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곧 10년이 되어가요
오랜 연애끝에 한 결혼이었죠
시가가 형편이 안되어 모든결혼 비용을 반반하고 결혼했어요
물론 집값도 반반이었죠
그당시 그게 왜그리도 창피하고 속상했던지 (그러면 결혼을 하지말든가.. ㅎㅎ 시가 형편 때문에 부모님께서 반대하셨었는데 제고집대로 한 결혼이었거든요)
주위에는 남자가 해왔다고 뻥도 쳤었어요.....
결혼하고도 한동안은 속상하고 예민했었어요
시가는 꼬장꼬장했고 (특히) 시엄마가 지금까지 하신 행동은 네이트판 같은데 써도 모자름 없을 정도거든요
근데 지금 저는 그때 내가 왜그렇게 집값에 연연했는지 신기할 정도에요
물론 집값 반반하고 결혼했다는 얘기도 이제는 웃으면서 해요
결혼 10년동안 친정에서는 천만원 단위로 여러번 도와주셨어요 (물론 시가는 아님)
결혼초반에 시가에서 몇번 진상을 부리셨는데 여차하면 이혼도 불사한다는 제포스가 느껴지셨는지 요즘은 아예 안건드시네요
물론 이렇게 된거에는 남편의 전적인 줄긋기가 큰몫을 했어요
절대 제편이라는 포지션이 십년동안 단한번도 흔들리지 않았어요
자기 부모가 도리에 어긋나는 언행을 하시면 가차없이 자르고 연락을 끊었어요
시가에서는 제게 물론 불만이 있으시겠지만, 적어도 제게 그걸 티내지는 않으세요 (못하시는거죠. 아들 무서워서)
그렇다고 저희 부부가 막 잉꼬부부인 건 아니에요
살벌하게 싸우기도 하죠
근데 남편의 이치에 어긋나는건 절대 안된다는 사고와, 여차하면 혼자 살수있다(애키우며)는 제 자신감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 같아요
그리고 친정이 든든한게 정말 좋아요
저도 딸 엄마인데 꼭 제 친정같은 친정이 되어주려구요 (제딸이 결혼을 한다면요^^)
결혼한지 10년이 되어가니, 10년전에 왜 그리도 니꺼 내꺼에 집착하고 연연했는지
지금은 오히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남편의 기를 세워줄 수 있을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장가 잘 갔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해줄까, 결혼으로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해요
실제로 남편에게 자주 말해요. 나와의 결혼이 네게 발목이 아니라 날개라고 느끼게 해주겠다고
제가 휴일아침부터 이런글을 쓰는건
결혼에 대해 믿음이 생기면 니꺼내꺼 집착하는게 참 무의미하다는거에요
여유가 없어서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면 모르지만, 여건이 되는데 니꺼내꺼에 집착한 나머지 큰그림을 놓치는 일은 없었으면 해요
내 친정이 우리집을 도와서 내가족이 승승장구하면 결국 내가 좋은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