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치매라도 걸리셨나?
하늘도 하도 오래 하늘로 계시다보니 치매에 걸리셨나?
사계절은 지구의 가운데 토막 적도지방이 아닌 남반부와 북반부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하늘 간에 누 억년을 두고 변함없이 지켜져 온 무언의 약속이 아닌가?
그리고 우리민족에게는 착한 민족이라고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는 보너스도 더불어 베푸시지를 않았나!
그렇다면 여름은 덮기 마련이지만 여름에도 3일은 적당히 덥고, 4일은 그보다 조금 더 더운 날씨가 뒤바뀌게 하셔야 할 것 아닌가?
헌데 이 착한 민족이, 이 착한 사람들이 어찌 살 라고 이런 지독한 더위를 지속적으로 내려 보내신단 말인가?
올 여름에는 하늘이 이 모든 약속을 깡그리 없었던 것으로 했다.
짧은 70년을 살았지만 처음 겪는 하늘의 약속위반이자 배신이다.
무더위, 불볕더위, 가마솥더위, 찜통더위, 지금까지 써 왔던 혹독한 더위를 이르는 이 말들은 올해의 지독한 더위에는 적절한 표현이 되지를 않는다.
“살인더위”라고 해야 그나마 올여름의 더위를 그런대로 적절하게 표현하는 말이 될지?
월남, 태국 등 동남아 사람들이 큰맘 먹고 모처럼 한국 여행을 왔다 “덥다-덥다!”를 연발하며 관광이고 구경이고 다 때려치우고 그늘과 냉방이 되는 업소를 찾아 들어가 땀을 식히고 전화질을 하여 귀국을 앞당기고 있으니, 이 무슨 코미디란 말인가?
어떻게 하다 우리가 적도지방 나라로 피서를 가야 하는 처지가 되었나?
어쩌다 우리가 그렇게도 겁을 내던 태풍이라도 제발 좀 오라고 눈 빠지게 기다리게 되었나?
인류평화를 깨트리는 단골내기 왜가 그 동안 개과천선을 하였는지 한반도로 향하던 태풍은 모조리 왜 열도로 방향을 트니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하지만 태풍이 왜 열도를 쑥대밭을 만드는 것을 보니 왜가 개과천선을 하지는 않은 것 같다.
개과천선할 것들이 따로 있지!
왜여-
아베여-
무더위를 식혀주는 태풍 진심으로 축하한다.
아차-!
내가 큰 실수를 했구나!
내가 내 얼굴에 뭍은 똥을 미처 보지를 못 했구나!
자연을 그렇게 구박하고, 자연을 그렇게 못 살게 했으니 자연인들 어찌 가만히 있을 손가?
자연이, 그 중에서도 낙동강과 영산강이 하늘을 향하여 눈물을 줄줄 흘리며 참을 수 없는 아픔을 하소연 하니 하늘인들 어찌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
각설하고!
우리 조상님들은 착한민족 착한 사람으로 누 만년을 이 땅에서 살아오셨지만, 우리는 더러운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 그 착함을 진즉에 잃었음이렸다.
하늘이시여!
이 민족을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이 불쌍한 사람들에게 반성할 기회를 주시옵소서!
빠른 시일 내에 낙동강과 영산강은 물론 이 산하를 골고루 적시며 이 땅에서 자라는 모든 동식물에게 골고루 젓을 먹이며 흘러가는 모든 강과 내가 예전의 맑고 푸름을 되찾아 맑은 물소리를 내며 흘러가도록 하겠나이다.
아무래도 이 살인더위에 정신을 잃어 하늘도 자연도 아닌, 내가 때 이른 치매에 걸린 것은 아닌지?!
하늘과의 이 약속의 뒷감당을 내가 어찌하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