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5년쯤전 결혼생각했던 사람이 있었어요

심심해서 조회수 : 4,493
작성일 : 2018-06-27 15:00:15

그 선배가 먼저 대시하고 난 도망다니고.

그런데 싫지가 않았고요.

그러다가 또 만나자고 하면 만나고..

2년을 넘게 사귄것도 아니고 안 사귄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선배말고 다른 남자한테 눈길한번 주질 않으니

선배도 이 관계가 사귀는 관계라고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저 역시 이 심란한 상황( 가정상황이 매우 심란해서 아무도 사귈 생각을 못했어요)이

혹시라도 정리가 되면 이 선배랑 정식으로 사귀고 싶다는 생각은 막연히 했었구요..

그만큼 정말 마음이 따뜻한 선배였어요.

심지어 내가 힘든 가정사가 있기는 하지만 절대 이야기를 안 하니까...

혼자서 무슨일일까 고민고민하다가 혹시 여자로써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을 당하고 있냐고까지 물었어요.

다 받아줄수 있다고 ..이야기 해보라고..같이 해결하자고..25살짜리 대학생이 참 듬직했어요.

그 이후 김보은양사건 터지고 그 선배생각이 다시 나더라구요..



그런데 둘다 같은해 졸업을 했는데 전 정말 운좋게  괜찮은 곳에 취업을 했어요.

그 선배도 저랑 같은 계열의 훨씬 더 좋은 곳에 지원을 했는데 떨어졌구요.

( 전 제 실력보다 정말 운 좋게 합격했고, 그 선배는 당연히 합격하리라 예상했는데 떨어졌구요)

이후 선배가 절 피하더라구요.

애시당초 제대로 사귄 관계도 아니어서 그렇게 졸업을 했는데..

취업1년차에 너무 너무 힘든데...그때마다 그 선배 생각이 간절히 나더군요.

그런데 왠지 자격지심에 그 선배가 안 만나줄것 같고 차일피일 연락을 못 하다가

2년쯤 지났을때, 가정사도 서서이 정리가 되고 나도 사회인으로써 안정감도 생기고, 돈도 모으고 해서 그 선배한테 연락해서 이제 프로포즈를 좀 해볼까 하던차...

그 선배가  속도위반으로 결혼했다는 말을 들었어요.

배신감에 얼마나  속상했던지..게다가 속도위반이란게 더 충격적이었고요.

학교때 그 선배랑 나랑은 정식으로 사귄게 아니라 손한번만 잡은게 다였던지라...

(그런데 왜 그 선배도 나처럼 하염없이 날 기다릴거라고 생각을 했을까 싶기도 해요.)


1년후 저도 다른 남자 사귀고 결혼했고..

이후 쭉 서울에서만 치열하게 살고 있어요.


그런데

얼마전 알게되었어요.

그 선배가 남도 바닷가 근처에서 살고 있네요.

어업으로 사는 건 아니고..

전문직이니..나름 안정적으로 살거에요.


전 남편이랑 결혼후 시골에서 2년인가 잠깐 산 적있는데 한적한 주변을 정말 못 견뎠던 적이 있어요..


만약 그 선배랑 결혼했다면 나도 그 남도 바닷가근처에서 살텐데

그 삶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내가 잘 살았을까...


잘 살아주기를...

나도 잘 살테니..

그리고 대학시절 너무 고마웠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우연이라도 마주치지 않는게 좋겠죠..


IP : 183.98.xxx.3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ree1
    '18.6.27 3:09 PM (122.254.xxx.22)

    아 너무 아름다운 글이네요
    잘 읽었어요..ㅎㅎㅎ

  • 2. 오후
    '18.6.27 3:21 PM (59.24.xxx.40)

    예뻐요 글이.

  • 3. ㅡㅡㅡㅡㅡㅡㅡㅡㅡ
    '18.6.27 3:41 PM (210.223.xxx.17) - 삭제된댓글

    제 첫사랑도 속도위반으로 결혼함 .. 심리가 궁금해요

  • 4. ㅇㅇ
    '18.6.27 3:53 PM (1.232.xxx.25) - 삭제된댓글

    비슷한 사연 하나씩 있지 않나요 ㅎㅎ
    전 살짝 남녀가 바뀐 경우
    사귀는지 안사귀는지 모호한사이로 몇년 만나다가
    제대로 만나려는 찰나에
    선배가 해외 근무 떠났지요
    그때까지 선배가 결혼하기에 상황이 어려운데다
    해외 근무까지 가게되니 서로 확신을 못준 상황이었죠
    그러다 제가 일년후 남편만나 서너달 만에 결혼하고
    그소식을 돌아온 선배는 자기 동생통해 들었죠
    스치듯 한번 만났는데
    그후 갑자기 사람들 한테 안알리고 후딱 결혼했더라구요
    몇십년 가족같이 지내던 성당식구들한테도
    안알리고요
    제가 먼저 결혼했지만 왜 그랬을까하고
    가끔 생각났어요
    그선배랑 그런 사이인건 주변에 아무도 모르던 비밀이라
    누구한테 말도 못했네요
    그래서 결론은
    결혼은 타이밍이다 입니다

  • 5. 끝까지
    '18.6.27 3:54 PM (110.8.xxx.185)

    끝까지 마무리도 예뻐요
    그러게요 결혼운은 따로있는듯요

  • 6. 음~
    '18.6.27 3:55 PM (61.105.xxx.62)

    결론은 원글님은 절대 한적한 시골에서 살 팔자가 아니라는거네요 ㅎㅎ

  • 7. 끝까지
    '18.6.27 3:55 PM (110.8.xxx.185)

    결혼인연은 따로있는듯요

  • 8. 맞아요.
    '18.6.27 4:02 PM (183.98.xxx.37)

    결혼은 아니 인연은 타이밍같아요.
    이제 겨우 가정사 정리되고 안정감 생기니 그 선배는 딴 여자랑 불꽃튀는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해버렸더라구요. 이후 사귄 남편은 이 선배랑 외모부터 말투, 세상을 보는 관점 등 너무 비슷해요..그래서 자연스럽게 빠졌고 남편과는 석달 만나고 바로 결정을 했네요..

    또 한가지..저는 정말 한적한 곳에서 살 팔자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 9. ...
    '18.6.27 4:13 PM (118.33.xxx.166) - 삭제된댓글

    한때 죽도록 사랑하고 미워했던 남자가 있었는데
    서로 인연이 아니었는지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했어요.

    가끔 책도 내고 상도 받고 교수도 되고
    티비나 신문 잡지 등에 나오는 제법 유명인사라
    세월이 많이 흘렀어도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게 되네요.

    하지만 나와 다른 삶의 방식 때문에
    그와 결혼했다면 지금과 같은 행복은 없었겠다 싶고
    서로에게 더 잘 맞는 짝을 찾아 다행이다 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28309 뭘 지우면 윈도우가 먹통이되나요 4 Dddd 2018/07/02 685
828308 저도 건조기 질문드려요 1 앗싸 2018/07/02 1,776
828307 에코백이나 캔버스백 몇 개나 가지고 계세요~ 6 궁금 2018/07/02 1,710
828306 중3 특목고지원 3 학부모 2018/07/02 1,567
828305 친구 언니 운전 습관 23 안전 2018/07/02 7,058
828304 오이지 무침 하면 전 짠데요 12 개운 2018/07/02 1,987
828303 경기지사 첫 지시사항, '무상복지 대법 제소 취하' 3 ㅇㅇ 2018/07/02 609
828302 청와대는 탁현민을 왜자꾸 감싸죠? 76 어휴 2018/07/02 4,572
828301 삼지전자 주가 왜이리 폭락인가요? 7 2018/07/02 4,629
828300 너무하네요 1 세금 2018/07/02 754
828299 이달 라스에 축구 선수들 출연 예정이라고 하네요 4 ㅇㅇ 2018/07/02 1,391
828298 매실이요 김냉에 두면 안되나요 1 fr 2018/07/02 616
828297 남편이 전에는 전화하면 제깍 받았는데 4 귀찮아 2018/07/02 1,527
828296 제네시스 엄버 브라운 색 보신 분 있으세요? 5 2018/07/02 1,686
828295 비오는 날 저녁 뭐 드시나요? 7 저녁메뉴? 2018/07/02 1,795
828294 통돌이에 건조기 괜찮나요? 2 질문 2018/07/02 1,342
828293 자동차세 2 오잉 2018/07/02 781
828292 생애첫주택구입 대출금리와 일반 담보대출금리 차이 많이 나나요? 2 .... 2018/07/02 942
828291 밑에 유치원생 어린이집다니는 애 훈육 문제 물어본 고몬데요..... 10 ..... 2018/07/02 1,590
828290 울강아지 귀여워서 미치겠어요 13 ㅇㅇ 2018/07/02 3,940
828289 경기도의 과도한 홍보비 막아주십시오. 6 청와대청원 2018/07/02 683
828288 빨래방을 이용 못하겠어요 7 빨래방 2018/07/02 4,113
828287 장세용 구미시장 취임식 보수단체“장세용 물러가라” “박정희 대통.. 5 ㅇㅇ 2018/07/02 744
828286 이런 비슷한 원피스 파는곳 아시는분~! 원피스좀 찾아주세요ㅜ 6 원피스 2018/07/02 2,149
828285 좀 비싸도 안전한게 좋겠죠? 2 안전이제일 2018/07/02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