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이 두 명이 욱해서 주먹다짐 했어요.
키 작고 곧잘 까불기도 하지만 소심한 편인 A(제 아들입니다.)
키 크고 복싱 학원도 다니며 거침없는 성격의 B(상대방 아이)
B는 반에서 리더 격이나 모범생은 아니고 면학 분위기를 해치고 종종 싸움에 휘말려서 선생님들의 기피1호 학생입니다.
B가 A를 놀렸는데 그 동안 쌓인 게 많았던 A는 교실 뒤쪽 사물함 근처에 있던 B에게 다가가 왜 자꾸 그러냐고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하였고,B는 뭐냐면서 A를 밀쳤어요.
A는 B에게 밀쳐지고 사물함에 부딪혀서 쓰러지고.그 다음부턴 서로 주먹 다짐을 했다고 합니다.
B는 안경을 쓴 아이라 콧등과 뺨이 긁혀서 피가 났구요,팔이 부러졌다고 연락이 왔다는 담임의 문자를 받았으나 사실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아마 너무 세게 때리거나 잘못 넘어져서 팔을 다친 건지도 모르죠.
A는 등과 팔이 대여섯 군데 긁히고 팔뚝이 붓고 양쪽 턱을 가격당해서 통증을 호소합니다만 병원에 가보니 타박상이고 뼈에는 이상 없다고 하네요.
쌍방 폭력이라니…. 뜬금없고 믿을 수 없는 전화에 저는 사실 별 대수롭지 않았어요.
내 아들도 사내아이라 이런 일도 다 생기는 구나 싶었지요.
그런데 담임은 뜬금없이 원하시면 학폭을 열 수 있다며 운을 띄우시네요.
어쩐지 학폭이라는 말에 조금은 심각해져서 아들에게 자초지종을 들어 보니
1학기 때도 가끔 기분 나쁜 말을 던지거나 머리 툭툭 또는 장난 인 것처럼 뺨을 갈기는 행동들이 있었으나 꾹꾹 참았다고 해요. (물론 저한테는 그런 내색도 한 적 없죠. 남자 애들은 고자질을 아주 별로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더 이상은 참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따졌고, 밀쳐 진 다음부터는 너무 흥분해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합니다. 아주 펑펑 오랫동안 울었다고 담임이 전해 줬습니다.
아무튼, 학교에서 상대 부모님과 만나서 합의서를 써야 한다고 하는데요.
상대방은 잘못을 인정 했다고 전해 들었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어찌 나올지는 모르겠어요.
자기 아들 얼굴 상처로 많이 흥분했다고 들었거든요. (상처는 작습니다만 피가 좀 났어요.)
제가 너무 안일한 부모인지는 모르겠는데 잘 타이르고 반성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또 더 이상의 방법도 없을 것 같구요. (담임 통화 결과 강건너 불구경하는 태도입니다.) 본인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이런 일로 학폭은 너무 오버 아닌가 싶어요.
다만 앞으로는 A에게 나쁜 말이나 손찌검은 절대 하지 않기로 B의 사과와 약속을 받고 합의서인지 뭔지 쓰려고 하는데요, 거기 모인 자리에서 제가 무슨 말을 해야 될 지 조언을 좀 부탁 드립니다.
서로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성향이 같지 않아서 친밀하지 않을 수도 있다,하지만 서로의 자존심을 건들거나 신체를 함부로 건드는 것은 나쁜 행동이다. 앞으로 서로 조심하기로 약속하자. 어쨌거나 얼굴에 상처 낸 것은 미안하다. 이 정도면 괜찮나요? 담임한테는 2학년 때 반분리를 요청 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