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낼 모레 돌되는 딸 키우고 있어요. 지난 주 가족끼리 돌잔치 했는데 엄청난 폭염에 컨디션 안좋은 딸 달래가머 땀을 한바가지 흘렸어요. 소규모로 간단히 했는데도 끝나고 나니 피곤... 아기도 힘들었는지 돌잔치 후 구내염이 와서 잠 못지고 음식 거부하고 보채고 해서 힘든 일주일을 보냈어요. 저도 같이 몸살 비슷하게 와서 목도 다 헐고 쉬고만 싶고 눕고만 싶고요.
평소 친정과 시댁에서 물심양면으로 육아 많이 도와주세요. 아기 맡기고 외출도 하고요. 근데도 정말 육아체질이 아닌건지 그래도 힘들더라고요. 정말 도와줄 사람 하나 없이 독박으로 아이 둘 셋 잘 보는 엄마들도 많던데 주변 도움 받아도 육아 저한텐 너무 버겁고 힘들다 생각도 들고요. 그래도 아기를 예뻐서 어찌어찌 일년을 버터왔어요
돌진치 후 긴장이 풀렀는지 아기도 아프고 저도 아프다보니 그냥 육아에 메인 나의 상황이 답답하고 나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게 답답하더라고요. 평소 남편이 칼퇴근에 육아 같이 많이 도와주는 편인데 요새 며칠 너무 덥다 보니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남편이 더위로 너무 힘들어했고 그래서 퇴근 후 웬만하면 혼자 쉬게 두기도 하고 혼자 아기 목욕시키고 먹이고 재웠어요. 그러다 제 몸이 너무 아프니 남편에게 목욕을 시켜달라 부탁했는데 자기도 너무 지쳤으니 좀 혼자 하면 안되겠냐고 싫은 소리를 하길래 혼자 목욕 시켰고 출산 후 생긴 빈혈로 어지럽고 머리가 아파서 간신히 간신히 며칠을 혼자 아기를 돌봤어요. 그러다 감정이 주체가 안되어 남편과 카톡으로 왜 산후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이해가 간다. 정말 힘들다 이런 얘기를 했고 놀란 남편 전화를 했지만 혼자 우느라 전화를 안받았어요. 남편 걱정되었는지 친정엄마한테 전화해서 내가 힘든거 같다고 얘길해서 걱정한 엄마가 달려오는 상황까지.... 일이 커져버렸죠.
그리고 주말... 남편이 저 쉬라고 혼자 아기를 봐주고 청소에 놀아주기 다 하고 아픈 저는 푹 쉬게 해줬어요. 머리와 어깨 마사지 수시로 해주고요. 주말 내내 약 먹고 푹 쉬니 거짓말처럼 일주일간 괴롭히던 두통이 사라지고 다시 힘이 나더라고요. 몸이 회복되니 남편한테 투정부린 미안함 그리고 육아를 부담스러워했던 것에 대해 아기에게 미안해지더라고요.
정말 내가 낳은 책임감으로 나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기에 대한 육아 부담으로 답답하고 우울했던 마음을 남편이 어루만져주니 사르르 녹고 다시 용기가 생기네요. 내가 힘들다 할때 맘편이 나도 힘들다 다른 엄마들 둘셋 잘만 키우는데 왜 너 혼자 힘들다 유난이냐고 했다면 정말 힘들었을거 같은데 묵묵히 들어주고 푹 쉬도록 배려해준 남편한테 정말 미안하고 고마운 맘이 드네요. 다혈질이고 감정기복이 심한 저와 달리 감정기복없이 무던한 남편의 성격이 참 부럽네요.
또 지치는 순간이 오겠지만 다시 힘내서 육아 열심히 해야겠죠? 이렇게 또 주말이 가네요.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육아에 한번씩 지치다가 또 다시 힘내고 다들 그러는거죠?
엄마니깐 조회수 : 886
작성일 : 2018-08-05 23:16:19
IP : 223.62.xxx.10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oo
'18.8.5 11:39 PM (218.38.xxx.15)와 지금 원글님과 같은 상황에서 애기 키우면...
전 자다가도 웃음이 나오겠네요...
어느 부분에서 힘들어야하는건지 잘 모르겠음2. 윗분 같은 분을두고
'18.8.6 7:34 AM (211.176.xxx.58)넌씨눈 이라고...
넌씨발눈치도 없냐의 준말입니다.
이해해요. 저도 14개월된 아들 키우는데
남들이 아무리 많이 도와줘도 엄마사 할수 밖에 없는 일들이 있고
남들은 도와준다 라고 생각하지(원글의 남편처럼 거절하던가)
1차적 책임은 항상 엄마가 지는거거든요.
이유식이나 유아반찬 사먹는다고 팔자편하네 할수도 있지만
나름 배송 스케쥴, 영양균형, 떨어지지않게 구매하는 거 신경쓰는건
또 전부 엄마의 몫인것처럼요.
엄마가 된 죄려니 하시고
아기 구내염 다 나았으면 좋겠네요.
우리집 아 빌런은 (맨날 아 아 거려서 아 빌런임다)
지금 로봇청소기와 사투를 벌이다가
결국 로봇청소기를 강제종료 시키셨네요.
ㅠㅠ 데리러가야겄다3. 윗님
'18.8.8 11:35 PM (218.38.xxx.15)아니요 난씨눈 입니다..전 도저히 수준낮은 그 단어를 적지 않지만 눈치가 그리 빠르시다면 무슨 말인지 아시겠지요
게다가 본인 자녀에게 빌런이라니...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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