.
선생님도 취하고…
토끼 동생도 취하고…
이 못난 나도 취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