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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회사 초년생때를 추억합니다

추억 조회수 : 1,230
작성일 : 2018-08-16 14:45:19

타지로 와서 향수병 걸려가며  열심히 살았어요.

작은 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때 월급 80만원.

안양에서 회사가 있는 서초 방배동까지

매일 아침 버스를 타고   인덕원역을 지나

과천을 지나 사당역과  총신대사이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주택가 사이를 걸어 방배고개에 있는 회사에

출퇴근을 하곤 했었죠.

 

그때는 이수역이 없었던 때고

이제 막 그쪽이 공사 시작했던 때라 꽤 혼잡스럽긴 했어요.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첫 사회생활 하려니

향수병도 걸리고

회사 사이코 사수를 만나  성격도 많이 바뀌었죠

어떤 이는 제가 말을 못하는 장애가 있는 사람인 줄 알 정도로

그때 참 혹독한 사회생활을 견뎌내고 있었어요.

 

월급 80이었어도  40만원 이상은 항상 저축하면서

열심히 살았었죠.

첫 월급이었으니 나중에 조금씩 오르긴 했지만요.

 

그때 출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김광석씨 노래를

얼마나 듣고 다녔던지..

주택가 길을 걸어 방배고개를 올라갔던 기억.

겨울이면 오르막 길가에 언 살얼음때문에

발가락에 쥐나도록 힘주며 출퇴근하고

한여름 출근길

버스에서 내려 주택가 골목을 진입하려는 순간

한쪽 샌들의 끈이 떨어져 신을 신고 걸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결국 그냥 신발 벗어 들고

맨발로 주택가 골목을 걷고

회사에 출근했던 기억들.

(그때 차안에서 신기하게 쳐다보던 시선도 생생하네요.ㅎㅎ)

 

맞은편 기사식당 음식도 맛있었고

상가들 옆에 있던 "엄마손 식당"의 음식 맛도 참 좋았어요

거의 대놓고 점심을 먹던 곳이라

센스있던 중년의 식당 사장님께서

오후에 출출한 시간쯤 되면 가끔 한번씩 김밥을 싸서

맛보라고 가져다 주시곤 하셨죠.

맛 볼 정도의 양이 아니고 간식으로 먹을 정도로 많았어요.

널찍한 항아리 뚜껑에 예쁘게 썰어 담아다 주셨던 김밥.

 

회사가 있던 건물 건물주 할아버지는

6층 본인 사무실에서 창 밖을 구경하시다

제가 업무 보고 방배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면

큰소리로 저를 불러대셔서  좀 창피했던 기억.

왜그렇게 저를 반가워하시던지.

 

자주 은행업무를 봤던 바로 옆 제일은행.

창구 언니들과 친해져서 

한 언니는 저에게 소개팅을 주선해서

소개팅도 하고

참 재미있는 시간들을 많이 보냈던 거 같은데

 

너무 너무 힘들었던 시간도 많았고

정말 정말 즐거웠던 시간도 많았던

20대 초년생 추억속에 장소들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겠죠.

 

 

그때 그곳들은 이미 사라졌거나

아파트가 들어섰거나...

 

가끔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듣던

김광석씨, 이문세씨의 노래가 나오면

스무살때의 나를 추억하게 됩니다.

 

 

 

 

IP : 121.137.xxx.23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와...
    '18.8.16 2:59 PM (147.47.xxx.15)

    좋네요. 한 30년전 이야기인가요???
    제가 학창시절이 방배동쪽이라.. 저까지 추억에 잠기네요. ㅋ

  • 2. 열심히산님을위해
    '18.8.16 3:04 PM (211.39.xxx.147)

    브라보 브라보 !!! 우린 그때 그렇게 열심히 살았어요.

  • 3. ㅇㅇ
    '18.8.16 3:10 PM (121.152.xxx.203)

    이런 시간을 추억할 수 있는
    원글님ㅣ부럽네요
    저는 참 모자란 인간이었던지
    첫 직장 힘들었고 미웠고 했던 기억들만
    남들에게만 그랬던게 아니라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했던 기억으로만 남앴네요
    슬픈..ㆍ

  • 4. 원글
    '18.8.16 3:14 PM (121.137.xxx.231)

    저..30년 한참 못돼는 시간이에요.
    22년정도?
    첫월급이 좀 많이 작았죠.ㅎㅎ

    와...님 방배동 사셨군요.^^

  • 5. 1970년대 후반
    '18.8.16 3:14 PM (222.106.xxx.22)

    제가 다녔던 기관의 한 부서에서 엘리트 기혼 남자 상사와 고졸 시골출신 여직원이 내연관계에 있었는데
    몇 년간 지속되다 보니 기관 전체에 소문이 나서 고위직에 있던 여자분들까지 알게 됐어요.
    이분들이 문제를 해결했는데, 남자직원은 터치하지 않고 여직원에게 남자를 소개시켜 결혼하게 했고
    신혼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직장도 소개시켜 줬어요.
    남자직원은 본인이 스스로 다른 기관으로 갔고요.
    만약 요즘 같았다면 그 고위직 여자분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6. 원글
    '18.8.16 3:19 PM (121.137.xxx.231)

    사실 첫직장이 정말 힘들긴했어요.
    특히 싸이코 사수 만나서 성격 180도로 변해서
    진짜 쾌활했는데 내성적이 되었고.
    오죽하면 제가 말 못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는 오해도 생겼으니요.

    사실..가끔 생각해요.
    그렇게 힘들었을때 참지 말고 다른 길을 찾았다면
    진짜 더 좋은 인생을 살았을지 모르겠다고요.
    너무 힘들었는데 그냥 참아라, 참아라, 다른데도 다 비슷해.하던
    친오빠때문에 그런가보다 하고 속병 생기면서 참고 다녔는데.

    전 지난 일이니 추억하지만
    무사히 잘 견딘게 다행이었어요.

    만약 20살 초년생이 저와같은 고민을 한다면
    전 그냥 다른 길도 찾아보라고 권유하겠어요.

  • 7. 와..
    '18.8.16 3:24 PM (14.52.xxx.141)

    저보다 선배시네요.
    저는 여의도 모전자회사에서 사회생활시작했어요.
    그땐 격주로 토요일날 근무해서 놀토면 그렇게 행복했었는데
    이제는 토요일 휴무가 당연한 일이 되었네요.

    사수언니가 좋아서 팔짱 끼었다가
    'XX씨, 회사는 학교가 아냐"라고 핀잔들었던 기억도..ㅎㅎ

    아 다 옛날이네요.

  • 8. 전 제가 진상이아니었나
    '18.8.16 4:24 PM (211.39.xxx.147)

    반성하곤 해요. 철딱서니 없던 시절,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빌딩에서 일 할때 제대로 대접 못해드린 제 사수에게 미안해요. 좀 더 고분고분할 걸, 사수가 팀원때문에 마음고생했어요 그리고 운전하는 방법 가르쳐주던 옆 팀 대리님, 자기 팀 직원 외 2명의 타 팀 여자까지 들러붙어 고생하셨을 거예요. 다들 복 많이 받고 잘 사실 거라 믿습니다.

  • 9. 원글님
    '18.8.16 5:56 PM (59.6.xxx.199)

    최소 뭔가 해내신 분 같다는 생각을 글 읽는 내내 했습니다.
    어려운 시절 잘 이겨내시고 이렇게 담담히 추억하실 수 있는 성찰이 있으신 분이세요.
    원글님 글 읽고 사회 초년병 시절 생각해 보니 저는 딱히 기억 나는 게 없더라구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10. 원글
    '18.8.16 6:48 PM (211.36.xxx.221)

    저 이룬거 없어요 ^^;
    그냥 평범한 남자 만나서 결혼하고
    지금도 일하고 있는 사람일뿐.
    아이도 없고 집도 없고.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지금하고 다른 삶 살도록 노력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참 힘들었던 첫 직장에서 7년 넘게
    일하고 그만두면서 이런저런 추억이 많았네요

  • 11. ㅇㅇ
    '18.8.16 7:08 PM (117.111.xxx.122)

    사소한 추억들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회상할 수 있다는것도 행복한 일이겠죠^^
    전 늘 안좋은 기억만 갖었는데, 은행창구 언니랑 친해져서
    소개팅도 하셨다니..부러워요.
    전 나이 한참 먹고도 한번도 그런 경험이 없어서요^^

  • 12. ㅎㅎ
    '18.8.16 7:17 PM (222.104.xxx.194)

    저두요. 기*은행 대리님(여자분)께서 신입인 저와 당시 사수였던 과장님께 참치집 데리고 가서 술을 사주셨어요
    근데 저는 술먹다가 꾸벅꾸벅 졸았어요ㅜㅠㅠㅠㅠ

    그리고 다른 은행 대리님께 심각하게 짝사랑에 빠져서는..

    아이고 저도 그때의 기억이 아련하네요.
    20년까진 아니고 15-6년전이예요ㅎ

  • 13. 전 25년전쯤
    '18.8.17 8:52 AM (118.222.xxx.105)

    저도 25년전쯤 방배동 언덕길 올라 출근했었어요.
    월급은 작은 회사였는데 원글님보다 많이 작았네요.
    거긴 오래 다니진 않았어요.
    7시반 8시 출근었고 아주 멀지는 않았지만 갈아타고 걷고 하다보면 1시간 정도 걸렸어요.
    큰회사도 아니었는데 비서실 직원 3명나 있었고 사장님이 늦게 퇴근하시는 분이라 돌아가면서 퇴근했던 기억이 있어요.
    늦게 퇴근하는 날은 다음날 아침 출근할 거 생각하면 사무실 소파에서 그냥 잤으면 좋겠단 생각도 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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