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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인생이 뭘까요? ...

.... 조회수 : 1,989
작성일 : 2018-07-31 07:36:34

결혼 생활 20년차...


그냥 좋고 사랑하고 이 사람만이 내 빛이라 결혼하고 한참 행복할때

제 주변과 남편 직장 동료들도 하나씩 결혼해서

서로 축복해주고

그 중에서도 특히 정가고 맘 가는 동료 커플이 있어서

정성껏 결혼선물, 축하연 다 챙겨주고


서로 아가 낳고 백일 돌 잔치에서 행복해하고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십 몇년이 지나면서 강팍한 현실과 회사 생활에 지쳐가고

아이들 크면서 사는 곳도 달라지고 서로들 정신없이 키우고


서로가 알던 지인 중 한 분은 그 사이에 스스로 세상을 버렸고

그 일은 정말 가슴 속에 묻을 만큼 충격이었는데

이번에 20년 다 되어서 그 아끼던 커플은 결국 이혼했네요..


누가 잘못한 것이 아닌 그냥 서로 다른 지역에서 직장생활하면서 떨어져 별거하다가

자연스레 이혼을 하게 되었다는데

아이도 있고

왜 남의 이혼이 이렇게 충격이고 슬픈지 모르겠어요

동료와 와이프 둘다 너무 뛰어나고 좋은 사람들이고

정말 천생 베필이었고


내가 준 선물들, 내가 그들로부터 받은 선물들 아직도 집 한쪽에 가득한데...

와이프는 유럽으로 이민갈 예정이라고 하구요


우리 모임에서 몇 몇 사람들이 그리되고

20년이 지나고 보니 사람 사는 인생이 너무 힘들다는 생각만 드네요


그 중 한 사람은 굉장히 부유했는데 파산했고

다른 한 사람은 크게 잘되었구요


직장에서 누구에게나 인정받던 남편이 맨 윗사람의 비리에 동조하지 않아

인사에서 이번에 밀렸어요. 도저히 승복하기 힘들고 맘이 힘든데

이것도 다 인생 한 구석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딸애는 인생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울고 있고..

이 복더위에 20년전 결혼할때 파릇했던 사진 보니

행복에 겨워 빛나던 얼굴들이 거기 다 있는 거에요


지금 세상 달리한 분과, 사라진 분, 이혼한 커플, 크게 잘된 분..

그리고 청년 같던 남편은 이제 자그마한 중년 아저씨로...


몸도 힘들어지고 복더위에 헉헉대는데 그냥 맘이 너무 아파서 아침부터 멍합니다


삶에서 오는 이 자잘한 충격들을 아직도 잘 감당 못하니 아직 멀었나 봐요





IP : 175.116.xxx.16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7.31 8:00 AM (124.111.xxx.101)

    응급실 하루 가보니 나의 밋밋해보이던 일상이
    축복으로 느껴질 지경이었어요.

  • 2. 원글
    '18.7.31 8:35 AM (175.116.xxx.169)

    맞는 말씀이네요.. 한 번 아프면 모든 일상이 멈추니..생활이 전쟁이 되는거니까요
    그저 몸 안아프고 가족 안존하게 있는 것만도 너무 감사할 일이긴 합니다

  • 3. 이 우주에
    '18.7.31 8:58 AM (175.198.xxx.197)

    던져진 하나의 못난 돌을 갈고 닦아 예쁘고 훌륭한 돌로
    만들어 놓고 죽는게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 4. ....
    '18.7.31 9:24 AM (125.176.xxx.3) - 삭제된댓글

    영원히 불행한 것도 영원히 행복한 것도 없더라구요
    안타까워 하는 지인들도 현재보다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 그런 선택을 했을 거예요
    그게 죽음이든 이혼 이든 이민이든요
    하루하루 내 일상에 충실하고
    나를 위한 작은 행복을 찾고
    힘든것은 곧 지나갈거라고 믿고
    남과 비교만 하지 않으면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은거 같아요
    저는 제 인생 최악의 상황도 상상해 보는데
    여기서 말하는 극빈한 노후
    남편 망하고 저는 병걸리고 아들은 날 돌볼수 않는 상황이 되면
    자연스럽게 곡기를 끊고 간다는 생각도 해봐요
    그게 남들 보기에는 비참한거 같아도
    더 편안하기 위한 나를 위한 선택인거 같아요

  • 5. 원글
    '18.7.31 9:41 AM (175.116.xxx.169)

    떨어져 있었어도 같이 만나서 하하호호 웃고 계속 살 수 있을줄 알았어요

    이렇게 점점 서로 모르는 타인이 되어가는거 같아
    힘들어요

  • 6. 결혼 20년차
    '18.7.31 9:48 AM (180.67.xxx.177)

    쯤 인생 중간결산 성적표 낼때쯤
    제일 뒤숭숭할때쯤인거 같아요
    이게 뭔가 ..열심히 살았다고했는데 이 초라함은 뭔가... 이 모욕감은 뭔가 등등..
    그러다 또 한번 몸이 아프고 나면 정신이 확 들다가 심지어 god bless me
    이런 생각도 들다가 ..
    그리 또 10년이 후딱 지나가고
    이젠 뭐가뭔지 모르겠다
    내몸만 안아파고 인생남는장사다 싶다가 ~~나에게만 포커싱하는 쪼잔한
    뇌내망상 시기도 오고~~

  • 7. 불안
    '18.7.31 9:49 AM (203.252.xxx.175)

    그래도 의심의 여지없이 행복했던 시간이 있었던 원글님... 그래도 같이 헤쳐나갈 사람이 있는 분이 그나마 나은 삶일까요...
    그마저도 겪어본 적 없이 결핍으로 가득한 삶에서... 기대도 하기 어려운 나이가 된 저도 삶이 뭔지, 행복한 가까운 분들과 비교되는 저닌
    어떻게 마음을 잡고 살아야 할 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 8. ....
    '18.7.31 12:31 PM (219.79.xxx.139)

    저도 내년이면 결혼 20년차..
    밀레니엄 되기 전 해 결혼 한다고 1999년에 희망찬 꿈을 안고 핑크빛 미래를 꿈꾸며 결혼했는데..
    타임머신이 있다면 결혼식장에 웃고 서 있는 저에게 빨랑 도망치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 9. 원글
    '18.7.31 9:19 PM (175.116.xxx.169)

    맘이 울적하고 더위에 지치던 하루에 윗님들 말씀에 맥주한잔이 생각 많이 나구요
    불안님, 님에게도 꼭 행복과 평안이 찾아오길 기도합니다. 저도
    이제 더이상 기대할게 거의 안남은 인생이란 생각에 너무 힘들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 인생 많이 남았고
    행복은 노력해야 오는 것이더군요.
    다들 나름의 아픔과 힘듦을 안고 질질 끌면서도 노력하고 살고 있던 거더라구요
    정말 완벽하게 행복해 보이던 사람들도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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