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모님이 시골에서 과일농사를 하세요~
첨에 과일 농사를 하신다길래 맛있는 거 실컷 먹는 줄 알고 좋아했는데..
그냥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새콤한 과일입니다ㅎㅎ 저는 1년에 2,3개 먹을까 말까..
무튼 하우스에서 재배하는데, 처음 재배 시부터 무농약 인증을 받아서 올해 3년차입니다.
이 과일은 아직 유기농은 없는 것 같고 무농약이 10~20% 정도, 나머지는 관행농업인데요
사실 무농약이라고 해서 높은 가격을 받고 팔지는 못해요. 그렇더라구요~
그런데 반해 무농약이다 보니 키우기는 참 번거롭고 힘이 들어요.
무농약은 1년 마다 재인증을 받는데요
인증센터에서 와서 하우스 안에 흙도 여러군데 퍼가고
물도 퍼가고 과일도 가져가고 이래저래 가져가서 몇 십가지 검사를 해요.
목록을 보니 토양검사 수질검사 과일검사 뭐 많더라고요.
매일 쓴 1년치 작업일지도 같이 제출하고요~
평소에도 부모님은 옆에 있는 벼농가에서 농약이라도 치는 날에는
혹시 모를 농약 성분이 날아올까봐 하우스를 전부 닫으면서 관리를 하세요~
풀약 한번 치면 없어질 잡초도, 제초제를 못치니 몇 시간씩 쭈그려앉아 직접 뽑으시고..
나무가 병이나 해충이 생겨도 뾰족한 방법이 없어요.
친환경 전용 농약이 있지만 말이 농약이지 사실 천연물질, 미생물로 만든 기피제 같은 거예요.
그러니 무농약, 유기농 재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을 받았겠지용
이런 농약은 일반 농약보다 효과가 한참 떨어집니다.
근데 가격은 또 비싸요ㅎㅎ
부모님이 재배하는 과일은 비료가 별 필요가 없어서 안 하는데요,
가끔 무농약은 농약만 안 치고 비료는 엄청 하는 줄 아는 분이 계셔서ㅜ.ㅜ
물론 그런 농가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작물 자체가 비료도 적당해야지,
많이 주면 오히려 해가 되기 때문에 마구마구 줄 수가 없어요~
뭣보다 비료값이 비싸요ㅎㅎ 또 그 넓은 땅에 다 줄 시간도 노동력도 부족하고요~
이번에 저희 하우스에는 예상치 못한 총채벌레가 생겨서 비상이었는데요
농업기술원에 갔더니 앞에 있는 고추하우스에서 날아온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거기 박사님이 관행농 같으면 그냥 약 몇번 뿌리면 끝나는데..
친환경 재배는 총채 잡기가 쉽지 않다고.
혹시 철학이 있으셔서 친환경 하는지 물으시더래요.
친환경 농사 골병든다고요ㅎㅎ
그래도 부모님이 꼼꼼하게 친환경 약 뿌려주고 잘 관리한 덕에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진짜 한 해 농사 망치는 줄 알았거든요. 부모님도 기술원에서도..
근데 한 고비 넘기니 이번엔 또 폭염이 걱정이네요~
하우스 안은 40도라.. 부모님이 과일이 잘 안 크는 거 아닌지 걱정이 많으세요.
세상사 쉬운 게 없지만 농사는 참 인력으로 안 되는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하늘님이 도와주셔야 가능한 일ㅎㅎ
그냥 이 더위에 고생하는 부모님 생각이 나서 한번 써봤어요~
부모님 걱정 그만 하시게 폭염이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네요!
(혹~시나 홍보냐고 하실까봐 먼저 말씀드리면,
저희 하우스는 아직 수확철이 아니고요^^;
수확을 해도 자O드림, 마O컬리, 기타 유통업체에 납품이 대부분입니다요..)
모두 건강한 여름 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