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많이 길어질거 같습니다.
종종 도움받아와서 지금도 생각나는 곳이 여기밖에 없네요
남편과 결혼 십여년 되어가는 딸 둘 일하는 엄마입니다.
딸들은 초등학교 저학년이에요
남편은 몇년 전부터 해외출장을 자주 다녔고 지금은 국내에서 주말부부를 하고있습니다.
아이들 크는 동안 친정에서 도움 많이 주셨어요.
전담해서 친정부모님이 아이들을 봐주셨다고 해도 다를바없어요
현재 남편과는 한달째 사무적인 대화 말고는 하지 않고 한집에서 각방 생활 중입니다.
한달동안 말도 안하고 각방을 쓰게된 일의 발단은
저녁으로 외식을 했고 음식이 나오는 과정에서 제가 시킨것과 다른 음식이 나왔고
남편이 잘못 주문했기 때문이어서 제가 표정에서 짜증이 드러났습니다.
그때 남편이 욱해서 그런건지 도대체 뭣때문에 하루종일 짜증이냐면서 소리를 버럭 지르고
계산은 하고 음식은 먹지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날은 하루종일 저 혼자 청소하고 빨래하고 애들 챙기고.
남편은 결혼생활 십여년동안 스스로 알아서 집안일을 해본적이 없습니다.
애 둘을 연연생으로 낳고 출산휴가 3개월만 사용하고 애들 백일도 안되서
가정어린이집에 맡기고 아침에 출근하며 어린이집 맡기고 퇴근하며 데리고 와서
씻기고 먹이고 하는 전쟁같은 날들을 3년동안 할때도 해달라고 해야 청소기 한번, 분리수거 한번
해주는 사람이에요. (친정부모님이 아이들 양육해주시건 은퇴하시고 나서 애들 3,4살 부터입니다.)
혼자 주말이라고 동동거리며 밀린 집안일을 하다보니 몸도 피곤하고 짜증이 나 있던 상태니
저도 잘한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집에 들어와서 혼자 소주 두병을 마시더니 애들 붙잡고 힘들다고 울다가 새벽에 집을 나갔습니다.
애들 붙잡고 술주정한거죠. 그 모습에 오만정이 다 떨어지고 아.. 이제 이사람하고는 못살겠다 싶었습니다.
출장은 안가는데 주말부부중이라 주말에만 남편이 옵니다.
전 이미 오만정이 다 떨어졌고 이혼을 생각합니다.
주말에 남편이 오면 저는 다른 방에 들어가서 안 나오고, 애들 밥만 해놓고 방으로 들어가서 안나옵니다.
이글을 쓰게 된 이유는.
시어머니가 전화를 하시더니 남편 회사 일은 바쁜지 주말부부는 언제까지 할거 같은지,,
그리고 남편이랑 싸웠냐 묻더군요
일주일에 한두번씩 꼬박꼬박 전화해서 안부 묻던 며느리가 한달째 전화가 없으니
싸웠나보다 하셨겠지요.
대충 얼버무리고 전화 끊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짜증이났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사위한테 먼저 전화를 하시는 일도 일년에 한두번? 사위 안부 전화를 받는일도
생신이나 어버이날? 그런 날 밖에 없습니다.
아들이 뭐하는지 잘 지낸지 궁금하면 아들한테 전화를해서 물어보면되고 싸웠는지 궁금하면
아들한테 물어보면 될걸 왜 나한테 전화를 하는지 이제 짜증이 나네요.
저희 부모님은 싸운것도 알고 제가 이혼하고 싶어하는것도 알지만 절대 남편한테 전화해서 묻지 않습니다.
부부사이 일이니 절대 개입하지 않으세요.
곧 명절엔 어떻게 해야 할지.. 가고싶지 않아요..
발단이 된 사건만 적었지만 결혼생활 십여년동안 이혼을 얘기하며 크게 싸운게 3번은 됩니다.
그동안 참고 피하고 안 싸울려고 무던히도 노력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참고싶지 않았어요.
남편은 아마 제가 이렇게 있다가 또 얼렁뚱땅 넘어갈거라 생각하는거 같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이혼 하려면 해라. 대신 아이들 놓고 나와라 라는 입장입니다.
애들 데리고 나오면 제가 고생할게 뻔히 눈에 보이니 하시는 말씀인거 아는데
그런 엄마한테 서운해서 내가 죽어야 끝나겠구나. 이렇게 모진 말을 했습니다.
저는 이혼이 너무 하고 싶습니다.
더이상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살고싶지 않아요
무보수 파출부에 , 무보수 유모, 무보수 잠자리 상대로 살고싶지 않아요.
초등 여아 둘을 데리고 잘 살 수 있을까요?
다행이 안정적인 직장이 있습니다.
아이들 놓고 나오라는 부모님 말씀에 이혼도 결심하기 어렵네요..
서로가 성격도 참 안 맞고 , 결혼이란 제도가 육아가 저에게 맞지 않는 옷 같아요.
집안일도 아이들 양육도 회사일도 다 함께 병행하기가 너무 지치고 힘드네요.
제가 너무 제 상황에 빠져 감정적으로 격앙되어있는 상태인가 싶어 조언 듣고자 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