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먹어가는데 어른이 되지 못하고 아이같아서 답답해요.
뭐랄까..
세상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이곳 저곳 헤매는 얼뜨기같고..
남들 다 해내는 것도 어려워하는 루져가 된 것 만 같아서.. 마음이 무겁네요.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고 직장도 다니고 있는데..
예를 들면..
결혼도 대충한 것 같고 그때 조금만 똑똑하게 처신했다면 이렇게 살진 않을텐데..
그때 이런 남자인지 알았으면서.. 나한테 잘해주니깐..결혼할때 됐으니 그냥 결혼하자.한거..
결혼하고 신혼초에 무지 싸운거.. 싸우면서도 막싸운거..
아이 낳았는데..부부관계가 없다보니 자연스레 외동으로 확정된거..
남들 둘째 낳는거 보면 난 정상적이지 않게 살고 있는 것 같고 난 좀 모지라는 사람 같고..
아이 교육문제도 다른 엄마들은 인성동화,세계사,과학동화,전래동화 뭐 이런 단계도 알고
학습지는 뭐가 좋은지 줄줄 읊던데 난 그것도 모르고 관심도 없는거.
시집도 가부장적이니 8년을 참으면서 그냥 저냥 제사도 참석하고 명절에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은 종같은 기분이라 하기도 싫고 연락도 하기 싫은데..
유치원생 아이는 왜 엄마는 xx에 안가냐고.. 왜 안챙기냐고 타박하니.. 맞는 소리인줄 알면서도
'그럼 왜 아빠는 외할머니집에는 안가는데? 왜 엄마한테만 그러는데?'
이런 유아적인 발언이나 하고..
니말이 맞다라는 소리를 하면 억울하니깐.
속으로는 아이가 나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직장다니다가 결혼과 동시에 일 그만두고 나니 나는 아줌마가 되어있고
다닐만한 직장은 없고..
지금은 사무실에서 잡일이나 하고 있는 것 같고..
다른친구들은 모임도 많고 인간관계도 꽤 되는 것 같던데..
나는 모임도 하나 없고 그나마 연락하는 친구도 몇명이 전부.
우리 엄마,아빠 돌아가시면 올 사람도 없고 장례식장이 초라할 것 같고.
아이 친구도 엄마들 모임도 없어서 외동인데도 불구하고 유치원친구말고는 어울릴만한 친구도 못 만들어주서 미안하고.
이런 사소한것들이 계속 머리속에 돌면서 나는 루져다..난 얼뜨기다 이런생각만 들어요.
저 대학교때는 과회장도 할 정도로 괜찮았는데.. 어디서 부터 꼬인건지..
유년시절 부모님사이가 많이 좋지 않았고 폭력가정에서 자랐어요.
그래도 나름 행복한 기억도 많고..
아빠는 열심히 일하시고 대학교까지 등록금 걱정없이 다녔고..
엄마도 아빠를 증오하시긴 했지만 하나라도 자식에게 더 해주려고 하셨고..
비록 남동생과 차별하긴 했지만..보험도 남동생만 들어주고 점보러 가셔도 남동생것만 보고..
결혼하면 이 남자가 나만 사랑해주고 내 모든 것을 다 받아줄지 알았더니
그건 더더욱 아니고..
능력도 없으니 시집에는 왠지 수그리게 되고..
외모에만 신경쓰게 되고 밥도 잘 안먹게 되고..
지금 이 글을 쓰는데..
이런 속이야기 어디 누구 하나 말할 사람 없다는게 슬프고..
나도 그 누군가에게 잘해준적이 없고 위로해준적 없으니 당연하다 싶기도 해요.
우울한 이야기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 많이 루저같은 상태라 '너 루져맞다! 어이고 한심하다.'이런 댓글은 제발 쓰지 말아주세요.
어디서 부터 달라져야 할지 이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이성적으로 접근이 안되는데..
좀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