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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사에 울 남편처럼 적극적인 사람 많겠죠?

평화 조회수 : 1,426
작성일 : 2018-07-10 10:00:36
가사분담철저.. 이건 신혼때부터 요청했어요.
한 사람이 밥 차리면 한 사람은 설거지
주말에 같이 청소하고
빨래 돌려서 나오면 같이 널고
걷을 때 같이 개고
매실청을 담글 때도 같이 꼭지 따고
저절로 되는 집안일은 없다는 것과
집안일이 힘들다는 걸 신혼 때 배웠지요.
남편은 본가에서는 손 하나 까딱 안했던 장남이었고
저도 귀찮아하고 내킬 때만 하던 장녀였어요.

도시락 싸다니는데 요즘 메뉴가 김밥이에요.
저는 전날 쌀 씻어서 예약걸어놓고 (4~6줄 싸요. 1인분에 2줄씩)
당근 채 썰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자면
남편이 7시에 일어나서 계란 씻어 지단 부치고 당근채 볶고 냉동해놓은 김밥햄 볶고 김 굽고
전 남편 지단부칠 때쯤 일어나서 밥 퍼서 참기름, 소금간에서 펼쳐 식히고 단무지, 우엉채 냉장고에서 꺼내고
남편이 비닐장갑 끼고 김밥 말 준비하면 전 옆에서 지단 자르고 도시락통 배치하고
남편은 밥 김에 살짝 눌러가며 펴서 돌돌돌 김밥 말아 놓고 씻으러 가요.
전 김밥 썰어서 나눠 담고 젓가락통 싸면 끝.
시간이 남으면 씻고 나온 남편이 설거지를 하고 오늘같이 6줄 싼 날은 시간이 안 남아 커피 한잔 내려서 가고 늦게 출근하는 제가 설거지를 해요.

전 주말에 하루를 근무하는데 그날이 토요일이면 남편이 밀린 집안일을 다 해요.
빨래하고 청소하고 하수구도 닦고 저랑 먹을 점심도시락도 싸오고
그럼 일요일에는 같이 하루종일 놀 수가 있는거죠.
이건 저한테 배운거에요. 제가 가끔 금요일에 쉬게 되면 주말 편하게 보내라고 집안일을 열심히 해놓거든요.
물론 생색을 내지요. 주말에 편히 쉬라고 내가 다 해놨다고. 
자주 생색을 내다보면 어느날 남편도 똑같이 해요.

집안일 하면서 시키는것만 하는 게 아니라 생각해서 하는거 이게 참 좋더라구요.
음식물 쓰레기 버리면서 냉장고도 한번 열어 확인해보고
설거지 끝내면 씽크대랑 배수구도 깨끗히 닦아놓고
화장실에서 물 쓰면 스퀴지로 닦고 
청소할 때 현관바닥, 베란다 바닥까지 닦고
아직 안된 것들도 있는데 전 잔소리는 안해요. 제가 하면서 자꾸 얘기를 합니다.
생색이라고 할 수도 있고.. 
이렇게 하니까 좋은데. 내가 뭘 했는데 힘들더라. 별 감정없이 보고 형식으로 말하는데
남편이 제 말에 귀기울이는 걸 잘 알거든요.
바로 안 변해도, 뭔가 바로 안해도 아무 말 안해요. 들은 걸 소화시키는데 시간이 걸리니까요.
그리고 하는 순간 칭찬칭찬칭찬 구체적으로.. 뭐하고 뭐하고 뭐했지?
고맙다. 잘했다. 번쩍번쩍 한다. 내일 같이 놀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요즘은 거의 반자동으로 집안일을 잘 하지만 그래도 콕 찝어서 해달라고도 합니다.
이불 좀 널어달라던가. 이것도 몇 번하면 자기 일이라고 입력해서 알아서 하겠죠.

남편은 집안일을 결혼 생활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하기 싫은 감정이 들기 전에 해야 할 일이니까 얼른 하자고 생각한대요.
신혼 때 회사일하면서 집안일까지 하기 힘들어서 하다보면 화날 때도 있었죠..
가사 분담이 평화로운 가정 생활의 기본인 거 같습니다.
물론 가장 좋았던 때는 저 외벌이로 남편이 가사전담했을 때 였어요.. 정말 편했었어요.
IP : 112.164.xxx.10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8.7.10 10:10 AM (118.223.xxx.105) - 삭제된댓글

    저희랑 똑같으시네요
    다른게 있다면 우린 서로 생색을 엄청내고
    생색내면 엄청 고마워한다는~ㅋㅋ
    남편체력이 강철이고 저는 비리비리라
    남편이 훨씬 많이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 2. 저도 생색 담당
    '18.7.10 10:16 AM (112.164.xxx.108)

    남편은 칭찬을 엄청 좋아하구요.
    저도 남편이 저보다 훨씬 더 많이많이 했으면 좋겠는데 이런 이기적인 마음은 마음 속에만 간직하려구요 ㅋㅋ
    성경에서 좋은 구절 하나 얻었죠 (기독교가 제가 준 유일한 선물?)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말 ㅋ

  • 3. ㅡㅡㅡ
    '18.7.10 10:18 AM (211.196.xxx.93)

    세상에 원글님 전생에 덕을 많이 쌓으셨나봐요!!

  • 4. dlfjs
    '18.7.10 10:21 AM (125.177.xxx.43)

    복받으신거에요

  • 5. 부부가
    '18.7.10 10:26 AM (116.37.xxx.188) - 삭제된댓글

    모두 현명하고 지혜롭네요.
    나의 일 너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을 함께 하는 것이군요.

  • 6. ..
    '18.7.10 10:33 AM (27.177.xxx.122)

    네 외벌이남편인데 집안일 반반 그 이상 도와줍니다...맞벌이할때도 같이 했고 제가 애 재울때 설거지 뒷정리 다 해줘서 고마워요. 그대신 아이는 하나입니다 남편이 둘이면 넘 힘들거같다해서

  • 7. 딩크
    '18.7.10 10:47 AM (58.228.xxx.89) - 삭제된댓글

    저희는 딩크인데 집안일은 남편 7, 저 3 정도 해요.
    대신 돈은 제가 더 벌고 더 바쁜 직장.
    저는 원래 집안 일을 좀 미루는 습관이 있었는데
    결혼하고 나서 남편을 본받아 많이 부지런해졌어요.
    다림질 외에 집안일은 자신이 없어서
    집안일 잘하는 남편이 고마워요.
    둘 다 별로 생색은 안내고
    자발적으로 상대방 몫의 일도 잘 도와주는 편이어요.
    예전에 시어머니도 퇴근해서 집에 오면
    시아버지가 먼저 퇴근해 애들 다 씻겨놓고 기다렸다고...
    그리고 시어머닌 저희 볼 때마다 직장 다니면 여자가 더 힘드니 남편이 많이 도와야 한다고 말씀하세요.

  • 8. 딩크님 시댁은 참 괜찮네요
    '18.7.10 11:06 AM (112.164.xxx.108)

    울 시댁은 완전 가부장적인 시아버지에 아들들만 있고 시어머니만 죽도록 고생하셨답니다.
    울 시어머니가 남편한테 너는 그렇게 살면 안된다 하셨다는데 (그러면서도 아들들 아무것도 안시키심--;;)
    남편은 결혼하고 철들었다는..
    어려서부터 평등한 부모님 결혼생활을 보고 배웠으면 더 수월하게 지냈을것도 같습니다.
    사실 저의 친정에서는 아버지가 7할 하셨었어요. ㅎㅎ

  • 9. 아이고
    '18.7.10 4:58 PM (115.21.xxx.10)

    전생에 나라를 구했네요 우리남편은 다른속은 안썩이는데 남자할일 여자할일 따로있다는데
    결혼한지 45년되었는데 다늙어서 작년부터는 일주일에한번 집안청소해줘요 내가걸레는 빨아주고
    청소기돌리고 딲는거는남편이해요 그것만 해줘도 훨씬 수월해요 나는삼시 세끼니 해주고
    쓰레기는 절대로 버려달라고 안해요 내가다버리고 다른집 남자들 음식쓰레기봉투들고 버리러가는것
    보기싫어서 그런거는 안시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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