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정부모 시부모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관계입니다.
친하게 지내자면 마구 경계 없이 침범하셔서, 제가 신경써서 거리유지를 하는 편이에요.
대화하기엔 차라리 시어머니가 더 낫습니다.
시어머니 이야기들 그냥 들어드리면 돼요.
제가 맞장구 조금만 치면 아주 기뻐하십니다.
친정엄마랑 대화하면 꼭 핀잔에 잔소리에 이래라 저래라로 흘러가서 제가 일방적으로 기분 상하고 끝나요.
어머 너 정말 이상하구나 - 이게 친정엄마 단골멘트.
그래서 최대한 만날 일도 줄이고 대화할 일도 줄였습니다.
주로 같이 하는 일은 마트에서 장보는거예요. 서로 장보면서 물건 이야기나 하면 그나마 무해하더라고요.
근데 이제 저희 아이들이 다 독립해서 남편과 둘만 남아서
장볼 일도 없어졌어요. 둘이 뭘 그렇게 먹겠나요.
이제 친정엄마랑 할일이 없어요.
예전에 한번 같이 요리 클래스를 같이 들었는데
수업이나 들으면 맛있는거 같이 먹고 시간 잘 때우려니 생각했으나 아니아니 아니올시다...
나는 이렇게 예쁘게 썰었는데 너는 크기가 다 다르다
나는 이런걸 많이 해봐서 똑같은 음식을 해도 미세하게 손맛이 감칠맛이 난다
어찌나 딸에게 경쟁심을 불태우시는지...;;;
저 요리 잘하고 솜씨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보다 잘한다 엄마보다 못한다는 그런 비교는 하고싶지도 않은데
같이 요리하면 비교멘트에 울화통 터져서 음식 먹기도 싫더라고요
나보다 못했다 싶으면 삐져서 깐족거리고...
뭘 같이 배우는 종류도 할수가 없어요.
뭘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재미있으면서도 대화는 최대한 안하게 될까요?
나이들어 자식이 점점 더 그리운 모양인데
자식은 어쩌다 한번 보는 것도 점점 더 괴로워서 미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