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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부간에도 한 걸음의 여유가 필요한것같네요.

여유 조회수 : 2,770
작성일 : 2018-08-08 20:37:43

주말부부예요.

애가 늦어서 쉰둘에 아직 애들은 중딩

오늘 둘다 학원으로 늦는데 남편이 어제 부터 서울출장이라 올라와있네요.

오늘은 일찍 끝나서 집으로 6시 땡하고 퇴근.


애들 밥할 일 없어 두 사람이 오붓하니 밥먹으러 나갔어요.

그런데 요즘 갱년기 증상이 자꾸 올라오는지 이유없이 맘이 답답해서

오늘은 이 말 저 말 주섬 주섬 얘기를 꺼냈는데

워낙 말이 없어 갑갑한 양반이라

그저 밥먹고 오고 가는 길에 유일한 리액션이 응, 아니 ...ㅋㅋ


제가 아니 내가 하는 말엔 그거 말고 할 말이 없냐고 하니 그럼 뭘 더해하네요.

에휴 내가 이렇게 과묵한 사람 골랐으니 내 발등찍었지

알콩 달콩 말이라도 좀 몇마디 나누면 좋지 않냐해더니


자동차 시동을 끄며

'밥 잘 먹어놓구는 ...."

그러네요.


지금 쇼파에 널부러져 자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간만에 마누라 편하라고 둘이 나가 먹자하고

저녁밥 제가 먹고 싶다는거 사줬더니

수다까지 잘 안떨어준다고 바가지 ㅋㅋ


그래도 남편이랑 이말 저말 '대화'란걸 하는 사람들은 참 부럽네요.

이번 생은 글렀다 싶으니

그저 속안썩이는걸로 이쁘다하고 살아야겠지요.


IP : 58.234.xxx.19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wj
    '18.8.8 8:46 PM (121.171.xxx.88)

    지금같은 그런 평범함이 행복인거 같아요. 미운 마음없이 함께 밥먹을수 있고 서로 말하지는 않지만 뭐랄까 상대가 먹고 싶다는거 같이 먹어주고...
    뭐 드라마처럼 함꼐 대화하고 다정하게 그런건 없지만 그냥 이런게 오히려 다들 평범한 부부의 일상같아요.
    물론 가끔 짜증날때도 있죠.
    함께 대화하고 늘 함께 의논하는 부부도 있긴 하거든요.
    저희도 50을 바라보는 부부인데 밥먹으러 어쩌다가도 서로 말도 없고, 남편은 얼른 먹고 얼른나가요. 하다못해 후식나오는 식당 가도 저보고 먹고 나오래요. 먼저 나가서 담배피우려고...
    가끔 엄청나게 성질나고 짜증나지만 남편입장에서 매일 보는 아내와 뭐그리 할말이 있을 거고, 뭔 예의를 그리 갖추겠다고 기다리겠나 싶어요.

    싸우지 않고 지내려면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지내는게 제일 나은거 같아요.
    미운 모습도 있지만 그래도 울애들 아빠이고 속도 안 썪었다니 많이많이 봐주셔야 되겠어요.

    저희는 너무 일찍 주말부부로 지내다보니 지금도 어색함도 많고 뭔가 불편함도 있고 그래요. 그래도 나이먹을수록 둘이 더 친해야 한다 싶어서 나름 노력들을 해요.
    같이 앉아서 남편이 좋아하는 그것이 알고싶다 같이 보기. 같이 과일 먹으면서 보기... 그냥 이런게 소소한 배려..
    나이들수록 서로 노력할 부분도 더 많은거 같아요.
    아이들이 자라고 나니 둘만의 시간이 생기는데 사실 둘이 같이 안지내봐서... 지금도 여전히 어색함도 있고 그런거 보면...
    대화거리가 없어서 그것이 알고싶다에 대해 얘기하는 날도 있어요.

  • 2. wj님
    '18.8.8 9:04 PM (58.234.xxx.195)

    글 보니 쓸쓸함보다는 평온함이 느껴지네요.
    님이 함께하기 위한 작은 노력들을 기울이시듯
    남편분도 그러시겠죠.

    저는 남편은 제가 먹고 싶다는걸 사주는걸로 마음을 표현한건데
    거기에 제가 원하는 걸 얹저 주지 않는다고 퉁박을 줬네요.
    남편입장에선 맥빠질듯해요. ...

    나이 먹을 수록 부부 둘이 건강하게 사이 좋게 지내는게 노년에 가장 큰 행복인것 같아요.
    평생 마지막까지 함께할 절친이니까요.
    인간 관계도 화초를 키우듯 정성을 들여야할 것같네요.
    티비드라마는 환타지를 보여주지만
    제 손엔 수수한 자갈돌같은 인연이 들어있으니
    잘 다듬고 보듬어 가야겠어요.

  • 3. 저는
    '18.8.8 9:04 PM (182.209.xxx.230)

    그래서 결국 싸웠네요. 말주변도 없고 주변머리도 없는 남편과 살다보니 속에서 천불이 나고 서운할때가 너무 많아요 저희도 주말부부라 얼굴봐도 남같아 눈도 안마주치고 사니 더 그래요.
    속상할때 힘들때 맞장구라도 쳐주고 위로라도 해주는 남편이면 좋겠는데 그럴때마다 입꾹 닫고 있으니 답답해요. 오손도손 서로 얘기하고 다정한 부부 보면 너무 부러워요.

  • 4. 저는님
    '18.8.8 9:09 PM (58.234.xxx.195)

    주말 부부 몇년차이시고 연배가 어찌 되시는지 몰라 조심스럽지만
    그런 과정을 다 거치는 것 같아요. 저도 전화붙잡고 울고 서운해서 화내고 싸우고 말도 안하기도 하고....
    그런데 50넘으니 그것도 다 에너지가 있어야하는 거고.
    한편 이젠 남편 머리에 히끗 히끗 흰머리 보이니 좀 짠한 마음에
    '너도 참 안됬다' ㅋㅋ 하는 측은지심이 생겨
    그래 그냥 어디서 사고만 치지 말고 건강하게만 살아라 하는 맘으로 미운 마음 대신하게 되더라구요.
    그나마 정신승리라면
    주변에 그리 섬세하게 알콩 달콩 수다 같이 떨어주는 사람은 그만큼
    남편들도 섬세해서 피곤한 면도 있더라구요. 아닌 분도 있겠지만
    그냥 신포도다 하고 맘을 접어요. 흑흑

  • 5. wj
    '18.8.8 9:15 PM (121.171.xxx.88)

    저도 20대 30대 아이들 어릴떄는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싸운거 이런거보다 외로움, 그런 감정이너무 힘들었거든요. 나혼자 이러고 살려고 결혼했나부터 내게 저남편은 마음이 있는건가 없는건가 싶기도하구..
    근데 40대가 되고나서보니 다들 비슷비슷하게 사나봐요.
    워낙 떨어져 살다보니 좀 어색할떄도 있지만 그래도 남편이 예민한 사람은 아니라 잔소리도 안하고 살아보니 장점이 많더라구요.
    내게는 좀 부족한 남편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참 좋은 아빠이구요. 물론 세세하게 신경쓰고 그런 아빠는 못되지만 자상하고 좋은 아빠인건 맞아요.
    가끔 제가 같이 대화도 하고싶고 남편이 자상하게 위로해해주고 맞장구 쳐주면 좋곘지만 남자는 중간은 없는게 잘못하면 일일이 지적하고 혼내면서 짜증내는 예민한 남편이 아니라 다행이다 싶어요.

    그간 주말부부로 산데다 애들도 중.고딩이라 방도 하나씩 내주고 하다보니 부부가 거실생활 하다보니 더더친해질 시간도 없어지구...
    남편과 방하나 더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어요 더 나이들기전에 함꼐 하는 시간도 더 늘리고 부부만의 공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젊어서는 미운마음도 섭섭한 마음도 가득했는데 이제 아이들이 자랄수록 그래도 남편에게 더 의지하는 마음이 생기고 하나남은 친구라는 말이 더더 가슴에 와 닿아서요.

    지금도 뭐 다정하게 대화하고 그런건 절대 없고 그러지 못하는 남편이지만 남편도 많이 변햇다는게 내게 나름대로 많이 맞추고 있다는게 느껴져요.
    대화는 많지 않은데 예전에는 어딜갈때 팔짱끼거나 손잡으면 1분도 안되서 남편이 손을 뺐어요. 다른 사람들 시선이 어색하다는둥...
    그런데 요즘은 기차타고 가고 남편이 먼저 손을 잡기도 하고 그래요. 사소한 거지만 20년만에 남편의 변화른 느끼네요.

  • 6. wj님
    '18.8.8 9:24 PM (58.234.xxx.195)

    글 보니 마치 제가 쓴것 같네요. ...
    저는 아직은 마음 저만큼엔 서운함과 외로움이 있어요
    다른 생을 삻아보지 못해서 그 결핍이 더 크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네요.
    대화가 많은 부부들도 다른 면에선 또다른 결핍이 있을 수도 있을텐데도 말이예요.
    살다 보면 이런 생각도 답을 얻을 날이 있겠죠.

    계신 그곳에서 늘 행복하세요. 더운 여름 건강하시구요.

  • 7. ㅡㅡ
    '18.8.8 11:35 PM (112.150.xxx.194)

    가뜩이나 말할 사람 없는데. 남편마저 무뚝뚝 잔정 없는 스타일이라. 진짜 살기 퍽퍽해요.
    서운하고 외로워요.
    저사람은 나름 혼자 잘살아요.
    퇴근하고 들어와서 밥먹고. 운동가고. 유투브 보다가 일찍자고.
    저는 애들 뒤치닥거리 하느라 애들 재우고 나오면. 졸린다고 자러 들어가고.
    사는 재미가 하나도 없어요.

  • 8. 저기요
    '18.8.11 1:45 PM (121.171.xxx.88)

    --님.
    지금은 아이가 어려서 더 힘들고 외로우실거예요. 애들과 대화가 뭐 제대로 되는것도 아니고 사람답게 말한 사람은 남편 뿐인데 남편은 자기생활에 빠져있고...
    뭐라하면 당신도 그렇게 살아라 할텐데 여자들은 사실 저녁밥차려야지 애 씻겨야지 돌봐야지 정신이 없거든요. 하다못해 친구를 만나도 애들얘기, 남편얘기이구..

    결혼 10년 넘고, 애들 중고딩되어 자라니 대화도 되고, 애들과 쇼핑하고 여행하는 소소한 재미가 적응되서 재미이어 졌는데 그때쯤되면 남편이 왜 너희만 친하고 내자리는 없냐 식으로 나올거구...
    젊어서 자기혼자 즐겁게 산건 생각안한것에 미운마음이 들구... (이제 제가 살아봐도 그렇게 주변 언니들봐도 공통적인 생활들인거 같아요)

    근데 아이들은 어느날 남친도 생기고 여친도 생기니 오로지 관심이 다 거기가고...
    또 세상 나혼자 이구... 40넘으니 내몸은 아픈데가 넘쳐나구요. 제가 요즘그래요.
    근데 옆에 보니 또 늙고 힘없는 남편이 옆에 있네요.
    물론 지금도 별로 가정적이지 않고 다정한 남편도 아니고 대화도 없지만... 서로 늙다보니 대화도 귀챦아요.
    결혼 20년가까이 되다보니 요즘 폭삭 늙은 느낌이예요.
    근데 이 나쁜 남편도 늙은 아내의 모습이 보이는지 가끔 손도 잡을줄 알고, 내의견 좀 들어주기도 하고... 내게 아프지말고 오래살라고도 하네요.
    "걱정마. 나 먼저 죽게되면 자기도 데리고 갈거야"그랬더니 꼭 데리고 가래요.

    20대 30대는 외로와서 서러와서 혼자 울면서 잠든 날도 많은데 40대 지금은 제가 누우면 잠들구요.
    울고있을 마음의 여유도 없어요.
    서로 이렇게 그냥 늙어가가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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