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우용 페북 글

... 조회수 : 929
작성일 : 2018-09-05 13:08:25

우리 역사상 최고의 외교적 승리를 거둔 인물로 흔히 고려 성종 대의 서희를 꼽습니다. 고려 땅을 침입한 거란군 본진에 찾아가서 적장을 ‘설득’하여 스스로 물러가게 했을 뿐 아니라, 영토까지 얻었죠. 거란 장수 소손녕은 바보라서 서희의 ‘설득’에 넘어갔던 걸까요? 사료에는 둘의 '대화 내용'만 전하지만, 둘 사이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게 오갔을 겁니다.

‘설득(說得)’. ‘말로 상대의 마음을 얻다’라는 뜻입니다. ‘말로 이득을 보다’로 해석해도 그리 틀리지 않을 겁니다. 설득은 논리로만 가능하지 않습니다. 논리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게 ‘설득’이라면, 글로 써서 보내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설득에는 논리뿐 아니라, 인간이 말과 표정, 몸짓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동원됩니다. ‘설득’에서는 교감과 공감이 먼저이고, 논리는 나중입니다. ‘말하는 동물’인 인간은, 끊임없이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서로 설득하기 위한 대화 과정에서 표정 짓기와 손 동작법 등도 학습합니다.

대북 특사가 평양에서 회담 중이라는 기사에 “조공 바치러 갔다”는 둥 “나랏돈을 얼마나 퍼주려고 갔느냐”는 둥의 댓글이 ‘최다추천’입니다. 저런 자들은 최상의 외교 수단이 ‘설득’이라는 걸 모를뿐더러, ‘설득’이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도 모르는 자들입니다.

 

‘설득’과 대립하는 말이 ‘매수’입니다. 남을 설득할 진심도 지식도 없고, 설득당할 사리 분별력도 없는 자들은 ‘매수’밖에 모릅니다. ‘설득’하러 간 특사들을 ‘매수’하러 갔다고 모욕하는 자들이야말로, 돈에 영혼을 파는 게 습관이 된 자들입니다.


https://www.facebook.com/wooyong.chun/posts/2180026872069590?notif_id=15361201...


IP : 202.7.xxx.72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9.5 1:11 PM (1.231.xxx.12)

    좋은 말씀입니다.

  • 2. ^^
    '18.9.5 1:24 PM (175.121.xxx.207)

    절대 공감입니다.

  • 3. ...
    '18.9.5 1:28 PM (175.205.xxx.25)

    잘봤어요..

  • 4. ...
    '18.9.5 1:32 PM (218.236.xxx.162)

    좋은 글 고맙습니다

  • 5. ^^
    '18.9.5 1:40 PM (47.148.xxx.154) - 삭제된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북한과 대화 만 한다하면 어찌 퍼준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 6. 역시
    '18.9.5 1:41 PM (175.205.xxx.73)

    전우용교수님 말씀
    잘 이해할수있게 해주시네요^^

  • 7. 역시
    '18.9.5 1:45 PM (221.150.xxx.170)

    전우용교수님이네요.
    원글님 좋은글 잘봤습니다~

  • 8. 네..
    '18.9.5 1:49 PM (118.218.xxx.190)

    매수만 해오던 자들은 설득을 모를 겁니다
    대북 특사들..흥하고 돌아 오기를 ...응원합니다..

  • 9. `
    '18.9.5 1:52 PM (121.132.xxx.234)

    좋은 글 고맙습니다.

  • 10. .....
    '18.9.5 1:57 PM (39.118.xxx.7)

    명언 감사합니다

  • 11.
    '18.9.5 2:17 PM (223.38.xxx.53)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 12. 백번
    '18.9.5 2:27 PM (211.49.xxx.219)

    옳은 말씀이시네요

  • 13. ..
    '18.9.5 2:38 PM (119.193.xxx.53)

    아마 바이럴 알바들일꺼에요.
    오프라인에서 매수니 이런말 하는 사람 한명도 못봤어요

  • 14. ..
    '18.9.5 3:14 PM (125.182.xxx.231)

    좋은 글 고맙습니다22222222222

  • 15. ㄴㅇㅁㄴ
    '18.9.5 3:20 PM (110.14.xxx.83)

    고맙습니다!

  • 16. 좋은 글입니다
    '18.9.5 3:23 PM (219.250.xxx.185)

    고맙습니다

  • 17. 항상
    '18.9.5 6:53 PM (97.70.xxx.230)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70467 알타리.. 좀 더 있다 사야하나요? 15 알타리좋아 2018/11/05 2,825
870466 이런 미세먼지에 밖으로 운동가도 되나요? 5 ... 2018/11/05 1,614
870465 9월 초 꼭지에서 집을 샀는데요 9 상투이든 아.. 2018/11/05 5,818
870464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곤란해요 11 도와주세요 2018/11/05 3,573
870463 갑상선 고주파 치료 잘 아시는 분? 2 ... 2018/11/05 1,052
870462 인생에서 제일 큰 시련이 뭘까요.. 41 ㅡㅡㅡ 2018/11/05 12,439
870461 40대 중반.. 국어강사 어떨지요? 10 그럼 2018/11/05 2,667
870460 소설 편집자는 무슨일 하는건가요? 3 출판사 2018/11/05 1,014
870459 오늘 하나도 안춥죠? 3 11월인데... 2018/11/05 1,725
870458 미혼 친구한테 시부모 상까지 연락하는 친구... 41 .... 2018/11/05 10,074
870457 비밀의 숲과 최근 드라마 ㅈ ㅜㅇ 재미있는 것?? 7 tree1 2018/11/05 1,589
870456 허쉬키세스 원산지가 2 원래 2018/11/05 1,360
870455 연애할때요 1 hiya 2018/11/05 860
870454 중학생 인강추천 3 ... 2018/11/05 2,377
870453 장신중 전경찰서장 트윗ㅡ이재명 경찰 고발 연기한 이유 12 읍읍아 감옥.. 2018/11/05 2,021
870452 유투부 뉴스타파보니 노후에 하지말것 17 노후 2018/11/05 5,906
870451 아직도 국군성금 걷어요? 2 ... 2018/11/05 637
870450 엄마 노력이 자식 성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24 쭈니 2018/11/05 5,831
870449 청소년 고환질환 잘보는 병원이나 선생님 알려주세요. 3 ... 2018/11/05 892
870448 수능 후 논술 파이널이라도 들어야할까요? 5 이과 2018/11/05 1,424
870447 한유총 경기도회, 도 교육청에 '건물 이용료'요구 1 공립구립이답.. 2018/11/05 523
870446 건강검진했는데요 5 d 2018/11/05 2,777
870445 경단녀 11년 차에 다시 사회 복귀중입니다 3 .. 2018/11/05 2,936
870444 한동네에서 4 .. 2018/11/05 1,502
870443 커텐 1 솔파 2018/11/05 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