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노회찬 의원과의 개인적인 일화

생각이난다 조회수 : 5,024
작성일 : 2018-07-23 20:30:08

남편이 오전에 카톡을 보내왔더군요.

'노회찬 의원 자살하셨다고 뉴스 나옴. 기분이 너무 너무 이상함.'

남편의 기분이 어떠한지 알겠더군요.

노회찬 의원을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해도 저희 가족에겐 나름 특별한 그와의 기억이 있어요.

대략 10년 전이에요.

둘째 돌잔치 뷔페를 예약하러 부산의 어느 뷔페를 갔습니다.

남편은 큰 아들 손 잡고 저는 둘째 아기띠 하고 엘리베이터를 탔어요.

저희 가족만 있던 엘리베이터에 갑자기 어떤 무리가 들어오더군요.

그 중 까만 땡돌 같은 남자가 우리 가족을 보고 안녕하십니까, 먼저 인사를 하더라고요.

노희찬 의원이었어요.

저는 어머, 하고 인사를 했고요. 얼떨결에 남편은 악수를 했죠.

저희 보고 식사하러 가시냐고 해서 돌잔치 예약하러 왔어요 했더니 아기띠에서 찡찡대고 있던 둘째를 보고

'아이고 그렇습니까. 아가야 건강하고 예쁘게 자라거라.'

이런 식으로 덕담을 해주시는 거에요.

그러면서 큰 아이 머리도 쓰다듬어주시고요.

정치인을 그렇게 가까이 본 것도 처음이지만 유명인이 서스럼없이 좋은 인상으로 먼저 다가와 준 게 너무 놀라웠어요.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엘리베이터 내려서 남편도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딱히 정의당을 밀진 않았지만 그때의 인상이 너무 좋았던지라 우리 부부는 늘 노회찬 의원은 응원했었어요.

그때 건강하고 예쁘게 잘 자라라던 둘째는 벌써 11살이 되어서 말썽많이 피우는 초등 4학년이 되었지요.


그리고 얼마전 지방 선거에서 아주 찰나로 뵈었어요.

제가 부산에 사는데 범일동에 일이 있어서 갔거든요.

제 차가 노란색 더비틀이에요. 마침 정의당 부산시장 후보 유세차량이 지나가는데 노회찬 의원이 타고 계신거에요.

저는 괜히 반가워서 창문을 다 열고 막 손을 흔들었더니

차 색깔이 너무 예쁘다고 어린아이 처럼 손을 막 흔들어주시는거에요.

물론 10년 전 그 애기 엄마라는 건 모르셨겠지만 저는 다시 뵈니 반갑고 응원하는 마음에 더 환하게 인사했어요.


마음 한 켠이 너무 먹먹해요.

비록 작고 작은 일화지만 그에게서 느꼈던 좋은 감정이 남아 있어서인지

하루 종일 멍하고 우울했어요.

부산 어디 조문이라도 할 수 있다면 가고 싶은데.

제 앞에서 햄버거를 열심히 삼키고 있는 둘째를 보고 있으니 점점 심장이 아려요.






IP : 1.254.xxx.2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7.23 8:35 PM (218.52.xxx.235)

    정말 너무 가슴이 아파요.
    많이 좋아한 정치인이었는데...
    그분을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게 사무치네요.
    당이 많이 어려웠을거란 생각은 못해봤어요.
    작은 정성이라도 후원하지 못한걸 이제 와서 후회하네요.

  • 2. 저희남편
    '18.7.23 8:38 PM (211.36.xxx.100) - 삭제된댓글

    슬프다고 집에와서 휴대폰에 영정사진 켜놓고
    소주한잔 앞에 앞에두고 한변 마셨어요ㅜㅜ
    오전에 뉴스보고 충격이 컸어요.
    다를 나쁜놈들은 잘 사는데 좀 뻔뻔해지시지.

  • 3. 저희남편
    '18.7.23 8:38 PM (211.36.xxx.100) - 삭제된댓글

    한변ㅡ한병

  • 4. ..
    '18.7.23 8:40 PM (180.66.xxx.74)

    언제까지나 그자리에 있을것 같은 좋은어른이 하루 아침에......ㅜㅜ

  • 5. 너무
    '18.7.23 8:41 PM (121.130.xxx.60)

    따뜻한 일화네요..ㅠㅠ
    눈물이 저절로 흐릅니다..ㅠㅠ

  • 6. 미칠거 같애요
    '18.7.23 8:41 PM (68.129.xxx.197)

    저희 엄마도 노회찬의원 팬이신데 지금 어떻게 마음 다스리고 계실지.

  • 7. 속상
    '18.7.23 9:57 PM (175.223.xxx.132)

    슬퍼요 ㅠㅠ

  • 8. 삶의열정
    '18.7.23 10:45 PM (121.128.xxx.193)

    아직도 실감이 안나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36259 60%선 무너졌다…文대통령 지지율 58.8% 36 ........ 2018/07/25 4,213
836258 글씨교정 받는 거 효과 있을까요? 1 .... 2018/07/25 915
836257 나이들면 단색이 나을까요 무늬있는 옷이 낫나요 12 ... 2018/07/25 3,374
836256 큰소리로... 2 .. 2018/07/25 497
836255 어제 백분토론에서 워마드회원이 안중근을 깐 이유? 12 oo 2018/07/25 1,947
836254 대학다니면서 3.4학년이 되서 5 소나무 2018/07/25 1,445
836253 대학생 아들이 친구들과 6 어떻게 할까.. 2018/07/25 1,866
836252 회원여러분 동참해주세요..(울산어린이집성민이사망사건) 4 이스리 2018/07/25 952
836251 어제 발견한. 신세계 맞춤법 8 맞춤법은 어.. 2018/07/25 2,202
836250 민주당도 성남경찰도 해명없이 너무 조용하네요.... 16 ..... 2018/07/25 1,207
836249 정말 요리에 자신이 없어요ㅜㅜ 10 요리잘하고파.. 2018/07/25 1,731
836248 자식한테도 양보할 수 없는 것.. 있으신가요? 9 2018/07/25 2,205
836247 어제와 1,2도 차이네요. 8 2018/07/25 1,699
836246 주방세제로 세월호 유품 세척했다 4 ........ 2018/07/25 1,455
836245 요즘 뉴스공장에 이정렬판사님은 왜 안나오나요? 32 ... 2018/07/25 2,450
836244 흔들의자의 최고는 어느제품인가요.. 2 ... 2018/07/25 828
836243 남자화장품 여자가 발라도 될까요? 3 shisei.. 2018/07/25 1,391
836242 선릉역에서 강남삼성병원까지, 아침8시에 도착하려면(자차로!) 8 질문오류~ 2018/07/25 546
836241 펑. 23 블루밍v 2018/07/25 2,974
836240 ....... 38 남편이 2018/07/25 5,131
836239 아주 놀고들 계십니다. 낙지사와 찌라시들....... 36 소유10 2018/07/25 2,675
836238 국제전화입니다...뭘까요? 3 뭐지 2018/07/25 1,532
836237 결로땜에 생긴 벽지곰팡이 위에다가 도배하면 4 여름 ㅜ 2018/07/25 1,638
836236 이아현 넘 심하네요 39 .. 2018/07/25 25,528
836235 누수문제..윗집에서 오히려 큰소리치는데.. 7 와사비요네즈.. 2018/07/25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