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릴 때부터 복숭아 알러지가 심하게 있었어요.
복숭아 근처에만 가도 온 몸이 간질간질하고 껍질 다 벗긴거라도 한 입 먹으면 몸에서 두드러기가 올라오거든요.
그럼에도 복숭아 맛은 알아요. 향도 알고. ㅎㅎ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알러지가 몸에 적응을 했는지 점점 약해지더니 이제 40이 넘으니 껍질 까진건 살짝 먹어도 괜찮더라구요. 물론 아직도 옆에서 남편이 깍고 있거나 제가 실수로 껍질 만지거나 하면 피부가 따끔따끔 하긴 해요.
저 빼고 우리 가족들이 복숭아를 너무 좋아해서 맛있는 복숭아철에는 항상 사다먹는데
그래서 나도 너무 먹고싶은데 아직도 못 먹는 척 하려니 힘드네요.ㅠ
말하고 먹어도 좋은데요. 뭐랄까 이 복숭아로 제가 대접받는 기분? 요걸 포기를 못하겠네요. ㅎㅎ
시댁가면 당연스레 제가 다 무수리처럼 일하는데 유일하게 복숭아는 저 못 깍아요. 하면 어머님이 깎으시고.
저 복숭아 못 먹는다고 저만 다른 과일 챙겨주시고
집에서도 복숭아 만큼은 남편이 저 근처에도 못 오게하고 자기가 깍아서 아이들 입에 넣어주고 자기도 먹고 하거든요.
어제도 물이 뚝뚝 떨어지는 복숭아 셋이서 먹는거 보고 나도 못 이기는 척 그냥 한 번 먹어볼까 하다가 꾹 참았네요. ㅜ
낼랑 마트가면 젤 맛있는 복숭아 두 세개 사서 비닐장갑끼고 껍질 살살 벗겨 혼자서 냠냠 해볼까봐요. ㅎ
저처럼 알러지 있으신 분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