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부예요.
애가 늦어서 쉰둘에 아직 애들은 중딩
오늘 둘다 학원으로 늦는데 남편이 어제 부터 서울출장이라 올라와있네요.
오늘은 일찍 끝나서 집으로 6시 땡하고 퇴근.
애들 밥할 일 없어 두 사람이 오붓하니 밥먹으러 나갔어요.
그런데 요즘 갱년기 증상이 자꾸 올라오는지 이유없이 맘이 답답해서
오늘은 이 말 저 말 주섬 주섬 얘기를 꺼냈는데
워낙 말이 없어 갑갑한 양반이라
그저 밥먹고 오고 가는 길에 유일한 리액션이 응, 아니 ...ㅋㅋ
제가 아니 내가 하는 말엔 그거 말고 할 말이 없냐고 하니 그럼 뭘 더해하네요.
에휴 내가 이렇게 과묵한 사람 골랐으니 내 발등찍었지
알콩 달콩 말이라도 좀 몇마디 나누면 좋지 않냐해더니
자동차 시동을 끄며
'밥 잘 먹어놓구는 ...."
그러네요.
지금 쇼파에 널부러져 자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간만에 마누라 편하라고 둘이 나가 먹자하고
저녁밥 제가 먹고 싶다는거 사줬더니
수다까지 잘 안떨어준다고 바가지 ㅋㅋ
그래도 남편이랑 이말 저말 '대화'란걸 하는 사람들은 참 부럽네요.
이번 생은 글렀다 싶으니
그저 속안썩이는걸로 이쁘다하고 살아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