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하게 적으려고 노력했지만 워낙 어제 당한 내용이 많아서 글 길이가 다소 깁니다)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정규직 블라인드 채용에 지원했고 어제 필기시험이 있었는데 운영이 아주 엉망진창이더군요. 사전에 공지된 내용은 오전 09:00-09:30 동안 입실, 오전 10:00-오후 12:00까지 120분간 필기시험이라고 했습니다. NCS 직무기초능력평가 객관식 60문항, 직무 관련 주제 단답 및 서술형 주관식 20문항이라고 공고돼 있었구요. 서류전형이 적부였고 토요일에 있어서 그런지 필기시험 대상자가 어림잡아 200-300명은 돼보였습니다. 필기시험 운영에 문제가 굉장히 많았는데 적어보겠습니다.
1. 경기도 고양시 여성회관에서 필기가 있었는데 공지와 다르게 오전 09:10쯤 돼서야 입구 문을 열어줬어요. 고사장에 들어가니 높이가 완만한 계단형 강당이었는데 지원자가 입실하는 그 시간에야 담당자들이 책상에 이름표를 붙이고 있어서 지원자들 대다수가 일단 아무 곳이나 앉아서 감독자들이 책상에 이름표를 붙일 때까지 대기해야 했습니다. 참고로 그 강당에서만 200명 안팎은 응시했습니다. 한 명은 옆에서 이름표를 가위로 오리고 한 명은 책상 위에 올려놓고 한 명은 투명 테이프를 들고 따라다니며 붙이더라구요. 다른 기관은 대부분 라벨 스티커로 시험 전날 다 붙여놓습니다.
2. 강당 좌석에 접이식 책상이 붙은 구조였는데 몇몇 좌석은 접이식 책상이 파손되서 아예 없었는데 그걸 지원자들이 여기 책상 없는데 어떻게 하나요? 라고 물으니 그제서야 감독관들이 상황을 인지하더군요.
3. 분명 09:00-09:30에만 입실이 가능하다고 공지됐었는데 10:30인가?쯤에도 지원자를 입실 시켰습니다.
4. 시험지, OMR 카드 배분에 문제가 있어서 계속 시작이 지연됐고 결국 오전 10시 시작 예정이던 시험이 오전 10:55에나 시작됐고 이와 관련 지원자들 상당수가 문제제기를 했지만 사과만 할 뿐 다른 후속조치 약속이 없더군요.
5. 객관식 시험지가 배부되고 파본 여부 확인하는 시간을 줬는데 지원자 한 명이 자신의 시험지가 인쇄가 잘못되어 하나의 지문에 여러 문제가 연결된 것이 분리가 됐고 이를 알리며 시험지 교체를 요구했으나 감독자가 그냥 페이지를 왔다갔다 하면서 풀라고 하더군요. 지원자가 재차 문제를 제기하니 그제서야 시험지를 교체해줬습니다.
6. OMR 답안지에 화이트를 쓸 수 없지만 답안지 교체는 불가하다고 하더군요. 한 마디로 마킹 틀리면 답이 없다는 의미였습니다. 하지만 시험이 진행되며 나중에는 답안지를 교체해주기는 하더군요. 참고로 다른 회사 필기시험에서는 수정 테이프 사용을 허락하던가, 아니면 답안지를 시험 종료 10분 전까지는 교체해주고 이를 사전에 확실하게 공지합니다.
이런저런 소란 끝에 결국 시험은 10:55이 되어서야 시작됐는데 시험은 더 가관이었습니다.
1. 대다수가 객관식, 주관식 시험지를 시험 시작 전에 모두 배부 받았지만 고사장 뒷편에 앉은 지원자들 일부가 아직 주관식 시험지를 받지 못한 상태였는데 어차피 120분간 푸는 거니까 일단 객관식부터 풀라며 시험 시작을 알렸습니다. 물론 주관식 시험지를 받지 못한 지원자들은 공정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했지만 주최 측이 무시했습니다.
2. 문제에서 제시된 그림을 보고 답하라는데 문제에 그림이 없고 시험 주관 기관 측에서는 누구나 조건은 같으니 그냥 그림 없는 채로 문제를 풀라고 하더군요.
3. 똑같은 보기가 2개가 있는데 역시 그냥 풀라고 했습니다. 여러 군데에서 오타 역시 상당수 발견됐습니다.
4. 저는 담당자가 신분증 및 수험표 확인을 했는데 취업 카페 글을 보니 대다수가 신분증 대조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거기 강당에 빡빡하게 앉혀 놔서 사실 중간에 앉은 분들은 시험 감독이 신분증 확인을 할 수가 없겠더군요.
시험이 종료됐고 지원자들 상당수가 재시험을 보던지 해야 하는거 아니냐, 시험 운영이 이게 뭐냐고 항의하자,
1. 감독 기관 총괄자로 보이는 분이, 시험지를 오늘(필기시험 당일) 아침에 고사장에서 인쇄하느라 시간이 지연됐다, 여러 모로 죄송하게 생각한다, 나는 진흥원 직원이 아니라 시험을 주관하는 기관에서 나온 사람이다, 이번 일로 보상을 원하시는 분은 나가는 길에 본인 연락처와 보상 내용에 대해 본인이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가라고 하더군요. 이 때 지원자들 상당수가 실소 했네요.
2. 시험이 예정보다 늦게 끝나서 오후 시험 일정이 급했던 지원자들 일부가 퇴실시켜 달라고 요구했으나 회수 시험지 확인이 끝나지 않았다며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취업 카페에 오후 시험을 결국 못봤다는 글이 올라왔네요.
3. 지원자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회수 시험지의 부수 확인이 완료되지 않았는데 총괄자가 이제 퇴실하셔도 좋다고 퇴실을 허용했네요.
취업 준비생으로서 여러 기관에 지원해 왔지만 이번처럼 필기시험 운영 관리가 엉망진창인 곳은 본 적이 없습니다. 참고로 이번 채용에서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은 세 가지 직무에서 각 1명씩 총 3명을 뽑기로 예정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