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0년.
처음 연애할 때도 빚쟁이였어요.
그런데 그게 시모가 강제로 아들에게(제 남편) 떠넘긴 것이더라구요.
물론 결혼 후에 알았고 한 번은 넘어가자 하면서 '다시는 시댁과 관련해서 빚 안지겠다' 맹세를 받았는데 그게 안되더라구요.
돈 좀 모을까 하면 또 시누이 빚 떠안기, 시모 빚 떠안기...
제가 화를 냈더니 '사채 쓰겠다고 난리를 쳐서 그랬다' 이게 변명입니다.
처음에는 자기 핏줄에게 잘 하는 거, 도덕적으로 좋은 일이지 정도로 지나갔는데 이건 도가 지나치는 거예요.
게다가 늘 일 저지르고 나서 저한테 고백합니다. 의논이 없어요.
다른 것은 다 좋은데... 예를 들면 제가 명절에 시댁에 안가도 뭐라 안합니다. 저도 일하는 여성이라 미리 인사 드리고 휴식을 취하고 싶다 하면 시모랑 싸워서라도 제가 하고픈 대로 분위기 만들어 줍니다.
빚지는 거 말고는 거의 다 제 뜻에 따라줍니다.
그러니 애들은 아빠는 엄마한테 구박 받는 사람, 착한 사람,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희는 빚 얘기하면서 싸우는 거 빼고는 싸울 일이 없어요. 왜냐면 제가 빚만 지지 마라, 말고는 일체 어떤 요구도 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그 빚이 살림에서 너무 큰 타격이니까 쪼들릴 때마다 싸움을 하게 됩니다.
어느 집안인들 사연이 없겠어요, 건 알겠는데 제 속이 매번 터지는 것은 어떤 분노 내지는 울화가 차곡차곡 쌓여서 그런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