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5년쯤전 결혼생각했던 사람이 있었어요

심심해서 조회수 : 4,511
작성일 : 2018-06-27 15:00:15

그 선배가 먼저 대시하고 난 도망다니고.

그런데 싫지가 않았고요.

그러다가 또 만나자고 하면 만나고..

2년을 넘게 사귄것도 아니고 안 사귄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선배말고 다른 남자한테 눈길한번 주질 않으니

선배도 이 관계가 사귀는 관계라고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저 역시 이 심란한 상황( 가정상황이 매우 심란해서 아무도 사귈 생각을 못했어요)이

혹시라도 정리가 되면 이 선배랑 정식으로 사귀고 싶다는 생각은 막연히 했었구요..

그만큼 정말 마음이 따뜻한 선배였어요.

심지어 내가 힘든 가정사가 있기는 하지만 절대 이야기를 안 하니까...

혼자서 무슨일일까 고민고민하다가 혹시 여자로써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을 당하고 있냐고까지 물었어요.

다 받아줄수 있다고 ..이야기 해보라고..같이 해결하자고..25살짜리 대학생이 참 듬직했어요.

그 이후 김보은양사건 터지고 그 선배생각이 다시 나더라구요..



그런데 둘다 같은해 졸업을 했는데 전 정말 운좋게  괜찮은 곳에 취업을 했어요.

그 선배도 저랑 같은 계열의 훨씬 더 좋은 곳에 지원을 했는데 떨어졌구요.

( 전 제 실력보다 정말 운 좋게 합격했고, 그 선배는 당연히 합격하리라 예상했는데 떨어졌구요)

이후 선배가 절 피하더라구요.

애시당초 제대로 사귄 관계도 아니어서 그렇게 졸업을 했는데..

취업1년차에 너무 너무 힘든데...그때마다 그 선배 생각이 간절히 나더군요.

그런데 왠지 자격지심에 그 선배가 안 만나줄것 같고 차일피일 연락을 못 하다가

2년쯤 지났을때, 가정사도 서서이 정리가 되고 나도 사회인으로써 안정감도 생기고, 돈도 모으고 해서 그 선배한테 연락해서 이제 프로포즈를 좀 해볼까 하던차...

그 선배가  속도위반으로 결혼했다는 말을 들었어요.

배신감에 얼마나  속상했던지..게다가 속도위반이란게 더 충격적이었고요.

학교때 그 선배랑 나랑은 정식으로 사귄게 아니라 손한번만 잡은게 다였던지라...

(그런데 왜 그 선배도 나처럼 하염없이 날 기다릴거라고 생각을 했을까 싶기도 해요.)


1년후 저도 다른 남자 사귀고 결혼했고..

이후 쭉 서울에서만 치열하게 살고 있어요.


그런데

얼마전 알게되었어요.

그 선배가 남도 바닷가 근처에서 살고 있네요.

어업으로 사는 건 아니고..

전문직이니..나름 안정적으로 살거에요.


전 남편이랑 결혼후 시골에서 2년인가 잠깐 산 적있는데 한적한 주변을 정말 못 견뎠던 적이 있어요..


만약 그 선배랑 결혼했다면 나도 그 남도 바닷가근처에서 살텐데

그 삶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내가 잘 살았을까...


잘 살아주기를...

나도 잘 살테니..

그리고 대학시절 너무 고마웠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우연이라도 마주치지 않는게 좋겠죠..


IP : 183.98.xxx.3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ree1
    '18.6.27 3:09 PM (122.254.xxx.22)

    아 너무 아름다운 글이네요
    잘 읽었어요..ㅎㅎㅎ

  • 2. 오후
    '18.6.27 3:21 PM (59.24.xxx.40)

    예뻐요 글이.

  • 3. ㅡㅡㅡㅡㅡㅡㅡㅡㅡ
    '18.6.27 3:41 PM (210.223.xxx.17) - 삭제된댓글

    제 첫사랑도 속도위반으로 결혼함 .. 심리가 궁금해요

  • 4. ㅇㅇ
    '18.6.27 3:53 PM (1.232.xxx.25) - 삭제된댓글

    비슷한 사연 하나씩 있지 않나요 ㅎㅎ
    전 살짝 남녀가 바뀐 경우
    사귀는지 안사귀는지 모호한사이로 몇년 만나다가
    제대로 만나려는 찰나에
    선배가 해외 근무 떠났지요
    그때까지 선배가 결혼하기에 상황이 어려운데다
    해외 근무까지 가게되니 서로 확신을 못준 상황이었죠
    그러다 제가 일년후 남편만나 서너달 만에 결혼하고
    그소식을 돌아온 선배는 자기 동생통해 들었죠
    스치듯 한번 만났는데
    그후 갑자기 사람들 한테 안알리고 후딱 결혼했더라구요
    몇십년 가족같이 지내던 성당식구들한테도
    안알리고요
    제가 먼저 결혼했지만 왜 그랬을까하고
    가끔 생각났어요
    그선배랑 그런 사이인건 주변에 아무도 모르던 비밀이라
    누구한테 말도 못했네요
    그래서 결론은
    결혼은 타이밍이다 입니다

  • 5. 끝까지
    '18.6.27 3:54 PM (110.8.xxx.185)

    끝까지 마무리도 예뻐요
    그러게요 결혼운은 따로있는듯요

  • 6. 음~
    '18.6.27 3:55 PM (61.105.xxx.62)

    결론은 원글님은 절대 한적한 시골에서 살 팔자가 아니라는거네요 ㅎㅎ

  • 7. 끝까지
    '18.6.27 3:55 PM (110.8.xxx.185)

    결혼인연은 따로있는듯요

  • 8. 맞아요.
    '18.6.27 4:02 PM (183.98.xxx.37)

    결혼은 아니 인연은 타이밍같아요.
    이제 겨우 가정사 정리되고 안정감 생기니 그 선배는 딴 여자랑 불꽃튀는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해버렸더라구요. 이후 사귄 남편은 이 선배랑 외모부터 말투, 세상을 보는 관점 등 너무 비슷해요..그래서 자연스럽게 빠졌고 남편과는 석달 만나고 바로 결정을 했네요..

    또 한가지..저는 정말 한적한 곳에서 살 팔자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 9. ...
    '18.6.27 4:13 PM (118.33.xxx.166) - 삭제된댓글

    한때 죽도록 사랑하고 미워했던 남자가 있었는데
    서로 인연이 아니었는지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했어요.

    가끔 책도 내고 상도 받고 교수도 되고
    티비나 신문 잡지 등에 나오는 제법 유명인사라
    세월이 많이 흘렀어도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게 되네요.

    하지만 나와 다른 삶의 방식 때문에
    그와 결혼했다면 지금과 같은 행복은 없었겠다 싶고
    서로에게 더 잘 맞는 짝을 찾아 다행이다 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70493 알쓸신잡 한나아렌트 노래 .. 2018/11/04 877
870492 양평 송어회 추천해주세요~ 2 ~~ 2018/11/04 800
870491 요즘 얼갈이로 겉절이김치해도 맛있을까요? 7 김치 2018/11/04 1,579
870490 발리에서 생긴일..16회.너무 재미있어서 죽을거 같애요..ㅋㅋㅋ.. 13 tree1 2018/11/04 2,829
870489 20대 초반 여배우 인물들이... 32 ㅇㅇ 2018/11/04 7,276
870488 핫초코는 어떤 제품이 제일 맛있나요? 11 2018/11/04 3,514
870487 42세 자전거 배울수 있을까요? 10 붕붕 2018/11/04 1,795
870486 잘못안했는데 꼰대라 그런거라고 우기고 12 웃기다 2018/11/04 2,158
870485 영화추천이요 금발이 너무해 1 가볍게 볼만.. 2018/11/04 1,009
870484 지금 집 아닌 곳에 계신 분들 7 2018/11/04 1,549
870483 인종차별같지만 미남미녀는 27 ㅇㅇ 2018/11/04 8,503
870482 양천구인데요 가까운곳 단풍이쁜곳 추천좀 부탁드려요.. 8 .... 2018/11/04 1,208
870481 사람을 만나기가 싫어요 9 이제 30대.. 2018/11/04 5,161
870480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비상금 얼마나 있으세요? 18 ㄴㅇ 2018/11/04 6,800
870479 빌려준 돈을 못받고 있어요ㅠ 19 ... 2018/11/04 5,832
870478 아이가 학교에서 종이를 몇번 11 ㅡㅡ 2018/11/04 2,904
870477 바지 허리 가로가 37센티면 66사이즈 인가요? 3 .... 2018/11/04 4,380
870476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샀어요^^ 12 김냉김냉 2018/11/04 3,260
870475 진리??원칙??도덕??은 없어요..자기 입장만 있지 tree1 2018/11/04 586
870474 좌욕시 따뜻한물 유지방법이 없을까요? 5 .. 2018/11/04 1,970
870473 세입자분이 전세대츨을 받는다고 합니다 12 동그라미 2018/11/04 4,442
870472 건강한 막걸리안주는 뭐가있을까요? 18 2018/11/04 2,412
870471 재민 결국 소유욕이네요 5 tree1 2018/11/04 3,859
870470 세탁기 건조기 샀어요 자랑글~~ 13 sara 2018/11/04 3,285
870469 역시 매력은 잘생김도 이기네요 16 foreve.. 2018/11/04 7,483