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영화 '서치' 보고 왔어요

... 조회수 : 3,859
작성일 : 2018-09-05 10:56:14
어제 저녁 퇴근 후에 봤어요.
동네 예술영화관에서 봤는데, 40석 규모의 영화관에 달랑 5명이 오붓하게 봤습니다.

사실 주연인 존 조가 나오는 영화라서 관심이 있었거든요.
이 배우가 '스타트렉' 영화에 나올 때, 홍콩계인가 했는데 한국계 배우라서 놀랐는데요.
생각보다 이 배우의 필모그래피가 희한하더라구요. 얌전하고 단아한(?) 인상인데 코미디로 빵 떴다는...
흥미로운 배우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를 다 볼 생각은 없었구요.

얼마전에 '컬럼비아'라는 영화를 봤는데 충격적이었어요.
너무나 색다른, 멋있고 우아한 화면과는 달리 생각보다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머리가 좀 아픈 영화였어요.
존 조는 여기서 살짝 어정쩡한 한국말을 하는 역할이었고, 당황스럽게도 미국인들도 한국말 대사를 해요. 띵....
이 영화는 한국인 감독이 만든 영화인데, 정서상으로는 전혀 한국스러운 맛이 없는 영화였어요.
좋은 영화인 것 같은데, 왠지 나만 소화를 못하는 영화같았다고나 할까?
그러나 여기서 존 조의 연기는 참 좋았어요. 
주인공인 듯, 조연인 듯 극을 리드하는 듯 하면서도 상대 배우를 잘 받쳐주는, 참 묘한 느낌의 연기...

이번 '서치'는 오로지 존 조가 나오는 영화라 봐야겠다 했거든요.
'컬럼비아'에서 너무 인상적이어서...

스포가 될테니 자세한 내용은 적지 않겠어요.
누가 볼까?라고 물으면 색다르고 재미있으니 보라고 권할 것 같아요.

보면서 느낀 두가지.

이 영화는 거의 애플 제품 사용 설명서 같아요.
정말 미국사람들은 아이폰, 맥북을 저렇게 찰떡같이 사용하나 싶을 정도로...
아이폰, 아이패드 가진 나는 뭐냐 하는 자괴감... ㅎㅎㅎ

또하나, 주요 등장인물들이 한국인 이민가정인데 거의 원어민처럼 영어를 사용해요.
말하는 걸로 들으면 생각조차 한국인보다는 미국인에 훨씬 가까울 것 같거든요.
근데....
딱 전형적인 한국 아부지예요. 어쩜...
설명하지 않겠어요. 아니 설명할 수가 없어요. 콕 집어 뭐라 말할 수 없는데 완전 한국사람이군 하는 딱 그 느낌...
근데 영화를 보신 분은 제 느낌이 뭔지 아실 거예요. ㅎㅎㅎ

제작자 가운데 100 % 한국인이 있었을까? 심지어 감독은 한국사람도 아니던데...
그래서 전 존 조의 연기가 대단하다 생각했어요.
전작 '컬럼비아'에서는 한국인인데 한국인같지 않은 연기를, 이번 작품에서는 80%는 미국인같은데 찰떡같이 한국사람의 냄새를 퐁퐁 풍기는 연기를...
경계인으로 헐리웃에서 자리잡기 힘들었을텐데, 영리하게 오로지 자신만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해내다니 싶었어요.
그에게 이 두 작품은 주요 작품은 아니었을 겁니다. 무려 '스타트렉'에도 캐스팅되는 배우니까요.
그러나 이런 모험적인 작품에도 계속 참여한다는 점이 이 배우를 흥미롭게 지켜보게 하네요

심심한 분들은 이 영화 보세요.
극장에 주는 돈 아깝지 않은 영화구요.
제가 애정하는 존 조가 아니어도 영화자체로 아주 영리하게 만든 영화라 재미있습니다.
IP : 222.111.xxx.182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9.5 10:59 AM (220.75.xxx.29)

    저도 존 조를 술루로 처음 알아서 검색해봤더니 72년생 서울출생이어서 깜짝 놀랐었네요....
    스타트렉에서 제가 좋아하는 인물 중에 하나에요^^

  • 2. ....
    '18.9.5 10:59 AM (223.33.xxx.106)

    영화를 보고 싶게 하는 후기네요..
    시간내서 한번 봐야겠습니다.

  • 3. .....
    '18.9.5 11:01 AM (122.128.xxx.158)

    내공 넘치는 멋진 리뷰 감사합니다.
    근래 읽어본 영화 리뷰 중에 가장 좋습니다.

  • 4. 저는 좀
    '18.9.5 11:03 AM (39.7.xxx.87) - 삭제된댓글

    드라마 정도의 내용을 영화로 만든 느낌이라 돈이 좀 아까웠어요.
    저예산으로 밀도있게 만들기는 했는데 극장에서 보기엔 2%부족한 느낌
    주인공의 컴퓨터 활용능력은 높이 평가해요.
    구글이 후원했나싶게 구글서치가 많이 나오네요 ㅋ

  • 5. dd
    '18.9.5 11:07 AM (125.128.xxx.185)

    감독이 인도계 감독이구요. 27살이래요. 구글에서 일했다고 들었는데 잘못들은거 일수있어요.
    딸로 나온 마고는 30살이구요.

  • 6. 보고싶네요.
    '18.9.5 11:08 AM (121.188.xxx.201)

    흥미가득 주입 리뷰세요

  • 7. ..
    '18.9.5 11:11 AM (221.167.xxx.116)

    마고가 30살이래요? 엄마로 나온 배우는 몇살인지 궁금해지네요.
    저도 영화를 봤지만 윈글님 감상평 읽으니 감회가 새로워요.

  • 8. ㅇㅇ
    '18.9.5 11:12 AM (125.128.xxx.185)

    엄마로 나온배우는 한국에서 손담비랑 걸그룹만들뻔했던 배우래요.

  • 9. 감독이
    '18.9.5 11:15 AM (174.216.xxx.37)

    존 조를 꼭 쓰고 싶어해서 아시안 가정이 됬다고해요. 할리우드에서 첫 아시안주연의 추리극이라고 하네요.
    선댄스영화제에서 상도 받았다구요.

    전 존조 연기도 좋았고 대브라 메싱연기도 좋았어요.

  • 10. xylitol
    '18.9.5 11:15 AM (1.249.xxx.46)

    저도 지난주에 봤는데 재미있었어요.
    후기가 좋았고, 주연배우가 한국계라고 해서 봤는데
    초반엔 그저 그런 느낌으로 보다가 나중에 반전되는 부분이 너무 좋았어요.
    정말 검색을 너무 잘하는 아빠? ㅎㅎ

  • 11. 미국에선
    '18.9.5 11:20 AM (174.216.xxx.37)

    크레이지 리치 에시안과 이거 둘 다 아시안주연이라 아시안들이 많이 봐주자는 분위기도 있어요.
    동계올림픽 피겨 아이스댄싱 동메달딴 일본계 미국 쌍동이 선수들이 상영관빌려 이 영화 홍보로 공짜로 보게 해주는 이벤트도 자발적으로 했어요.
    감독이 대본작업에도 참여한듯 하구요.

  • 12. ..
    '18.9.5 11:21 AM (116.34.xxx.239)

    저도 봤네요. 몰입도가 강합니다.

  • 13. ...
    '18.9.5 11:26 AM (222.111.xxx.182) - 삭제된댓글

    사실은 제가 한국사람이라 존 조에 꽂혀서 편파적으로 영화를 본 셈인데요.
    가만 따져보자면 존 조와 데브라 메싱이 정확하게 대립하는 구조인 것 같아요.
    아마도 이 대립 구조에서 두 부모의 대처 양상이 상당히 다르고 결국 이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나오죠.

    따져보자면 참 여러모로 흥미로운 점이 많은 영화예요

  • 14. 원글님
    '18.9.5 11:29 AM (174.216.xxx.37) - 삭제된댓글

    마지막 글 살짝 스포요.....

  • 15. ...
    '18.9.5 11:30 AM (222.111.xxx.182)

    윗님.... 스포 지웠어요, 감사...

  • 16. 영화보고
    '18.9.5 11:34 AM (211.245.xxx.178)

    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요즘은 한국영화만 주로보다보니 외국영화는 좀처럼 안땡기더라구요.ㅎ
    주말에 한번 볼게요.
    아버지가 궁금해서요.ㅎㅎ

  • 17. ,,,
    '18.9.5 11:57 AM (175.223.xxx.133)

    서치 재밌게 봤어요.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게 나오지 않는데도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더라구요.
    배우들 연기도 좋고 스토리도 탄탄하고!
    촤근 본 영화 중에 제일 좋았네요

  • 18. ㅎㅎ
    '18.9.5 12:57 PM (119.197.xxx.28)

    보면서 조마조마 했어요. 강진여고생 생각나면서...
    삼촌 영화에서 보니 못생겨보이네요.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 나온 배우...ㅎㅎ

  • 19. ???
    '18.9.5 3:06 PM (220.124.xxx.197)

    저는 왠만한 영화 다 재밌게 보는 편인데
    서치 이 영화는 오랜만에 실망스럽던데 ㅠㅠ
    뭐랄까요
    그냥 뻔하고 밋밋하고 저한테는 그랬네요

  • 20. ㅗㅎ
    '18.9.5 3:19 PM (211.206.xxx.4)

    반전으로 심장이 벌렁벌렁

  • 21.
    '18.9.5 4:56 PM (220.70.xxx.125)

    존 조가 나왔던 코메디 영화 너무 재밌어요 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70622 음악관련 직업이 어떤것들이 있을까요. 2 음악 2018/11/06 860
870621 쌀쌀해지면 떡국과 김치밥식이가 맛있어져요... 46 .. 2018/11/06 4,099
870620 식이조절 하시는 분들께 3 식단 2018/11/06 1,740
870619 연예인부모님 닮은사진 어디있나요?조보아 남희석 6 연예인 2018/11/06 1,811
870618 건강보험공단 검진시 개인 휴가에요 회사업무 외출이에요? 2 건강공단 2018/11/06 928
870617 기온이 오전4도 오후 16도라면 뭘입죠? 6 겉옷고민 2018/11/06 2,029
870616 이재명측이 제3자를 통해 고발하는 이유.jpg 12 진짜사이다 2018/11/06 1,854
870615 '세금도둑' 추적, 4명 고발 이후 ..."더 센 의원.. 뉴스타파 2018/11/06 703
870614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노래 좋아요. 대중가요 및 팝송들 4 나를 지배하.. 2018/11/06 1,957
870613 스파게티 돈가스 얻어 먹고 튀김 먹자는 말이 나오나요? 46 진상거르기 2018/11/06 15,100
870612 가장 공부 열심히 해야될 때가 제일 잠 많을 나이 아닌가요? 5 2018/11/06 2,097
870611 식탐 많은 자녀 두신 어머님들~ 4 2018/11/06 2,004
870610 보헤미안 저도 봤어요 6 프레디 2018/11/06 3,181
870609 사는게 무서워요 8 ... 2018/11/06 5,033
870608 오랜만에 Take on Me 를 들어보세요 7 AHA 2018/11/06 1,811
870607 엘지프라엘 리프트업?? 써보신분.. 요즘 피부탄력이 엄청 떨어져.. 6 청명한 하늘.. 2018/11/06 4,443
870606 엘지대박 56 노블리스오블.. 2018/11/06 26,425
870605 재력을 과시해본적 있나요?? 6 재력가들 2018/11/06 2,639
870604 대통령 문재인을 파면한다.좌파정권 "개판" 20 용단 2018/11/06 2,456
870603 항상 삼성과 양승태 앞에선 영장은 힘없네요. 2 사법적폐 2018/11/06 606
870602 골프공이 언제부터 비교적 잘 맞기 시작하던가요? 6 모모 2018/11/06 2,789
870601 점세개님 어디 계시오?? 학수고대 2018/11/06 1,269
870600 디스크인데 통증이 뛰면 괜찮은데 걸으면 심해요 6 힘들어요 2018/11/06 1,436
870599 ONe thousand hundred shares equal T.. 4 tree1 2018/11/06 866
870598 말을 천천히 하고싶은데.. 어떻게 연습하면 될까요? 4 말을 잘하고.. 2018/11/06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