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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열무김치건이랑 비슷한거 당해봐서 그 심정 이해해요

ㅇㅇ 조회수 : 3,305
작성일 : 2018-06-29 18:11:35

제가 하는 일이 전문직인데다 업계 톱이어서 (죄송해요) 저를 제대로 쓰려면 몸값이 무척 비싸요.

그런데 보통 한 500만 원 정도 받는 일을, 약간의 친분이 있는 단체에게서 부탁을 받았어요.

이런저런 좋은 취지로 하는 일이니 좀 도와주십사.

근데 제가 평소에 그런 분야에 관심이 있었고, 정말 재능기부한다는 마음으로 흔쾌히 승낙을 했어요.

당연히 돈 안 받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쪽도 저한테 어렵게 부탁했구요.

정말 돈 받는 것보다 더 열심히 해서 결과물도 좋았어요.

그런데 끝나고 나니까 저한테 입금 20만원이 띡 들어오더라고요. (계좌번호는 그전에 약간 인연이 있어서 알고있었어요)

당황스럽고 무척 불쾌했어요.

저는 단순히 진심어린 감사의 말이면 됐던 건데 돈 받는 그 순간 제가 20만원짜리가 돼버리더라구요.

그 20만원 보내고 자기들은 공짜로 쓰지 않았다는 생각을 할 게 뻔해서 굉장히 불쾌했어요.


애초에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줬어야 했다....

바라지 않은 건 금전적 대가를 바라지 않은거지, 일한 데 대한 보람이나 진심어린 감사는 당연히 받고싶었죠

그게 사람인거라고 생각해요.





IP : 14.51.xxx.55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게
    '18.6.29 6:16 PM (99.225.xxx.125)

    어쩌면 그쪽분이 사비를 드린게 아니라 그 기관에서 페이해준거 아닌가요? 고마운데 기관에서 성의는 최대한 표시하려고 그랬을수도 있어요.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이나 학교는 외부인사에게 지급할 수 있는 시간당 금액이 정해져 있으니까요.

  • 2. ㅡㅡ
    '18.6.29 6:18 PM (122.35.xxx.170)

    영리단체인지 비영리단체인지 모르겠으나
    아마 그 업체에서는 정해진 사례비를 준 걸 거에요. 돈이 아니라면 감사패 같은 걸 원하셨던 건지ㅎ

  • 3. ..
    '18.6.29 6:21 PM (1.235.xxx.53)

    저도 무슨 마음인지 이해가 가요

    회사에 예뻐하는 후배가 있어요. (전 미혼, 후배는 기혼)
    아이 돌잔치는 안했지만 돌인거 알고 있어서 비싼 옷도 따로 선물했고, 그 후배 생일날 선물도 하고
    이것저것 많이 챙겨줬어요. 맹세코 뭘 바라는 마음 없었구요

    그런데 제 생일날 회사 사람들이랑 모여서 저녁 먹는 자리에
    그 후배가 좀 늦게 왔는데, 조각케익을 하나 사왔더라구요
    케익 좋아하지도 않고 사올거라는 생각도 못했는데, 아예 빈손이면 모를까 그 조각케익을 보는 순간
    갑자기 너무 섭섭하더라구요.
    아예 아무것도 안사왔으면 별 생각 없었을텐데, 조각케익 한조각에 그 후배의 마음을 알게됬달까...

  • 4. 교통비
    '18.6.29 6:21 PM (121.179.xxx.235)

    재능기부는 기부고
    오고 갈때 교통비
    입급했다고 생각하심이...

    그 단체서 20만원 주고 공짜로 쓰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도 하지 않을거에요.

  • 5. 두유
    '18.6.29 6:23 PM (175.113.xxx.162) - 삭제된댓글

    저도 꽤 비싼 강사를 순전히 친분으로 모셨는데
    사내 규정이 최대가 1시간에 50만원이더라고요.
    그나마 세금떼고 하면 40만원대가 되는..
    그분은 극구사양하셨지만 저는 전후사정 설명하고
    이거라도 받아주시면 제 맘이 편하겠다 하고 드렸어요.
    그게 저로서는 최선이었으니까요.
    원글님도 그런 설명이 있었으면 느낌이 좀 달랐을까요?

    아까 그 글에 댓글도 있었지만
    내가 호의를 가진만큼
    타인의 행동도 호의로 해석하면 좋겠어요.
    그쪽에서 20만원이야.됐지? 라고 손턴건지..그건 혼자만의 생각이잖아요.

  • 6. 두유
    '18.6.29 6:27 PM (175.113.xxx.162) - 삭제된댓글

    저도 꽤 비싼 강사를 순전히 친분으로 모셨는데
    사내 규정이 최대가 1시간에 50만원이더라고요.
    그나마 세금떼고 하면 40만원대가 되는..
    그분은 극구사양하셨지만 저는 전후사정 설명하고
    이거라도 받아주시면 제 맘이 편하겠다 하고 드렸어요.
    그게 저로서는 최선이었으니까요.
    원글님도 그런 설명이 있었으면 느낌이 좀 달랐을까요?

    아까 그 글에 댓글도 있었지만
    내가 호의를 가진만큼
    타인의 행동도 호의로 해석하면 좋겠어요.
    그쪽에서 20만원이야.됐지? 라고 손턴건지..그건 혼자만의 생각이잖아요.

    전 오히려 시댁에서 제사나 명절에 일하고나니
    시부모님이 수고했다고 집에 갈 때 10만원 20만원 주시는데
    꼭 파출부취급받는것같아 기분은 별로였어요.
    그런데 그 분들은 선의를 이렇게 표현하는거다.
    용돈받는셈치는거지.. 선물주시는거지. 하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실제로도 그랬고요.
    결과에 대한 내 기분위주가 아니라 상대의 의도를 판단하는게 더 중요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 7. 윗글동감해요
    '18.6.29 6:28 PM (115.136.xxx.38) - 삭제된댓글

    타인의 행동도 호의로 해석하면 좋겠어요.
    그쪽에서 20만원이야.됐지? 라고 손턴건지..그건 혼자만의 생각이잖아요.



    이 문장 공감 백만개네요.

  • 8. ...
    '18.6.29 6:29 PM (218.147.xxx.79)

    전 프리랜서인데요.
    그래서 함부로 재능기부 안해요.
    좋은 마음에서 해도 상대는 절 낮춰 보더라구요.
    일하는 쪽에선 재능기부라 해서 대충 하는거 아니거든요.
    무료라고 대충 해줬단 소리 듣기 싫어서 열심히 합니다.
    차라리 돈 벌어 돈으로 기부하면 했지 재능기부는 안해요.

  • 9. ㆍㆍ
    '18.6.29 6:31 PM (122.35.xxx.170)

    175님 말씀에 동의해요.
    내가 베푼 건 대단한 호의라고 평가절상하고
    상대방이 되돌려준 건 별 것도 아닌거라고 평가절하할거라면
    그런 호의는 애초에 베풀지 않는 게 나아요.

    저도 원글님처럼 일종의 재능기부를 요청받는 일이 종종 있어요.
    애초에 요청한 단체에서 이 정도 사례밖에 못한다 미리 말하는 경우도 있고, 미리 말하지 않고 나중에 입금하는 경우도 있고(물론 시장가격에 비해 아주 적은 금액이죠), 아예 사례를 안 하는 경우도 있고..다양해요.
    단 한번도 내 재능이 이 정도 금액이라고 얕잡아보는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보통 그 단체에서 미리 정해진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지, 담당자가 임의로 책정하는 게 아니에요.

  • 10. 열무??
    '18.6.29 6:59 PM (223.38.xxx.136)

    열무김치 무슨 이야기에요? 저 오늘 여기 상주했는데 뭘 놓쳤죠??

  • 11. .......
    '18.6.29 7:00 PM (110.70.xxx.214)

    20만원먹고떨어져라아니예요
    그런단체들은 업계탑이건 꼴찌건
    그냥 딱 1건에 얼마 정해져있어요.
    그것도 엄청 적은금액으로요.
    유시민작가가와서 글쓰기교육해줘도
    동네보습학원뛰는 대학생이와도 강사비20이예요.
    ㅋㅋ

    정해진대로 할수밖에없어서 보통 싼사람을쓰고
    그러니성과도 못내고 그러는데
    업계탑인분이와서 성과도 좋았고
    조직에선 엄청 도움됐을겁니다.
    감사인사도 많이들으셨을테고요.
    근데그렇다고 정해진금액안줄수는없어요.
    사기업이아니라서 규정대로
    드리는겁니다
    기분나빠마세요.

  • 12. ㆍㆍ
    '18.6.29 7:22 PM (122.35.xxx.170)

    유시민 작가와 동네보습학원 대학생강사의 비유 빵터졌어요ㅋㅋㅋㅋ

  • 13. 저도
    '18.6.29 7:29 PM (218.159.xxx.99) - 삭제된댓글

    1년동안 먼거리는 아니지만 집까지 태워다준 후배가 있었어요. 가는길이였지만 일부러 들러야해 귀찮았죠.
    그래도 내색않고 태워다줬는데 제 결혼식엔 주일 교회가야한다고 불참.
    본인 결혼후 점심먹자길래 갔더니 거실가득 친정엄마랑 엄마계원들이(딸결혼식 도와준 뒷풀이를 딸집에서 하는것 같았음)한가득한 틈바구니에서 밥을 먹게하길래 다들 초면인데다 둘이 수다떨며 먹는걸 상상했지 좀 황당했어요.
    그뒤로 서로 연락없지만 그 후배에겐 그게 답례였구나 싶음ㅎㅎ 진짜 이것으로 손턴느낌??

  • 14. ...
    '18.6.29 8:38 PM (180.68.xxx.136) - 삭제된댓글

    님이 해준 일의 가치가 20만원이 아니고,
    그냥 성의표시일 수
    있죠.
    감자 고구마로 수임료 대신 받는 변호사들이
    본인들 능력값이 그정도라 생각하고 받겠어요?

  • 15. ㅇㅇ
    '18.6.29 9:19 PM (14.51.xxx.55)

    그 20만원을 주면서 더 드리고 싶은데 저희가 이정도밖에 능력이 없습니다 차비라도 하십시오 하고 진심어린 인사치레 했으면 제가 이런식으로 글을 안 올렸겠죠?

    윗분은 돈하고 감자 고구마가 같다고 생각하는지....
    차라리 돈 20만원 말고 감자 고구마로 줬으면 정성이라도 느껴졌겠네요.
    그 단체라는게 뭐 무슨 기관이 아니고 그냥 모임같은거예요.
    그러니까 뭐 건당 20으로 정해져있느니 그런 거 전혀 아니고 저한테 수고비라고 준게 그 돈이에요.

    그러니까 아까 열무김치 글도 그렇고 제가 겪은 일도 그렇고,
    돈을 바라지 않은 상대의 호의에 대고 다짜고짜 말도 안되는 적은 돈을 내미는거 자체가 실례다 이거죠.
    차라리 안주고 고맙다 진심으로 인사하는 게 나아요.

  • 16. 익명
    '18.6.29 10:04 PM (180.69.xxx.24)

    원글님 감자받았어도 여기에다 글올렸을듯

  • 17. 한심
    '18.6.29 10:54 PM (223.62.xxx.181)

    열무올렸던 사람입니다.
    제가 아까 폰으로 글쓰느라 중구난방으로 썼는데
    딱 원글님 마음이 맞습니다.
    제 호의가 3만원으로 퉁쳐진느낌입니다.
    물론 상대방은 그런 마음아니었겠죠.
    열무김치 쓰면서 앞뒤 모든 얘기를 쓰기 힘드니 제가 편협해보일수도 있을겁니다.
    그전에도 조금씩 김치나 반찬들 맛있다고 하면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끝였구요.
    저가 김치를 좀 맛있게 담구는 편인지 우리집에서 밥을 먹으면 맛있다고 하는 분들 작은 통으로 드립니다.
    어떤분들은 과일도 답례로 주시고 다음에 또 모이면 와인 한병들 들고들 오시구요.
    물론 장소가 저희집이니 전 와인은 더 많이 준비하죠.
    그냥 마음을 받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돈을 받지 말았어야했는데 그분이 그게편하다고 하셔서 그말에 넘어갔네요.
    그리고 무슨 재료비가 7만원이냐고 하시는데 열무가 큰단이고 한단 5천원 7단 얼갈이 5단 4천원, 동네 물가가 좀 비싼곳입니다.
    다라이 두개놓고 치댔습니다.
    5키로 양을 가늠 못하시는데 일반 김냄 김치통 3분의 2정도 됩니다

  • 18. 답답
    '18.6.29 11:12 PM (175.113.xxx.162) - 삭제된댓글

    그러니 내가 댓가없이 뭔가를 나누어주고 싶어했던 마음만큼
    상대는 내가 너무 부담스럽지 않을만한 돈으로 성의표시를 했나보다
    그렇게 좀 생각해보시라고요.
    그게 미숙한 표현방법일수는 있지만
    그 의도를 짐작해서 그랬구나 할 수 있잖아요.
    왜 남이 내민 돈은 싹퉁머리없는 걸로 쉽게 치부하시죠?
    내 부모도 현금선물이 제일 좋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세상인데요.
    상대에게 요긴하게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현금 전달할 수 있죠.
    내가 준 열무나 와인은 마음의 표현이고
    상대가 고민해서 줬을지 모르는 현금은 재료값에도 못미치니 무개념이고..

    솔직히 이런 사람은 자기가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하는것같아요. 자기만 괜찮은 인간이라고.
    실제로는 생각이 전혀 확장되지않는 독불장군일지도 모르는데요.

  • 19. 답답님
    '18.6.30 12:27 AM (223.38.xxx.224)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안합니다.
    그냥 경솔한 타입이라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독불장군타입도 아니고 오히려 팔랑귀입니다.

    팔랑귀니까 김치담그면 달라는 소리에 약속지키려 두 다라이나 김치를 했겠죠.
    전 돈을 받을 생각같은 것도 애시당초없었고
    제가 받아야 맘편하다고 해서 받았는데
    내 성의들이 그냥 3만원으로 떨어진 느낌였습니다.
    그래서 차리라 수박한덩어리면 나았을거구요.
    전 음식 대접이나 음식 특히 김치선물은 더 고맙게 느끼는데 그 지인은 쉬웠나봅니다.
    그냥 개인의 가치가 달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날 만나서 밥은 제가 샀습니다.
    봉투로 옥신각신해서 그럼 밥은 제가 사겠다구 하구요.
    밥값은 봉투값 비슷하거 나왔습니다.

  • 20. 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
    '18.6.30 10:59 PM (79.184.xxx.236)

    없는 단체들이 가끔 이런 실수합니다 너그럽게 봐주세요 인간적인 부분에서 섭섭한 마음 많아요 하지만 그래도 보수놈들의 잔혹사를 너무 잘 알기에..... 내 개인 감정 보다 전체를 위해 오직 일에만 참여합니다 예수님 가신 길도 조롱 뿐이었다 생각하면서 위로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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