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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기내식 사태와 금호아시아나그룹

이젠자유 조회수 : 1,218
작성일 : 2018-07-06 12:54:39
간단한 금호아시아나 그룹 지배구조.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는 33% 소유한 금호산업.
금호산업의 대주주는 45.54% 소유한 금호고속.
금호고속은 비상장이라서 자료 검색이 쉽지 않은데 2017년 신문기사를 보니 금호홀딩스가 100% 지분을 되찾아온거 같네요. 2008년 금융위기때 칸서스 사모펀드에 넘어갔던 지분을 금호홀딩스에서 4,375억원에 콜옵션 행사 지분 100% 인수. 인수비용중 2,525억은 자체조달, 1,850억원은 인수금융. 100% 지분 인수하였으므로 금호홀딩스 = 금호고속. 금호홀딩스라는 회사의 이름을 아예 금호고속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금호고속을 통해 금호산업을 지배하고 금호산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하는 구조입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고속 지분의 55.51%를 소유해서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구요.

그런데 지난 한 20여년간의 역사를 살펴보니 박삼구 회장의 경영능력은 거의 빵점 수준인거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좋아해서 100만 마일이상 적립/사용했었고, 지금도 한 50만마일 정도 갖고 있는데 박삼구가 계속 경영하다가 이 좋은 항공사 말아먹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될 정도로요. 아시아나 지분의 11.98%는 금호석유화학이 소유하고 있는데 금호석화는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삼구-찬구 형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그룹의 경영위기를 놓고 격하게 다투었고 지금은 계열분리된 상태입니다. 박찬구 회장은 계열분리해 나가면서 경영상태 좋지 않았던 금호석화 실적을 7년만에 최고로 만들어 놓았네요. 5조 매출에 5천억 이익. 총알 좀 더 쌓으면 의미있는 M&A 가능할 정도.

역사를 좀더 뒤로 가보니 2003년에 아시아나 기내식 부문을 루프트한자 자회사이자 현재 전세계 기내식 부문 시장점유율 1위인 지금의 LSG에 65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지분의 20%는 아시아나 소유. 그당시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알토란 같은 기내식부문을 팔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당시 매각조건이 15년 공급권 주기로 했던 것 같은데 지난 6월이 15년이 경과된 시기.

2003년 이후로도 아시아나는 비행기도 더 들여오고, 신규노선도 확장하고, 그룹의 캐쉬카우로 돈도 잘 벌어오고 그랬는데 금호그룹의 마이너스의 손 박삼구 회장이 이 모든 걸 말아먹는 대규모 M&A에 손을 뎁니다. 2006년 대우건설을 무려 6조원에 인수합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 대우건설의 시가총액은 불과 2.3조에 불과하니 물론 지금은 금호아시아나 손을 떠난지 이미 오래이지만 얼마나 허황된 욕심이었는지 보여줍니다. 인수할 회사를 보는 눈도 없고 능력도 안되는 그룹이 그동안 번 돈을 날리는 행위.

거기까지는 그래도 나쁜 거래이기는 했지만 (즉, 별볼일 없는 회사를 너무나 비싸게 산 거래) 그룹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로부터 1년 좀 더 지난 2008년 1월 대한통운을 무려 4조원에 인수합니다. 2008년이 어떤 해인지는 잘 아시죠? 그해 10월 리먼브라더스 붕괴로 사상초유의 금융위기가 왔던 해.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이었던 마이클 버리가 자기와 같은 일개 투자자도 알수 있었던 금융위기의 위험을 왜 FRB와 재무부는 모르고 있었냐고 호통을 치는 칼럼을 뉴욕타임즈에 나중에 기고했었는데 박삼구 회장은 도대체 뭔 생각으로 돈도 없는 주제에 저런 대형 딜을 2개나 연속해서 그것도 엄청 비싼 가격에 했을까요? 이런 한치 앞을 바라볼 줄 모르는 사람이 무슨 기업 경영을 하는지? 이렇게 무능력함을 충분히 입증했으면 경영에서 손을 떼야지 자기 회사도 챙길 능력이 없는 인간이 무슨 총동문회장 자격으로 출장이나 가는지 참 한심합니다.

대한통운 인수시 한국 사회 발전에 눈꼽만큼의 도움도 안되는 사법부도 한 몫 거들었네요. 중앙지법 파산부의 멍청한 판사 하나가 인수자금을 전액 현금으로 조달하라고 명령했답니다. (당시 대한통운은 법정관리를 받고 있었던 것 같아요. 법정관리 받고 있으면 경영권을 중앙지법 파산부에서 행사하게 되어있습니다. 에효, 박삼구보다 더 멍청한 판사놈이 뭘 안다고...) 아시다시피 M&A가 활성화된 미국에서는 레버리지 바이아웃 (LBO) 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신규자본 투입을 최소화해서 기업을 인수하고 인수한 기업이 번 돈으로 인수금융으로 조달한 부채를 갚아나가는 방식. 물론 LBO를 나쁘게 이용해서 헐값인수해서 단기 이익 확정해서 먹튀하는 부작용도 있기는 하지만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그런 금융기업이 아니었으므로 먹튀 가능성은 0에 가까웠으니 LBO 하도록 해줬어도 괜찮습니다. 무식한 판사놈이 어디서 LBO는 나쁜 방법이라는 조선일보 신문기사 하나 주워 읽었던 거 아닌가 싶네요. 조선일보가 사법부 적폐세력 무식하고 한심한 놈들. 쯧쯔...

아무튼 돈도 없으면서 욕심은 많은 박삼구 회장은 여기서 결정적으로 그룹을 말아먹는 결정을 합니다. 자체 총알이 부족하니 재무적 투자자 (Financial Investor, 보통 약어로 FI 라고 하죠) 를 끌어들입니다. 조건은 연 8% 이자 보장. 3년후 주식으로 전환가능하지만 주식으로 전환했을 경우 채권이자에 해당하는 8% 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경우 금호아시아나 그룹에서 전환된 주식을 전부 되사주겠다고 하는 풋백옵션을 걸어서요. 그야말로 그룹의 운명을 건 도박을 걸어서 대한통운을 인수했던 것입니다. 이때 박찬구 회장이 극렬히 반대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금호그룹 형제의 난이 발생했던거구요. 유능한 동생 회장이 무능한 형 회장의 말도 안되는 결정을 결사 항전의 자세로 반대하였으나 결국 실패하여 둘은 갈라서게 된거죠.

결론은 그로부터 몇개월은 세계경제는 금융위기 광풍의 한복판으로 들어갔고 당연히 3년 약정기간 지난후 FI 들은 풋백옵션 행사했고, 그거 받아줄 능력없는 금호그룹은 담보로 잡혔던 모든 주식이 채권단에 넘어가고, 결국 대우건설 헐값에 토해내고, 그 대우건설은 아직도 산업은행이 받아서 개고생하고 있고, 대한통운도 토해낼 수 밖에 없었고, 다행히 대한통운은 CJ 그룹이 인수해서 지금은 CJ대한통운으로 전세계 물류망 차근차근 확대해 가면서 잘나가고 있습니다. 모름지기 M&A는 총알이 충분한 기업이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 상황에 기업가치에 비해 말도 안되는 헐값에 매물로 나왔을때 하는 것이지 저렇게 멋도 모르는 사람이 고작 1년에 1천억 정도 이익을 내는 회사를 무려 4조원이나 하는 엄청난 가격에 그것도 연 8% 수익 보장이라는 엄청난 조건으로 부채를 당겨와서 하는 게 아닙니다.

결국 당시 박삼구 회장이 보유했던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지분은 거의 전부 채권단에게 넘어갔을 것이고 그중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었던 금호석유의 경영권을 작년에 콜옵션 행사해서 되찾아 오는데 성공했지만 금호타이어의 지분은 중국계 자본에게 팔려서 넘어갔죠.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을 마련하려고 LSG 그룹에게 금호홀딩스(=금호고속)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 어치 사라고 요구했다가 일언지하에 거절당하고 (82쿡님 같은면 저렇게 무능력한 대주주가 경영하는 회사에 1600억이라는 거금을 빌려주시겠어요?) 15년 계약만기를 이유로 거래처를 바꾸었네요.

기내식공급업체를 LSG에서 GGK로 바꾸면서 GGK의 모기업인 하이난그룹은 금호홀딩스 BW에 1600억 투자했네요. 그러나 금호타이어 지분을 되찾아오는데는 결국 실패했지만요. 그래서 엊그제 박삼구 회장이 기자회견하면서 기내식 공급업체 바꾼 결정이 1600억 BW 인수 때문이 아니라 기내식 품질과 원가가 마음에 안들었다고 말도 안되는 변명을 했는데 이런 눈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 같습니다. 경영 능력이 없는 사람이 정직하지도 않네요. 솔직히 아시아나 기내식이 대한항공보다 더 좋다는 사람들이 여기 게시판 찾아보면 많이 나오고 저 자신이 아시아나 자주 이용하면서 한번도 기내식 품질에 만족하지 않았던 적이 없어요. 지난 몇년간 경영상태가 안좋아져서 품질이 저하되고 있는 걸 조금 느끼기는 했는데 이게 원가절감하려고 수준을 낮춘것이지 기내식 자체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15년간 최고의 기내식이라고 선전했던게 다 뻥이었다는 말입니까? 이건 제얼굴에 침뱉기도 아니고 도대체 뭔지... 이 따위 판단 능력을 가졌으니 저따위 한심한 해명을 변명이랍시고 하는거죠.

더 웃기는 건 원래 계획대로라면 하이난그룹이 새로 만든 기내식공급회사인 GGK의 생산시설을 짓다가 지난 3월에 화재가 나서 지금 이런 기내식 대란이 발생한 것인데 바로 그 생산시설을 공사하는 회사가 금호산업.... ㅠㅠ 아이고, 참 한심하기가 하늘을 찌르네요. 진짜 아시아나는 승무원들이 혼을 바치다시피하는 최고의 서비스와 마른 수건을 짜내는 짠순이 경영으로 돈도 많이 버는데 저런 무능력한 회장이 모조리 말아먹어서 아시아나는 지금 돈이 없어서 신규 비행기도 제대로 들여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가 번돈을 아시아나에만 투자했어도 지금쯤 아시아나 직원들은 월급도 더 받고 뱅기도 더 좋은거 타고 기내식도 더 고급으로 먹을 수 있었을거 같아요.

어이없는 이유로 기내식공급업체 바꾼 것도 에러, 그렇게 바꾼 업체 공급시설 짓다가 화재낸 것도 에러, 능력도 안되는 소규모 업체 선정한 것도 에러, 기내식 대란 발생하자 업체 바꾼 이유 해명한 것도 에러, 게다가 대한항공 안도와줘서 그랬다는 찌질한 답변도 에러, 기내식 없어서 면세쿠폰 준 것도 에러, 그 면세구폰으로 승객들이 면세품 구입하려고 하였지만 당연히 면세품 충분히 기내 탑재할 정신이 없는 놈들인 것도 에러, 밥도 먹을 수 없고 대신 받은 면세쿠폰으로 구입할 물건도 없어서 이빠이 화가 난 승객들을 도대체 어떻게 상대하라고... ㅠㅠ 와, 아시아나 승무원들 진짜 이게 무슨 고생이랍니까? 너무 안됐네요.무능한 회장 한사람이 진짜 여러 사람 잡네요.

에효, 지금 지분 11.98% 갖고 있는 박찬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적대적 인수합병 해서 경영권 가져오지 않으면 저런 능력으로는 아시아나 마저 말아먹을 것 같습니다. 아시아나항공 한때는 세계 1위 싱가폴항공의 서비스를 능가한다는 스카이랙스 평가도 받고 그랬는데 이제는 뱅기도 낡고, 기내식 마저도 제대로 공급 못하는 완전 제3세계 항공사보다 못한 고려항공 수준의 항공사로 추락하는거 같아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IP : 210.90.xxx.20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8.7.6 1:11 PM (222.111.xxx.182)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이제 뭔가 그림이 보이네요

  • 2. 아시아나
    '18.7.6 2:14 PM (223.62.xxx.189)

    밥이 갈수록 이상하다는 느낌이었는데, 바보 경영을 했네요.대한항공이 재수없어서 아시아나 탔는데 기막혀요.

    그런데 82쿡은 왜 아시아나는 성토를 별로 안해요?
    항상 느끼던 바에요.

  • 3. 이젠자유
    '18.7.6 3:05 PM (210.90.xxx.203)

    제가 박삼구라면, 아이고 동생아, 이제와서 보니, 네 말이 다 맞았고, 나는 완전 잘못 생각해서 아버지가 만들고 물려주신 그룹을 말아먹을 뻔 하였구나. 나는 그냥 지분만 갖고 경영에서는 빠질터이니 이제라도 네가 맡아서 다시 예전처럼 잘나가는 항공사로 만들어다오. 이렇게 할거 같은데 못난 인간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설리가 만무하지요. 이러니 강제로라도 저 무능한 인간이 경영권 쥐고 흔드는거 못하게 해야 할 터인데 워낙 회사를 개판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5% 이상 주주들이 거의 없는 형국이라서 참 어렵네요. 이런거 보면 인간은 참 양심이 없어요. 이렇게 개판 만들어 놓고도 어떻게 아직도 회장 자리에 앉아있을수가 있는건지... 꼴어 동문회장이라고 회사 경영에 1도 도움 안되는 기념 사진 찍는 행사에 뭐하러 참석하는지... 그런 개인적인 일로 출장같을때 비행기표값은 자기 호주머니 돈으로 한건지, 여러가지로 짜증나네요. 아, 너무 한심해요.

  • 4. 장미~
    '18.7.6 7:42 PM (61.84.xxx.125)

    기업의 오너란 자리가 회사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자리인데 박삼구회장의 이번 기자회견 보고 아직까지 회사 안망한게 신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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